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 700년 역사에서 찾은 7가지 혁신 키워드
스티븐 존슨 지음, 서영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650년 영국 옥스퍼드에는 영국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그랜드 카페’라는 커피 전문점이 있다. 이곳은 계몽주의라 부르는 지난 500년 동안의 위대한 지적 개화기를 성장시키고 퍼뜨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곳이다. 커피 전문점이 계몽주의의 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마셨던 것 때문이다. 차 문화가 영국에 전파되기 전에 사람들은 물이 깨끗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술을 마셨다. 억제제 역할을 하던 술 대신 흥분제 역할을 하는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더 좋은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계몽주의에서 커피 전문점이 중요했던 이유는 건축양식 때문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자유롭게 대화를 나눔으로써 아이디어가 뒤섞여 새로운 아이디어 탄생이 가능했다.

 

아이디어는 한 순간 떠오르는 것이 아니었다. 사실 탁월한 아이디어라는 것은 하나의 생명체와 같다. 날 것에 가까운 처음 아이디어는 주위의 의견과 정보를 만나면서 진화하여 세련된 아이디어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 책은 미국 명문 고등학교 세인트얼반스쿨을 졸업 후 브라운대학교에서 기호학을 공부하고,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과정을 밟았으며, 다양한 저술 활동을 바탕으로 저널리즘스쿨계의 하버드라고 할 수 있는 컬럼비아대학교와 뉴욕대학교의 저널리즘스쿨에서 객원교수로 활동한 스티븐 존슨이 탁월한 아이디어가 어디서 나오는지, 즉 어떤 환경에서 나오게 되는지를 통찰력 있게 분석한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구텐베르크의 인쇄혁명에서부터 위성을 통한 GPS의 발명에 이르기까지700년 역사 속에 숨어 있던 약 200여개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연구 분석하여 탁월한 아이디어가 나오는 환경을 ‘인접가능성’, ‘유동적 네트워크’, ‘느린 예감’, ‘뜻밖의 발견’, ‘실수’, ‘굴절적응’, ‘플랫폼’이라는 7가지 패턴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그 가운데 인접가능성으로 정의한 내용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발견하라’는 것이다. 이를 테면 다음과 같은 예가 대표적이다.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앙리 푸앵카레는 ‘과학의 기초’에서 수학적 창조성의 질문에 한 장을 할애했다. 그는 15일 동안이나 책상에 앉아 씨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저녁 그는 일상적으로 하던 일과에서 벗어나 블랙커피를 마셨다. 잠이 오지 않았던 그의 마음은 좋은 예감으로 들끓었다. “아이디어가 떼를 지어 떠올랐다”라고 푸앵카레는 썼다. 그는 다음날 아침 푸크스함수의 존재를 규명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아이디어는 어느순간 반짝 생각나는게 아니라, 환경과 유동적 네트워크에 의해 생겨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혁신의 공간을 뜻한다. 이처럼 저자의 흥미로운 관찰과 통찰은 혁신의 아이디어가 어디로부터 발생하는지 알려준다. 탁월한 아이디어는 제약이 없는 환경에서 나오고 좋은 아이디어는 서로 얽히면서 재발명되고, 훌륭한 아이디어는 경쟁할수록 완성도가 높아진다. 스스로 아이디어 뱅크가 되고 싶다면, 주변 사람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이 좋다. 다양한 견해·비판이 서로 충돌하고 융합할수록 아이디어는 완벽하게 발전하기 때문이다. 이 시대를 제대로 이해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