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행복해지지 않는가 - 서울대 이정전 교수의 한국 경제에 대한 55가지 철학적 통찰
이정전 지음 / 토네이도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6.25 전쟁으로 황폐화 되어버렸던 나라가 ‘한강의 기적’으로 성장한 대한민국. 이런 나라는 동서고금을 살펴봐도 없었다. 60년 전 만 해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인도 다음으로 못 사는 세계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하는 극 빈곤 국가 중의 하나였다. 그러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꾸준히 경제성장을 지속해왔고 소득수준도 높아져 세계10위 안에 드는 나라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2008년 미국 발 세계경제위기 직후 한 해를 빼고는 경제성장이 꾸준히 지속되었고 소득수준도 계속 높아졌는데,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국가 중에서 가장 높고, 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다고 떠드는 걸까?

 

이 책은 미국 메릴랜드대학 객원교수를 거쳐, 한국자원경제학회장, 한국환경경제학회이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장으로 재직했으며, 한국에 녹색경제학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하고, 경실련환경개발센터 대표와 환경정의시민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하면서 이론과 실천력을 동시에 겸비한 경제학자 이정전 교수가 ‘우리는 왜 행복해지지 않는가’에서 성장만을 지향해왔던 경제학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이 시대 경제학이 가져야할 궁극적 목표를 재고찰한다. 더불어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 시스템 속에서 우리들이 왜 행복해질 수 없는지에 대한 통렬한 성찰과 일침을 날린다.

 

이 책에서 저자는 “경제학자들이 즐겨 말하는 경쟁의 원리는 교과서에서나 통함직한 얘기다. 현실은 다르게 움직인다.”라고 말하며 합리적인 개인들이 비합리적인 사회의 시스템 속에서 일어나는 새치기와 비리를 용납하고 유기하는 현실에 대해 메스를 들이댄다.

 

이런 가운데서 우리는 ‘왜 이제는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운지’ ‘국회의원들과 대기업 관리들의 연봉이 왜 그리 높은지’ ‘높은 사채이자를 받아들여야 하는 절망적인 교환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등 사회 권력층이 펼치는 ‘그들만의 리그’와 교묘한 수법들, 정당한 권리를 빼앗기고 경제적으로 새치기를 당하는 서민들의 현실 등을 자세하게 분석해 내고 있다.

 

기존의 경제학은 이론의 정교화와 수치화에 치우친 결과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만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 책은 “이론에 치우쳐 있는 경제학이 아닌, 경제학 교수들이 현실에 대해 강의실에서 말해주지 않는 것들을 담고 싶었다.”고 저자는 밝힌다.

 

이 책은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시장의 원리와 함정’에서는 현실은 교과서와 다르다고 말한다. 2장 ‘공공경제학’에서는 정부는 진정 ‘자비로운 독재자’인가 묻는다. 3장 ‘행복경제학’에서는 돈만으로는 행복해 질 수 없는 시대라고 말한다. 4장 ‘부동산경제학’에서는 대한민국 땅, 시장에만 맡길 것인가 묻는다. 5장 ‘환경경제학’에서는 엉터리 나침반이 만들어낸 것들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6장 ‘행태경제학’에서는 비합리적인 인간의 욕망을 성찰한다. 동네 구멍가게에는 있지만 마트에는 없는 것, ‘바가지요금’의 경제학, 애인과 들러리 등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주제부터 세종시와 자유무역협정(FTA) 등 정치·사회적으로 파장이 컸던 문제까지 다양한 논제를 다루고 있다.

 

한국 현실의 절망과 피로에 대한 차가운 비판을 가하는 이 책이 행복을 원하는 분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것으로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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