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겐 일생에 한 번 냉정해야 할 순간이 온다
한상복 지음 / 예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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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커플은 직접 만나고 나서야, 결혼이 ‘따로 살면서 하던 연애를, 함께 살면서 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진실을 깨닫게 된다.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 남녀가 서로 사랑해 사귀는 연애는 그 사랑이 변하면 두 사람의 합의로 헤어질 수 있는 관계다. 하지만 결혼은 두 사람의 사랑으로만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며 싫어졌다고 해서 “헤어져”라는 말로 간단히 끝을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은 신문기자를 하다가 작가로 전업하여 <배려>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던 저자 한상복이 우리 주변의 사랑과 결혼의 뒷모습을 주의 깊게 관찰한 에세이다. 저자는 사랑하는 이와 결혼해 마침내 하나가 되는 순간, 연애할 때에는 남의 일로만 여겼던 낯설고 두려운 현실들을 마주하게 된다는 것을 발견하고 사랑을 이어가기 위해 함께 생각해봐야 할 이야기들에 대해 들려준다.

 

사람들은 보통 이상형을 만나면 저절로 사랑이 싹트고, 결혼만 하면 둘이서 알콩달콩 살 수 있을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한다. 때문에 사랑에 빠지는 순간 우리는 여지없이 환상의 포로가 되어 눈에 콩깍지가 씐 채 비상구로 탈출하려고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36개의 서로 다른 갈등을 겪고 있는 다양한 커플들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전개한다. 나의 모습일 수도 있는 ‘세상 어디에나 있는 흔한 커플’들의 이야기는 평행봉 위를 아슬아슬 걸어가듯 사랑을 지켜내는 어려움을 보여 준다.

 

대한민국에서의 결혼생활은 이율배반적이다. 사랑만으로 충분한 것이 결혼이며, 동시에 사랑만으로는 절대로 쉽지 않은 게 결혼이다. 부모님 말씀을 잘 따르면 탈이 없는 것이 결혼이지만, 한편으로는 부모님 말씀대로 했다가는 큰일이 나는 것이 결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남의 싱글 남녀 사이에는 ‘3.5대 6.5의 법칙’이라는 말이 유행이라고 한다. 저자는 “너 혹시 ‘3.5대 6.5의 법칙이라고 들어본 적 있니?’ 강남의 싱글 남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인데.” 상대방을 3의 비중으로, 상대의 부모를 6의 비중으로 놓고 본다는 것이다. 상대의 부모가 결혼 후 행복을 결정하는 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랑에 빠진 커플에게 사람들은 ‘콩깍지가 제대로 씌었다’고 말한다. 사랑에 빠진 이들은 상대방의 좋지 않은 점을 봐도 ‘콩깍지’가 씌어 자신도 모르게 눈감아주게 된다는 것이다. 사랑은 기나긴 단꿈이지만, 결혼은 자명종 시계 같은 것이다. 그래서 결혼 전에는 눈을 크게 뜨고, 그 뒤에는 반쯤 감으라고 했다. 서로의 허물을 눈감아주고, 용서하고 잊어줘야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로맨틱한 열정도 중요하지만 냉정이야말로 사랑과 결혼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사랑의 절정에서 냉정한 선택을 쉽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금의 사랑을 좀더 오래, 견고하게 유지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은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을 남자 친구 사랑하는 사람, 또는 배우자와 같이 읽어보고 함께 토론하면 상대방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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