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형 인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 열어라 - 원로 역사학자 강만길과의 대화 이슈북 2
강만길.손석춘 지음 / 알마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이명박 정부는 국민이 성공하는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고 연평균 7%의 경제성장을 달성해 침체된 경제를 살리겠다고도 약속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특히 MB정권의 권력 실세 이상득과 ‘대통령의 멘토’ 최시중, 청와대 최측근들이 줄줄이 감옥으로 갔다. 국민 성공시대는 커녕 부익부 빈익빈이 커졌다. 남북관계는 무장 악화되어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사태까지 일어났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 염증을 느끼면서 그에 대한 심판을 내걸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를 하고도 2012년 4월 총선에서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국회 과반의석을 확보해낸 일련의 과정을 보고 다시 대체 우리에게 ‘정치란 무엇인가’ 라는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고 싶었다.

 

이 책은 상지대학교 총장과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통일고문회의 통일고문을 지냈으며, 한반도의 분단 극복을 역사학적 관점에서 모색해온 ‘평화의 나침반’ 원로 역사학자 고려대학교 강만길 명예교수를 우리 사회의 진보적 여론 형성에 힘써온 ‘언론계의 양심’ 건국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손석춘 교수가 인터뷰한 내용을 고스란히 담은 것이다. 강만길 교수는 21세기를 살아야 하는 젊은 세대에게 20세기를 살아온 사람들의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하며 새로운 정치적 상상력을 강조한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의 현장을 생생하게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날 우리 정치 현실을 똑바로 볼 관점을 제시한다.

 

강만길 명예교수는 노 전 대통령의 취임식 당일 남북 역사학자 회동 참석차 평양을 방문 중이었다면서 당시 북측에서 개성에서 정상회담을 열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고 이 제안을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회고했다. “그때 개성공단 준공식을 하게 되어 있었어요. 그해 여름이었는데 북에서는 거기서 만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하는 거예요. 사실 김정일이 서울에 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개성이면 좋겠다고 그래요. 설령 조금 시일이 필요하면 (개성공단) 기공식을 늦추더라도.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와서 바로 청와대에 가서 이야기를 했어요.”(p.66)

 

강 명예교수는 “정치는 역사의 진행형”이라면서 “동생이 대통령이 됐으면 형은 정치를 그만두어야 합니다. 그 정도의 염치는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직업 중에서 가장 국민들의 환영을 못 받는 게 정치인이라고 합니다. 자업자득입니다. 그들이 그렇게 되게끔 했단 말이에요.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정치하는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 돼요.”(p.90)

 

또 그는 “20세기를 살아온 사람들은 남북전쟁과 남북대립과 남북의 적대의식 속에서만 살아온 사람들”이라고 하면서 “21세기는 그런 시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96쪽의 매우 얇은 책이기 때문에 손에 잡으면 금방 읽을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책 속에는 우리나라 근대사, 현대사, 그리고 최근의 이슈까지 모두 수록되어 있어서 진보와 보수에 대해 제대로 알고 비판도 할 수 있는 매우 값진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길잡이가 될 것이므로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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