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 우리 시대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인문 지식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1
주현성 지음 / 더좋은책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데 인문학이 최근 희망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출판계에서 경제경영서와 자기계발서가 주류를 이뤘는데 지금은 인문학 서적의 출간이 급격하게 늘었고 베스트셀러 상위권도 이 분야가 차지하고 있다. 인문학을 대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변한 것이다.

 

몇 개월 전에 동네 주민자치센터에서 인문학 강좌를 개설했다기에 등록을 하고 강의를 듣고 있다. 하지만 인문학을 배운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인문학은 짧은 시간에 섭렵하기도 힘들뿐더러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조금이라도 심도 있는 인문 지식을 펼쳐볼라치면 꽤 다양한 기초 상식이 있어야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학창 시절에 실존주의와 니체를, 사회복지 분야를 전공하면서부터는 심리 치료와 사회학에 빠져 주로 시간을 보냈고, 사회학 방법론을 고민하면서 현대 철학에까지 관심을 가져온 저자 주현성이 심리학, 회화, 신화, 역사, 철학, 글로벌 이슈 등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인문 교양의 핵심 주제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이 책은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인간의 영원한 화두, 마음.심리학’에서는 문학과 문명을 해석하는 데 가장 많은 심리적 기초를 제공했던 프로이트부터 현대 심리학의 대세라 할 수 있는 인지심리학까지 순서적으로 다루었으며, 다양한 심리학의 관찰 실험법과 베스트셀러 심리학 책들의 내용까지 살펴봤다. 2장 ‘눈으로 확인하는 지식의 지형.회화’에서는 회화 운동이 본격화되는 근대의 인상파부터 다루기 시작했으며 최대한 각 유파 간의 인과관계를 추적해 현대 회화까지 소개했다.

 

3장 ‘은유로 가득한 또 하나의 인간 역사.신화’에서는 유럽 문화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그리스신화를 다룬다. 그리고 기존 신화를 다룬 책들은 많은 내용들을 보여주느라 정리가 잘 되지 않는 점을 염려해, 신화의 주요 주인공인 올림포스12신과 테세우스 등 전쟁 영웅들만을 골자로 다룸으로써 그들의 계보를 쉽게 정리할 수 있게 했다. 4장 ‘세계를 이해하는 기초 지도.역사’에서는 단순히 교과서식 서술을 피하고 역사적 인과관계가 있는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다루어, 서양사의 원인과 결과의 세계사로 구성했다.

 

5장 ‘역사를 움직여온 지식 동력.현대 이전의 철학’에서는 이어 철학 분야에선 기존의 쉬운 철학 안내서들이 중요하지만 난해했던 쟁점들을 철학자의 사변 이야기로 돌아간 것을 지양하고, 최대한 쉽게 쟁점들과 맞서려고 했다. 6장 ‘현재와 미래를 재구성하는 대화의 장.현대의 철학’에서는 기존의 철학서들이 유럽파와 영미파 전공자로 나뉘어 반쪽만을 소개한 데 반해, 처음으로 두 파를 모두 소개했다. 7장 ‘앞선 교양인의 궁극적 관심사.글로벌 이슈’에서는 현대사회의 쟁점인 세계화, 자유무역, 환경, 종교 및 지역 분쟁들을 소개해 현대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도록 했다.

 

생명경시풍조가 만연해져가는 요즘 인문학은 대단히 중요하다. 성공만을 위해 달려오고, 내 이웃에 누가 사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삭막한 시대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아무리 바쁘게 흘러가는 시대라고 해도 마음의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내면을 치유하고 감성과 이성 그리고 인성을 함께 키워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인문학이라고 본다.

 

그동안 인문학을 접해 보지 않았는데 이 책을 통해서 인문학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은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고 재밌게 인문학과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저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