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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신 1 - 누구의 인생도 닮지 마라 ㅣ 경영의 신 1
정혁준 지음 / 다산북스 / 2013년 1월
평점 :
사람들은 세상이 혼란스럽고 앞이 캄캄할 때, 혹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와 마주쳤을 때 책 속에서 길을 찾는다. 따라서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는가’를 살펴보는 것은 그들이 ‘무엇을 고민하는가’를 헤아리는 일과 같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기회를 찾기가 매우 힘든 시대다. 그러나 어려운 가운데서도 기회는 온다. 다만, 기회는 똑같은 모습으로 찾아오지 않는다. 기회는 늘 변신한다. ‘경영의 신’은 누구보다 기회포착 능력이 강했고, 위기도 기회로 바꿔놓았던 ‘자기경영’의 원조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정혁준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수석연구원이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는 한국ㆍ일본ㆍ미국의 1세대 창업주들의 이야기를 흡입력 있는 스토리를 통해 본격적으로 다룬 경영 에세이다.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선 현대, 삼성, 엘지(LG)의 창업주 정주영, 이병철, 구인회의 삶을 조명하면서 그들이 어떻게 시대를 관통하며 기업을 창업했고 키워나갔는가? 그 끊임없는 기회모색의 순간들이 당대의 경제적 상황과 역사적 사건들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가듯 풀어내며 입체적으로 조망해볼 수 있도록 했다.
이탈리아의 북부 토리노 박물관에는 ‘기회의 신’이자 제우스의 아들인 카이로스의 조각상이 있는데 그 밑에는 내가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누구인지 금방 알아차리지 못하게 함이며, 또한 나를 발견했을 때는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는 나를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어깨와 발에 날개 달린 이유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해서이다. 내 이름은 바로 기회이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젊은 시절 실패자였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는 빚을 지며 인수한 자동차 서비스 센터를 화재로 몽땅 날렸다. 빚더미에서 시작한 사업에 또 다른 빚더미를 안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의 특기이자 장기인 도전정신은 오히려 더욱 빛을 발했다. 그는 “이대로 주저앉으면 영감님 빚을 못 갚게 생겼으니 빚을 갚을 수 있도록 자금을 더 빌려주십시오.” (p.28)라고 말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는 땅 투기에 나섰다가 중일전쟁으로 한순간에 몰락했다. 그는 “어느 날, 밤늦게까지 노름을 하다 집으로 돌아왔다. 밝은 달빛이 창 너머로 방 안에 스며들고 있었다. 문득 악몽에서 깨어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너무 허송세월했다. 뜻을 세워야 한다.’ 그는 그날 밤 한잠도 잘 수 없었다.”(p.54)고 했다.
구인회 LG그룹 창업자는 포목점을 열었다가 고향집 땅문서에 손을 대기도 한 일화는 이들의 수많은 실패 앞에서 소소하게 느껴질 정도다. 해방과 전쟁의 격변기 속에서 40대까지 좌절과 실패의 쓴잔을 마시면서도 국내 굴지의 기업을 키워낸 그들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을 통해서 주인공들이 보여준 모험과 도전정신, 시장을 창출하고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 조직을 건설하고 성장을 지속시키는 방법,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은 오늘의 경영 환경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원칙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