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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家의 불편한 진실
정규웅 지음 / 머니플러스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날 없다’는 속담이 있다. 자식이 많으면 그만큼 걱정거리도 많고 이런 일 저런 일이 많이 생긴다는 말이다. 형제 자매 간에 화목하고 우애 있게 지내면 부모는 고생을 하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자녀를 많이 낳아 키울 것이다. 그러나 형제 자매 간에 갈등과 미움이 생기는 경우는 원수보다도 더 미운 관계가 되고 만다.
이 책은 중앙일보 문학담당 기자로 필명을 날렸던 정규웅이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의 인생 역정과 그의 가족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삼성그룹의 계열사로 창간됐다가 나중에 분리된 중앙일보에서 35년간 근무하며 이병철 자서전인 ‘호암자전’ 필진으로도 참여했다. 이 책은 여느 재벌 총수의 평전처럼 찬양 일색으로 꾸미지는 않았다. 이병철의 빈번한 요정 출입, 삼분 파동, 사카린 밀수사건, 고미술품 수집 취미 등 불편한 대목들도 거론하며 그 배경들을 자세하게 살핀다.
최근 매스컴에서 오르내리는 삼성가의 상속재산 분쟁 사건에서 보듯이 삼성 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타계 이후 25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는데 삼성가의 장남인 이맹희가 느닷없이 동생인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재산상속 소송을 낸 것을 볼 때 서민의 입장에서 씁쓸하기 그지없다.
호암 이병철 회장은 암과 맞서며 후계구도를 그린다. 수술을 앞두고 ‘호암장’에 가족들 불러 모아 “삼성은 앞으로 건희가 이끌도록 한다”고 했다. 큰아들 맹희는 예상은 했지만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망년자실한 표정이었다. 호암이 결국 건희를 후계자로 결정한 것은 무엇보다 둘째 창희의 ‘모반 사건’이 후계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고, 덕망과 관리능력을 보고 건희로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호암은 살림살이만 하던 막내딸 명희에게는 신세계를 맡겨 사업을 하도록 강권한다그래서 이명희는 이마트까지 하게 되었는데 그의 경영능력은 호암 이병철 회장을 닮았다고 한다. 이명희 아들 정용진이 신세계부회장으로, 딸 정유경은 조선호텔 부사장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재벌 삼성가의 분쟁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우리 집안은 그리 넉넉하지도 않다. 그저 어렵게 밥먹고 사는 정도다. 하지만 가족 모두 서로 사랑하고, 도와주고, 화목하다. 돈 보다는 형제간에 우애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재벌이면 뭘 하는가? 서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해서는 안될 막말까지 하면서 싸우는 당사자들인 이맹희, 이숙희, 이건희, 형제남매는 이제 해외에서까지 토픽이 되고 있다고 하니 언젠가는 모두 두고 가야 하는 재산 때문에 반목 질시하는 그들의 모습이 불쌍하게 여겨진다.
물론 삼성가의 속내를 당사자가 아닌 이상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또한 누가 옳고 그런지,과연 어느 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하여 호암 이병철이 일궈낸 삼성가도 호암이 고독하게 인식했던 ‘공수래공수거’를 그 자손들이 깨달아야 할 삶의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음한 삼성의 어제와 오늘, 미래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의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