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의 눈으로 아프리카를 말하지말라

백인의 눈으로 아프리카를 말하지말라 - 한국인의 눈으로 바라본 그래서 더 진실한 아프리카의 역사 이야기 ㅣ 백인의 눈으로 아프리카를 말하지 말라 1
김명주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12년 7월

처음 책의 표지를 보았을 때 흑인여성의 커다란 눈이 응시하는 곳이 정면이 아니라 측면인 것이 제목과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흑인이 바라보는 아프리카와 우리가 바라보는 아프리카에 대한 시각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느낌 때문이었다.

10여 년 전 남동생들이 유학을 하고 있었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아프리카 여행을 준비 하는 내내 내 머리 속에는 푸르고 드넓은 초원과 악어나 치타 같은 야생 동물들, 그리고 뼈만 앙상하게 남은 검은 눈의 아이들의 얼굴에 파리들이 쉼 없이 날아드는 기아의 장면들이 스쳤다. 그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아프리카가 아니었을까 한다. 그런데 막상 내 눈앞에 펼쳐진 아프리카는 유럽의 아름다운 한 마을처럼 멋스럽고 운치가 있으며 현대적인 문화가 즐비한 모습들이었기에 당혹감을 금치 못했었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미디어에 의해 왜곡된 시각을 은연중에 갖게 된 것이 아닌가 한다. 이처럼 누군가에 의해 나도 모르게 갖게 되는 단편적이고 한정적인 시각이 어떠한 대상을 바라봄에 있어서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여행이었던 것 같다.

‘백인의 눈으로 아프리카를 말하지 말라’라는 이 책은 우리가 지금까지 보고 듣고 말하던 아프리카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거부한다. 그동안 감추어져 있었던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의 벽을 무너뜨리고 역사적, 경제적, 정치적, 사회문화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그 진실한 실체를 드러낸다.

그래서 우리는 「선교사들이 아프리카에 왔을 때 그들은 성경을, 우리는 땅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말했다. “우리 기도합시다.” 우리는 눈을 감았다. 우리가 눈을 떴을 때 우리는 성경을 가지고 있었고, 그들은 땅을 가지고 있었다.」라는 데스몬드 투투주교의 고백을 통해 백인들의 하얀 얼굴 뒤에 감춰진 오만과 가식을 파헤칠 수 있고, 다이아몬드에 숨겨진 핏빛 스토리에 애달파하기도 하며, 노벨평화수상자인 만델라가 폭력저항조직에 몸담았었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내심 놀라게 된다. 그 이상의 다양하고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에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내용들이 우리에게 생생한 느낌을 전달되는 이유는 작가가 아프리카 현지에서 아프리카 사람들과 같이 호흡하고 일하면서 접하게 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일 것이다.

살아있지만 죽은듯했던 피상적인 아프리카의 존재가 새롭게 재탄생되어 우리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올 여름 아프리카 여행 계획을 세운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픈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