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의 영화관 - 그들은 어떻게 영화에서 경제를 읽어내는가
박병률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신문이나 인터넷 뉴스를 보면 경제 관련 기사가 많이 나온다. 그런데 경제에 관심을 좀 가져봐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들여다보고 있으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경제, 생각보다 어렵다.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많고, 그 부분을 다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해하고 넘어가려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결국 인내심에 부딪히고 대충 보고 넘겨 버리는 식이 되어버린다.

 

이 책은 국제신문과 경향신문에서 경제부 기자를 지냈으며, 현재 세종시의 경제부처에 출입하고 있는 박병률 현직 기자가 경제 관련 정부 부처와 여의도 금융가를 드나들면서 경제 지식을 쉽게 전달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대부> <완득이>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35편의 대중적인 영화를 매개로 경제 교양을 전달한다.

 

“영화 속 줄거리는 잘 짜인 경제학”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주간경향에 2년간 연재한 글을 모아 영화 속 경제 원리와 경제심리, 경제지표 등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한 편의 영화에는 재미있는 경제 이야기가 숨어 있다. 영화는 인간의 삶을 적나라하게 투영하며, 따라서 영화 속 배경은 경제 환경을 떠날 수 없으며, 영화 속 인물들은 경제 원리를 벗어날 수 없다. 영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제심리가 인물들을 이끌어가고 경제학이 관객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요즘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영화 ‘레미제라블’은 한편의 거대한 경제학이다.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 옥살이를 하고 출옥한 장발장. 은접시를 훔쳤으나 신부의 용서와 배려로 새 사람이 된다. 이후 장발장은 기업가가 되어 큰 돈을 벌고, 기업가 정신을 발휘한다. 빅토르 위고의 대서사시는 프랑스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관용과 신념, 혁명에 대한 묵직한 감동을 던진다.

 

장발장이 살았던 19세기는 빈부격차가 극심했고, 그 격차가 얼마나 심한지는 ‘지니계수’와 5분위 배율(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로 나눈 수치)로 알 수 있다. 빵 한 조각마저 구할 수 없던 99%의 서민들은 결국 프랑스혁명을 일으킨다. 예상치 못한 사태인 프랑스혁명은 곧‘블랙 스완’이다. 프랑스혁명에는 날품팔이를 하던 아이들, 거리를 방황하던 노인들도 앞장선다. 자본주의는 노동자에 의해 필연적으로 무너진다고 주장한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이처럼 한 편의 영화 속에는 거대한 경제학이 녹아있기도 하다.

 

첫사랑은 왜 애절할까? 저자는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을 언급하면서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때문이라고 말한다. ‘타이타닉’은 1등석 로즈와 3등석 잭의 이야기로 ‘가격차별’이 로맨스를 만들어 냈다고 설명한다. ‘완득이’에서 동주선생은 수업시간에 ‘마르크스경제학’을 가르친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자본가가 잉여가치를 가져가니 가난은 완득이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편의 영화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경제를 접할 수 있도록 구성한 이 책은 딱딱한 개념 설명이나 이해 안 되는 경제원리, 경제심리, 경제사, 현실경제, 경제지표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하므로 나처럼 경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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