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간적인 인간
브라이언 크리스찬 지음, 최호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휴먼 3.0시대가 머지않은 21세기의 오늘날, 인공지능 컴퓨터는 인간의 뇌를 대신하며 인간의 역할을 발휘하기까지 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브라이언 크리스찬은 2009년 ‘뢰브너 상’ 대회에서 ‘가장 인간적인 인간’이라는 상(賞)을 받았다. ‘튜링 테스트’라고도 하는 ‘인간 대 컴퓨터의 대결 게임’에서 나의 존재가 컴퓨터가 아니라 인간임을 증명하는 대회이다.

 

심사위원은 인간과의 대화, 그리고 인공지능 프로그램과의 대화를 한 후 어느 쪽이 인간인지 맞혀야 하고 자신의 확신도에 점수를 매긴다. 가장 많은 ‘인간 확신도’를 받은 컴퓨터는 ‘가장 인간적인 컴퓨터(The Most Human Computer)’라는 타이틀을 얻고, 인간은 ‘가장 인간적인 인간(The Most Human Human)’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2008년 제18회 대회에선 ‘앨봇’ 이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인간인척 심사위원 12명 중에 3명을 속여 그해의 ‘가장 인간적인 컴퓨터’가 되었다. 그리고 다음해 크리스찬은 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심한다.

 

뢰브너상 대회의 공동 창시자인 로버트 엡스타인은 한 기사에서 이렇게 밝혔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대회의 연합군은 더 영리해지지 않을 테지만, 컴퓨터는 더 영리해질 것이다.” 그러한 생각에 크리스찬은 “컴퓨터의 진화는 생물의 진화보다 몇 천 년의 비율로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다”고 고백한다. 지구를 지배하는 인류의 미래가 실제로 컴퓨터에게 잠식되어가고 있고, 컴퓨터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면모를 갖추는 날이 도래하게 된다면.... 그것은 천국일까? 지옥일까? 컴퓨터에게 지배를 당해 인간성을 상실해 가는 잔혹한 인류의 모습들을 SF영화에서는 심심찮게 볼 수가 있다.

 

대회에 참가한 크리스찬에게 대회조직위원장은 “그냥 인간으로 있으면 됩니다. 그냥 선생님 자신이 되도록 하세요”라고 조언한다. 컴퓨터를 이기기 위한 고도의 전략은 바로 ‘인간적임’이다. 인간적이라는 건 대체 무엇일까? 그 답을 찾기 위해서는 종교적이거나 철학적인 기반을 제공해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은 컴퓨터와 인간의 차이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대화’라는 프레임을 통해 인간 본성의 독특성을 발현하라고 한다.

 

다양한 섹션의 주제들을 등장시키며 인간적인 인간이 되는 방법에 대해 논하는 크리스찬의 글을 읽고 있는 동안 이해하기 어려운 주제들도 몇몇 있기도 했지만, 오히려 수수께끼 같은 그 거대한 주제 대해 풀이를 진행해가는 그만의 독특한 개성을 발견해가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인간적인 인간이란 결국, 완전한 타인과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는 것에 있어 표준화 되지 않은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의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것들이다. 마치, 크리스찬이 이 책의 문체들 안에 자신의 독특한 개성을 담아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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