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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보내는 상자 - 믿고, 사랑하고, 내려놓을 줄 알았던 엄마의 이야기
메리 로우 퀸란 지음, 정향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6월
평점 :
최고의 여름 피서법으로 독서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탁 트인 나무그늘이나 선풍기 바람 시원한 마루에서 한 장 한 장 책을 넘기는 재미는 여느 피서지의 즐거움 못지않다. 오늘은 책 한권을 집어 들고 집 옆에 있는 공원으로 달려가서 책장을 넘긴다.
이 책의 저자 메리 로우 퀸란은 마케팅 컨설팅 회사인 ‘저스트 애스크 어 우먼’과 ‘메리 로우 퀸란 앤 코’의 설립자이자 CEO로서 <여자에게 물어보다>, <착한 행동은 이제 그만> 등의 저서가 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이 가까이 있을 때는 소중함을 잘 알지 못하다가 떠나고 난 후에 그 빈자리를 절실히 느끼게 된다. 그러나 깨닫는 순간 이미 늦었음을 알게 된다. 또한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는 효도하지 못하다가 부모님이 세상 떠나고 나면 후회하게 된다.
나는 지난 어버이날에 고향에 가서 부모님을 뵈었다. 부모님은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손자들 안부며 일은 힘들지 않은지, 잘 먹는지, 차 조심 하는지 이것저것 묻고 또 묻고 살피신다. 자녀들만을 바라보는 두 분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너무나 감사하다. 난 그저 그렇게 부어주시는 사랑을 받으며 저녁식사를 마치고, 미리 준비해온 봉투 2개를 아버지, 어머니께 드렸다. 두 분은 받지 않으시며 “힘들고 어렵게 고생해서 벌은 것을... 넣어 둬라” 하고 밀어내신다.
이제는 부모님의 머리칼이 희어지고, 손마디가 구부러지고, 주름이 가득한 얼굴을 바라보며 깨닫는다. “수욕정이풍부지 자욕양이친부대”라는 말이 생각난다. 나무가 고요하고 싶으나 바람이 그치지 아니하고,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고 싶으나 부모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저자 메리 로우 퀸란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에 작은 메모가 담긴 10개의 상자를 발견한다. 메모에는 어머니가 평소에 하늘에 빌었던 소원들이 적혀 있다. 상자를 열어보고 난 후 저자는 어머니의 사랑을 가슴 깊이 느낀다. 어머니가 오랜 세월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깨달은 저자는 이를 책으로 구성했다.
‘갓 박스’란 저자의 엄마가 하나님께 보낸 쪽지들을 보관하는 비밀상자였다. 저자의 엄마는 메모지, 영수증, 포스트잇 등 손에 닿는 쪽지를 아무 것이나 집은 후 “하느님, 이 사람을 보살펴 주세요…”라고 적었다. 그리고 날짜와 이름을 적은 후 쪽지가 아주 작아질 때까지 접은 후 상자 안에 잘 넣어두었다. 저자는 고민이나 희망사항이 있다면 종이에 소원을 적어 상자에 넣어보라고 한다. 어머니는 종교나 신념, 지역과 국가에 상관없이 모두를 위해 기도했다. 모두의 고민을 들은 순간 진심으로 행복을 바랐다. 이 때문에 누구나 할 것 없이 고민을 털어놓곤 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부모님을 생각했다. 지금도 자녀들을 위해서 기도하시고, 평생 애써 벌어가지고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하고 자식들을 위해서 다 내놓으시며, 그래도 너희들에게 해 준 것이 없다고 하시는 부모님이 마냥 그리워진다. 언제나 나의 깊은 속마음까지 편하게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모님이 계시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된 생활인지 감사한 마음이다. 이 책이 세상의 모든 부모님과 자녀들에게 읽혀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