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부자로 사는 법
이진우.김동환 지음 / 청림출판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는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로 경제적 위기를 겪은 후 로버트 기요사키의 책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로 부자 열풍이 일었다. “돈, 돈” 외치는 동안 우리네 삶이 여유로워지기는커녕 더 팍팍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경제 전문 기자로 활동하며 ‘돈 주변을 배회하는 남자’인 이진우 기자와 20년간 국내외 금융시장을 넘나들며 ‘돈 좀 만져본 남자’로 알려진 김동환 소장이 취재 과정에서 느낀 시장의 법칙과 투자 현장에서 만난 고수들의 철학을 이해하기 쉽게 담은 것이다. 저자들은 우리 삶에서 돈의 의미가 무엇인지 짚어보고 돈의 움직임과 그 움직임을 포착하는 방법에 대해 논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일반 재테크 책과 달리 구체적인 기술은 설명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기술을 따라 해보라고 권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목차에서 알 수 있듯 ‘한평생 필요한 최소한의 돈’ 을 규정하고 ‘자산배분과 포트폴리오의 차이’를 명확히 하고 ‘최고투자법은 싸게 사는 것’이라는 현실을 일깨우며 ‘때를 아는 지혜’를 가르치는 등의 커다란 방향성을 제시한다.

 

돈과 부자, 주식, 채권, 부동산, 금융상품, 글로벌 투자에 대한 두 남자의 거침없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왜 내가 주식을 사기만 하면 물리는지, 왜 진짜 큰돈은 채권시장에서 나오는지, 왜 글로벌 경제 뉴스에 민감해야 하는지 등을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헛된 부자 열풍에 목매지 말고, 돈의 노예로 살지 않기 위한 현실적인 재테크 지혜를 쌓으라고 조언한다. 월급을 한 푼 두 푼 모아 현실적인 ‘작은 부자’가 되는 길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돈 굴리는 법에 대한 정보는 많지만 읽어도 읽어도 답답한 마음이 가시지 않을 때 갈증을 해소하고 새로운 방향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한국의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시달렸을 ‘10억 만들기’의 실체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뚜렷한 근거없이 미혹됐을 ‘10억 만들기’ 열풍이란 것도 결국 결핍감 때문이라는 것이다. 누구나 큰돈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늘 부족하게끔 만드는, 통계와 사회구조, 인식의 허술함까지 꼬집고 있다.

 

이 책에는 은퇴를 준비하면서 사회복지 야간 대학원을 다닌 어느 은행 지점장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금융 업계에서 쌓은 경륜이 복지 분야에서 요긴하게 쓰일 것 같다는 생각에 늦깎이 대학원생이 되어 복지사 자격증을 딴 이 사람은, 은퇴 후에도 다른 분야에서 현역으로 일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이 책은 그렇게 자신의 페이스대로 자신만의 게임을 펼쳐나가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라고 말한다.

 

돈 굴리는 비법을 일러주는 책들의 가장 큰 폐단은 ‘나는 지금 뭐 하고 있나’ 라는 조바심과 열등심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이 책은 ‘그래, 한번 해보자’ 라는 실전 의지를 불러 일으킨다. 유대인들의 지혜를 담은 탈무드에 ‘부자가 되려면 부자의 줄에 서라’는 말이 나온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리치스탄’에서 슈퍼리치 고객을 쫓아버린 자동차 판매원처럼 부자가 누군지 모르고 자신이 부자의 줄에 섰다고 착각한다는 점이다. 작지만 현실적인 부자가 진정한 ‘작은 부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