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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무사 이성계 - 운명을 바꾼 단 하루의 전쟁
서권 지음 / 다산책방 / 2012년 3월
평점 :
나는 이 책 <시골무사 이성계>를 읽기 전에 ‘이성계’라는 제목을 보고 조선의 제1대 왕, 우군도통사로서 요동정벌을 위해 북진하다가 위화도에서 회군하여 우왕을 폐하고 조선 창업의 대업을 이룬 무장이자 근엄하며 보수적이던 조선 태조 이성계를 생각하였다. 하지만 이 소설 속의 이성계는 나의 생각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는 46세에 변혁을 꿈꾸며 새로운 운명을 개척해 나간 태조 이성계였다.
이 책은 조선을 건국한 ‘시골무사’ 이성계의 이야기를 호남제일여고 국어선생이었던 저자 서권이 소설로 엮어낸 것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시골무장으로서 물정을 모르는 변방의 늙다리, 화살 하나 들고 설치는 천둥벌거숭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고려 정부에게 병력하나 얻지 못했던 이성계는 몇 달 동안 아무도 막지 못한 왜적을 물리치기 위해서 자신의 사병 부대 ‘가별치’를 이끌고 남원 인월로 내려간 것이다. 이성계의 병력은 천여 명 밖에 되지 않는데 비해 왜적 아지발도의 병력은 일만여 명이나 되었다. 어찌보면 무모한 싸움이었다. 하지만 이성계는 죽음을 불사하고 왜장 아지발도를 단 하루 만에 제압하는 기적을 일으켰다. 일만 대군을 거느린 왜적 ‘아지발도’와 국운을 건 단 하루의 전투 황산대첩을 벌이는 이성계의 모습은 성경에 나오는 다윗과 골리앗을 연상하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은 이 책의 저자 서권씨는 2009년 5월 11일 장편 시골무사 탈고 후 경천 작업실에 친구, 선후배, 지인을 모두 불러 한잔 한 후 향년 48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고 한다. 작업실이 없어 때로는 승용차 속에 들어가 소설을 썼던 작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어렵게 쓴 소설이 책으로 출간된 것을 직접 보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인생은 그 누구도 자신의 앞날조차도 예견하지 못한다.
영화평론가 신귀백씨는 “서권의 <시골무사>는 이성계의 황산대첩을 다룬 남자소설이다. 그것도 단 하루의 핍진한 전투 과정을 담는다는 데 이 소설의 묘미가 있다”(p.372)고 하면서 "전쟁신을 읽을 때, 화살을 쥐는 들숨과 당겼던 살을 푸는 날숨은 전쟁이 끝나는 순간까지 책을 내려 놓지 못하게 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작가는 시대와 그 상처를 다루지만 그 공간성의 확보야말로 작가에겐 고향 같은 자리매김이다.
이 소설이 언젠가는 영화로 만들어지면 많은 공감을 안겨 줄 것이다. 소설 자체가 상당히 두터운 분량이지만 치밀한 내러티브와 긴박감 넘치는 전개로 금세 몰입하게 된다. 과연 영화로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