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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만 실종된 최순자
김은정 지음 / 판테온하우스 / 2010년 9월
평점 :
이 책은 차세대 한국 문학을 이끌어 갈 파워 라이터 김은정 씨의 장편 소설이다. 저자는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잠시 방송작가 생활을 거쳤으며, 한 때 라디오 프로 시사 콩트를 쓰기도 했다. 그는 소설 창작을 경원시하며 무심하게 20대를 보내다 부지불식중 머릿속에 움튼 소재를 ‘나만의 라임 오렌지 나무’로 키워보리라는 일념으로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서른만 실종된 최순자』는 제목이 흥미롭다. 이 책은 저자가 2년여의 공을 들여서 완성한 것으로 출간하기 전에 30살 전후의 여대생, 대학원생, 커리어우먼, 주부들 100명에게 원고를 미리 주어 추천을 받았다. 많은 책을 읽어보았지만 추천을 100명에게 받은 것은 이 책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의 원고를 미리 읽어본 독자들의 반응은 크게 다섯 가지였다.
“어쩜, 서른 살 여자 마음을 이렇게 잘 표현했을까?”(최경미/32세/주부)
“스물아홉 빛나는 내 청춘에 이 책을 바친다!”(박명옥/29세/짖장인)
“두고두고 읽어야 할 서른 살 여자 마음 교과서”(서미향/31세/직장인)
“제발 남자들한테 이 책 좀 읽어보라고 소문 좀 내주세요.”(임민서/29세/직장인)
“서른 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답답함을 치유할 수 있게 해준 책”(윤 서/30세/직장인)
저자는 “여자에게 가장 큰 공포는 사내 맛을 못 본 처녀 귀신도 아니요, 대폭발 빅뱅과 비견될만한 사춘기 시절, 의식의 우주 속에 탄생하여 엊저녁 콜라겐 덩어리란 합리화로 속수무책으로 쥐고만 족발을 발라먹던 순간까지도 머리 주위를 공전하며 괴롭히던 다이어트에 대한 히스테릭한 의무감도 아니요, 생채기처럼 더해지는 주름살도 아니요, '죽느냐 사느냐' 그것보다 과연 더 큰 문제인 임신테스트기의 방백 '한 줄이냐 두 줄이냐'의 답을 구하는 순간도 아니요, 사랑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며 장렬하게 혈서까지 써대던 진드기 같은 놈도 변심까지의 유통기한이 불과 3년이었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대면하게 된 순간도 아니요, 바로 '서른'이 된다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 할머니의 이름을 물려받은 최순자이다. 한창 예쁘고 예민한 18살 나이에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 이던 어느 날 그녀의 부모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부모가 남겨준 것이라곤 5천만 원의 빚뿐이었다. 집은 경매에 넘어가고, 더 이상 학교를 다닐 수가 없어서 자퇴서를 냈다. 학교를 그만 둔 그녀는 자살을 시도하지만 모진 것이 사람 목숨이라고 그녀는 다시 살아나게 되어 이평안 변호사의 도움으로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다. 그런 중에 두 명의 남자로부터 이용을 당하게 되고, 주변에 어려운 일만 연속으로 일어났다. 결국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호적을 고쳐 12살이나 어린 나이로 변신을 하여 살아가게 된다.
서른만 실종됐던 서른두 살 최순자는 말한다. “끝은 어디에도 없다. 설사 죽어서도 땅에 묻혀 다시 한 그루의 은행나무 속에서 피어나지 않는가. 내게 주어진 것이라면, 나는 사랑도 질투도 그리움도 실패도 망설임도 후회까지도 즐길 준비가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