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극복한 세계의 리더들
강원택 외 지음 / 북하우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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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대한민국은 온갖 설이 난무하면서 유권자들은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새누리당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되었고, 민주통합당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1위를 보이고 있는 때, 역사 속 지도자들의 세계관과 정치적 역정을 더듬어 본다면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와 리더십에 대한 윤곽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와 신정완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김종법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EU연구센터 HK연구교수, 신정화 동서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등 8명의 저자가 엮은 이 책 <위기를 극복한 세계의 리더들>은 역사 속 지도자들이 치열한 고뇌를 거쳐 어떻게 위기상황을 극복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의 35대 대통령이었던 존 F 케네디가 고심하던 끝에 승인했던 1961년 쿠바 ‘피그스만 침공’ 작전은 참담한 패배로 끝나버렸다. 기록에 보면 ‘역사상 유례가 드문 완벽한 실패’라고 되어 있습니다. 피그스만 침공작전 실패로 케네디는 진보와 보수 양 진영으로부터 고립되며 심각한 위기를 맞습니다.

 

케네디는 “의원내각제였다면 나는 사임했어야 했다”고 토로할 정도로 그는 궁지에 몰렸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 사건에서 위기를 헤쳐나갈 지혜를 얻었습니다. 그것은 자기 부처의 이익에 함몰된 전문가들에게 과도하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의사결정 과정에서 각 논리의 찬반을 벼리며 숙고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케네디는 1962년 극단적 견해를 견제해 가면서 ‘쿠바 미사일 위기’를 지혜롭게 헤쳐 나갔습니다.

 

이 책은 세계의 리더들의 오판을 무조건 비난하기보다는 그들이 처해 있던 상황을 재검토하고, 어떤 선택권이 있었는지 생각해보고, 그들이 그렇게 행동한 동기가 무엇이었는지를 분석하여 교훈을 전해줍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냉전 시대 동유럽을 향한 화해 외교정책으로 독일 통일의 초석을 닦은 빌리 브란트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바로 다음날 동방정책으로 독일통일의 초석을 놓은 전 독일총리 빌리 브란트는 베를린의 쉐네베르크 시청 앞 광장에서 환호하는 동서독 시민들을 향해 감격에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통일의 당위성과 통일독일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집약하고 있는 이 말은 그 후 통일 공간에서 빈번히 회자되는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후, 동서화해의 물꼬를 튼 공적으로 1972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독일통일의 아버지’는 자신의 말에 의미심장한 해석을 붙입니다.

 

여러 해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 정치에 대한 제언 및 칼럼 기고 등을 통해 내공을 드러내온 8명의 저자들은 한 챕터의 한정된 분량 속에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한 각각의 인물들의 개인적인 삶과 정치 인생을 정확하고 깊이 있게 서술해냈습니다. 이 책에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거론되고 있는 유력한 대선 후보자들에 대한 실명 비판이나 검증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인 리더들이 나왔으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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