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 - 길 내는 여자 서명숙의 올레 스피릿
서명숙 지음 / 북하우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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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4월 말에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 열 명이 2박 3일 일정으로 얼리버드 요금제를 이용하여 제주도를 가 보았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제주여행 일정을 짜고 콘도를 예약해놓고 여자들끼리만 가는 여행이라 마음이 설레었다.

오랜만에 가족을 떠나서 수려한 자연환경과 우리나라 같지 않는 이국적인 바다를 보며, 어린아이들처럼 천진난만하게 뛰어놀면서 제주의 ‘올레길’을 걸으면서 소녀처럼 새로운 즐거워했다.

여행은 가기 전에 더 행복하다고 하지만, 올레길은 가기 전에도 행복하고, 가서는 더 행복하고 다녀와서는 그 추억과 다음 여행 생각에 행복해진다.

제주도 하면 한라산과 성산 일출봉, 우도, 마라도, 산방산이 바라보이는 탄산온천욕이 생각난다.
그러나 최근 제주도하면 떠오르는 것이 ‘올레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늘어난 듯싶다.
제주 ‘올레길’은 언론인 서명숙씨가 제창한 것으로 2007년에 처음 걷기 좋은 길을 선정하여 지정된 걷기여행 코스다.

물론 올레길은 예전부터 제주에서 쓰던 말이다. 올레는 집 대문에서 마을길까지 이어지는 아주 좁은 골목을 뜻하는 제주 말이다.

요즈음은 걷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하여 아침, 저녁으로 걷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우리나라뿐 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걷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이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직접 여행을 하면서 길을 걷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은 언론인 출신 저자가 나이 쉰에 기자생활을 그만두고, 온전히 걷는 사람들을 위한 길, 걷고 싶은 만큼 걸을 수 있는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을 알리고자 끊어진 길을 찾아내고 잊힌 길을 되찾고 사라진 길을 불러내면서 한코스 한코스 ‘제주 올레’길을 만들고, 제주 올레를 구상하면서부터 만났던 사람들과 그동안 부닥친 어려움, 실제 느꼈던 보람과 단상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2008년 낸 첫 번째 책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걷기 여행’이 올레길의 탄생 배경과 길에 대한 소개를 담았다면 이번 책은 올레길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꾹꾹 눌러 담았다.

이 책에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넘쳐난다. 난생 처음 걸어본다며 꽃처럼 웃는 류머티스관절염 환자, 죽으려고 왔다가 올레길을 걷고 다시 살고 싶어졌다고 말하는 암환자, 이별여행을 왔다가 다시 단단하게 결합한 커플 등 올레길을 통해 치유되고 새로운 삶을 얻은 사람들이 만나고 소통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이 책은 올레길 가이드북이 아니다. 그런 책은 벌써 많이 있고 앞으로도 많이 나올 것이다”며 “길에서 치유된 사람들, 마을을 지키는 사람들, 그리고 길을 낸 사람들까지 올레길을 매개로 세 축의 사람들이 만나고 소통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했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올레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 정도로 사람들이 엮어내는 올레길 이야기는 매력적이다. 올레 길도 인생길도 꼬닥 꼬닥 걸으면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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