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콤플렉스
이병주 지음 / 가디언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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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변하고 있다. 고(故) 스티브 잡스가 그렇게도 싫어하던 4인치대 아이폰을 출시하는가 하면 잡스가 생전에 상품가치가 없다고 폄훼했던 7인치짜리 태플릿PC인 아이패드 미니도 내놓았다. 이러한 애플의 변화를 두고 단순히 제품 전략의 변화가 아닌 경영방식이 근본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책은 LG경제연구원에서 경영시스템, 경영트렌드, 조직의 창의성 등 경영전략 및 마케팅 관련된 연구를 주로 수행했으며, 현재 생생경영연구소를 설립해 인문학과 경영을 접목한 다양한 주제를 연구하고 있으며, 현재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에 경영칼럼 기고를 비롯해 다양한 매체에서 경영 전문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이병주씨가 애플의 경영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뒤 애플의 변화 방향을 전망한다. 책의 제목인 ‘애플 콤플렉스’는 우리가 애플에 대해 가진 맹목적인 추종 혹은 비난이 섞인 복합적인 감정을 말한다. 저자는 “과연 애플을 따라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결론은 “아니올시다”다.

 

저자는 스티브 잡스의 성공에는 그의 노력과 치열함이 있었지만 그에 못지않은 우연과 운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 예로 잡스가 온 힘을 집중했던 넥스트가 실패로 돌아가고 그가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픽사의 성공을 들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넥스트는 애플의 이사회가 잡스의 모든 권한을 몰수 했을 때 이에 대한 복수심으로 세운 회사였다. 하지만 잡스가 노력하면 할수록 부채는 날로 더해갔고 최고의 품질을 자랑했지만 고가의 제품은 팔리지 않았다. 결국 7년 동안 적자 기업으로 추락했고 컴퓨터 산업에서 손을 떼야 했다.”고 밝히고 있다.

 

저자는 ‘애플은 더이상 과거의 애플이 아니게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결국 저자는 기업들을 향해 ‘애플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우연을 따라 하는 것은 어리석기 때문에 섣불리 스티브 잡스를 모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애플 자체도 선택과 집중 전략에서 선회해 다양한 제품을 내 놓아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애플의 행보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분석했으나 그 미래보다 과거에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은 아쉽다. 기왕에 애플에 관심이 많았던 독자들에게 배경 설명 부분은 지루할 수 있을 것이다.

 

애플은 한 번에 한 제품에만 집중해 왔다. 아이폰 개발 때는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 대부분을 아이폰에 투입해 당시 예정됐던 맥 운영체제의 업그레이드를 몇 달씩 지연시키기도 했다. 애플은 또한 제품별 사업부가 없이 모든 조직이 잡스 밑에 직속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멀티태스킹을 하지 않고 극소수의 제품만 출시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져왔다.

 

잡스의 후임이자 반대성향의 소유자인 팀 쿡은 애플의 경영방식을 ‘시장 개척자’에서 ‘경쟁에 능한 기업’으로 바꿔가는 중이다. 이를 근거로 저자는 “애플의 방식은 스티브 잡스의 특이한 기질과 시대적, 사회적 여건이 들어맞아서 성공한 것으로, 애초에 모방이 불가능한 데다 최근에는 애플마저 자신의 방식을 버리고 평균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하면서 국내 기업들에게 ‘애플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것을 충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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