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줄에서 통찰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시詩적 생각법'
황인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세상을 살아오면서 한 번 쯤은 자신의 느낌이나 감정을 글로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봤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이를 글로 표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말은 하기 귀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말하는 것과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시 같은 함축적 언어 같은 경우 이는 더더욱 그렇다. 아무리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선뜻 시도하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했고, 경향신문 스포츠칸 종합뉴스부장을 거쳐 선임기자를 하다 퇴직한 저자 황인원 박사는 13년 전부터 경기대 국문과에서 학부생, 대학원생들을 가르치며, 시의 실용화를 강조하고 있으며, 현재 문학경영연구원을 창업해 대표로 일하고 있다. 이런 경험에서 쌓은 안목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현대시를 선정해 책에 인용해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새로운 시각을 갖는 방법을 고민한 저자는 “시인들의 사고방식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시각을 얻도록 돕는다”고 말한다.

 

이 책은 죽어가는, 혹은 의미 없어진 우리의 고정화된 지식과 통념을 완전히 버리고 새로운 생각의 힘을 얻을 수 있게 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시인들의 남다른 생각법을 다섯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관찰하고 생각하는 방법을 통해 통찰로 나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듣고(問)’ ‘보고(見)’ ‘새롭게 깨달아(覺)’ ‘엮고(編)’ ‘행하는(動)’ 것이다. 나아가 시인들이 시를 쓰면서 사용하는 창조적 발상법을 실제적인 경제경영 사례와 접목하여 ‘실용적 시읽기’의 완성을 보여준다.

 

나는 평소에 용혜원의 시를 좋아한다. 지금도 기억하는 시는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서’라는 시이다. “그대를 사랑한 뒤로는/ 내 마음이 그리도 달라질 수 있을까요/ 온 세상 주인이라도 된 듯/ 보이는 것마다/ 만나는 것마다/ 어찌 그리도 좋을까요/ 사랑이 병이라면/ 오래도록 앓아도 좋겠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신경림 시인의 ‘갈대’라는 시를 소개해 준다.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엇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이 시를 통해서 갈대는 아주 작은 바람에도 흔들린다. 갈대는 왜 자꾸 흔들리는가. 제 울음 때문이란다. 겉으로는 바람 때문에 흔들리는 척해도 실은 제 울음 때문에 흔들렸던 것이다. 시인은 한 편의 시를 통해 인간의 삶과 갈대의 삶을 하나로 관통했다. 이 시에서의 갈대는 곧 우리들이다. 갈대의 삶은 우리들의 삶이고 갈대의 흔들리는 불안은 우리들의 불안이다.

 

나는 전철을 탈 때 마다 시집을 읽는다. 전철에서 시집을 읽다보면 도심의 번잡함을 벗어나 숲속을 산책하는 듯한 착각을 할 때도 있다. 그런 즐거움 때문에 언제나 전철을 탈 일이 있으면 시집을 가방에 챙겨 넣는다. 시를 읽을 때 마다 시인들의 상상력에 놀라고, 그들이 선택한 단어 하나하나의 아름다움에 놀라곤 한다. 그런 시를 읽다가 보면 어느새 내가 시인이 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시 한 줄에서 독자를 감동시키는 시인의 모습을 이 책을 통해서 만나보는 것도 행복이다. 시인이 되고 싶은 분들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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