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배신 - 그들은 어떻게 내 주머니를 털어갔나
백성진.김진욱 지음 / 맛있는책 / 201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은 사람들이 김대중-노무현정부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하며, 이명박 정부를 보태기 5년이라고 평가한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외국 자본들이 무차별적으로 들어오고, 대기업들엔 특혜성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대기업들은 국민 세금으로 회생했고, 부자들은 고금리 혜택을 누렸다. 반면 가난한 서민들은 개인부도에 파산, 신용불량자 신세로 전락했다.

 

이 책은 오랫동안 금융소비자의 권리와 이익을 옹호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2011년 3월 발족된 금융소비자협회]의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백성진과 성균관대에서 ‘퍼블리시티권의 보호범위와 한계에 관한 연구’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금융정책연구원 정책국장을 맡고 있 김진욱이 은행, 증권, 저축은행 등 금융사의 도적적 해이를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쉽게 풀어 쓴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나와는 아무 상관없을 것 같은 론스타가 내 주머니를 어떻게 털어갔으며, 저축은행의 부실경영이 내 지갑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 때 각종 신문과 뉴스를 뜨겁게 달궜지만 지금은 거의 잊혀진 주제들이다.

 

지난 15년간 대한민국 금융은 서민들을 철저하게 배신했다. 물샐 틈 없이 철저한 천민자본주의의 냉혹한 논리를 실천했다. 부자에겐 저리로 수억원을 빌려가라고 권유하면서, 수백`수천만원이 아쉬워 전전긍긍하는 대다수 서민들에겐 고리로 빌려주거나, 각종 꺾기(다른 보증 또는 금융상품 가입권유) 등으로 이중고통을 전가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각하고, 분노하고, 참여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자신이 당했다고 생각이 든다면, 금융 관련 각종 단체나 협회에 가입하는 것으로 시작하면 된다. 그리고 강하게 분노의 장으로 뛰쳐나가야 한다. 항의도 하고, 시위에도 참석하라. 그것도 싫다면 응원이라도 해라. 두 저자는 결코 계란으로 바위 치기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금융사들은 우리의 돈으로 먹고사는 족속들이다’라고 외치고 있다.

 

이 책의 표지에 보면 ‘당신이 바로 금융에 밥이고, 봉이고, 졸이다’라고 쓰고 있다. 그리고 덧붙인다. 은행, 카드사, 증권사에 다시는 당하지 않으려면 꼭 읽어야 할 금융생활 지침서라고 한다.

 

저자는 “수만원에서 수백만원을 훔친 생계형 범죄자들도 실형을 받는데 수백억원, 수천억원을 날린 그들은 검찰로부터 귀한 대접을 받는다”고 강하게 질타하면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사실은 그 몇몇 높은 분들 때문에 8000여명에 달하는 저축은행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었다는 것"이라며 "혈세가 얼마나 더 투입돼야 할 지 모른다. 저축은행 사태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임을 강조한다.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은 아주 무겁고 우울하지만, 이 책의 분위기는 매우 흥미로운 것들이다. 저자는 이 책 서두에서 무겁고 재미없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요즘의 독자들에게 이 책을 꼭 잃히기 위해 흥미 위주로 쓰겠다고 공언을 한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은 한 번 잡으면 술술 읽힌다. 그렇다고 대충 겉만 훓는 책과는 다르다. 끝까지 집요하게 사건을 추적한다. 이 책을 통장이 한 개라도 있는 이라면 꼭 읽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