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련화
손승휘 지음 / 황금책방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제목이 <한련화>이다. ‘한련화’란 무슨 꽃일까?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한련화’는 마른 땅에서 피어나는 연꽃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트로이 전사들이 흘린 피에서 자라난다는 전설을 가진 꽃이다. 팍팍한 땅을 뚫고 나와 핏방울 같이 작고 빨간 꽃을 맺는 이 꽃의 꽃말은 애국이라고 한다. 꽃말을 보니 ‘한련화’에 대해 이해가 된다.

 

이 책에서 작가는 말하기를 “마침내 붉은 꽃이 피었다. 한 번 피어나면 핏빛보다 더 진한 꽃들이 교회의 앞마당을 가득 물들였다. 나는 이제 그 꽃의 이름을 안다. 한련화. 마른 땅에 피어난다는 연꽃. 공주의 학교 교정에도 가득 피어났던 꽃들. 선교사님들이 다니는 곳마다 이렇게 한련화가 피어난다. 아마도 지나간 행적이라도 표시하는 듯 씨를 뿌리는 모양이다. 붉은 꽃잎들이 퍼져나가면 색은 강렬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슬퍼 보이는 것이 한련화이다.”(p.251)라고 한다.

 

이 책의 걷 표지에 ‘조선을 너무도 사랑했던 ‘인간’ 유관순 이야기’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독립투사 유관순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 위인전을 통해서 독립운동가 안창호선생, 안중근 의사, 윤봉길의사 등과 함께 자주 보았던 인물이다.

 

1919년 3월1일 경성에서는 독립을 염원하는 만세소리가 울려 퍼졌고, 한 소녀가 감옥에서 모진 고문을 받다가 숨을 거둔다. ‘유관순’이라는 그녀의 이름은 독립투사의 신화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유관순을 이 책에서는 평범한 여인으로 그려내고 있는데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기까지 고뇌했던 한 여인의 속내가 드러난다.

 

이 책은 소설, 시나리오, 학습 만화, 어린이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미있는 어린이 책을 만들고 있는 손승휘 작가가 애국투사로서 인간의 냄새를 빼앗긴 유관순을 한 명의 인간으로 바라보며 유관순의 인간적인 매력에 초점을 맞췄다. 사람이었던 유관순도 결단을 내리기까지 고민을 거듭했을 것이다. 그녀가 왜 나라의 미래를 고민했는지, 직접 나서야 했는지를 좇아간다.

 

작가는 아우내 장터와 금강, 제민천, 정동길을 걸으며 유관순을 생각했다. 그리고 유관순의 마지막 심경을 체험하기 위해 서대문 형무소 감방에 들어가 추운 겨울 덜덜 떨면서 고문을 당했던 유관순의 고통을 생각해 봤다고 한다. 독립운동가들이 당한 고문은 말로 할 수 조차도 없는 고통 그 자체다. 살과 뼈가 뒤틀리는 고문과 고된 노역, 그리고 여성이기에 당해야 했던 수치스러운 조롱과 비웃음 속에서 죽어 버리는 것보다도 더 힘든 것이 모든 것을 감내하며 살아있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하는데 오늘 나 자신을 생각하면 부끄럽기 한이 없다.

 

나는 유관순의 애국심과 저항정신을 위인전이나 교과서 속에서 수도 없이 배워왔다. 하지만 그녀가 왜 나라의 미래를 고민하면서 직접 나서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녀는 태생부터 독립투사이자 위인으로만 비춰져 보통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는 신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일본인들은 지난날의 야만적 행위에 대하여 반성과 회개가 없으면 필경 인과응보에 의하여 몰락하고 말 것이다. 그 잔인성과 포악성, 그리고 악랄하고 간교한 죄값으로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