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어린이 인스타그램에 <안녕! 작은 곰> 서평단 모집이 올라왔을 때 꼭 신청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자신을 이루는 솜을 쏙쏙 빼내 누군가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작은 곰을 만나고 싶었거든요. 서평단으로 뽑아주신 길벗어린이 감사합니다. 그러면 <안녕! 작은 곰> 줄거리를 먼저 볼까요?★ 안녕작은곰 줄거리고물상에 버려진 작은 곰. 기억을 잃었고 이곳이 어딘지도 알지 못해요. 작은 곰은 자신의 배가 찢어진 것을 발견해요. 솜이 삐져나오려 하고 있었죠. 작은 곰은 솜을 밀어넣고 발걸음을 옮겨요. 그러다 울고 있는 아이를 만납니다. 솜사탕을 먹고 싶다는 아이의 소원을 이루어주고 싶은 작은 곰의 배가 간질간질! 솜이 쏙!하고 나와요. 작은 곰은 솜을 쏙쏙 뽑아 솜사탕을 만들어주죠. 이후 만난 사람들의 소원도 자신의 솜으로 이루어줘요.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작은 곰의 몸에는 힘이 없어져요. 자꾸만 눈이 감기죠. 그때, 누군가 작은 곰을 불러요. 작은 곰은 새로운 주인을 만나 배에 새로운 솜을 채워넣을 수 있을까요?★ 곰인형의 의미<안녕! 작은 곰> 속 곰인형은 '아이들의 상상'을 의미해요. 동시에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 자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자신을 기꺼이 내어주고 그 소원과 기적을 믿는 모습을 보여주죠. 곰인형에게 솜은 뼈대와 같은 역할을 해요. 이 솜들이 있어야 곰인형이 서 있을 수 있고 지신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어요. 이렇게 소중하고 중요한 걸 남을 위해 내어주는 모습. 따지지도 않고 재지도 않죠. 누군가의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만 가지고 있죠. 솜을 다 빼서 눈이 감길 때도 곰인형은 자책하거나 남탓을 하지 않아요. 이 모습이 순수하고 진실된 아이들과 같다고 생각했어요. 어릴 때만이 믿는 순수한 상상. 곰인형은 아이들이 그 상상을 펼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현실에서도, 이 그림책에서도요.★ 솜 의 의미솜은 곰인형을 이루는 것 중 하나예요. 인형들은 솜이 없으면 천만 남아 제대로 서 있을 수 없게 된답니다.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남들을 위해 기꺼이 내어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모든 솜을 내어주고 눈이 감길 때, 작은 곰에게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요. 그 주인은 솜을 채워주고 배도 꿰매어 준답니다. 모두의 소원을 이루어준 작은 곰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모습으로 그림책은 끝이 나요.★ 인형그림책을 보자마자 제가 안고자는 곰인형이 생각났어요. 그 곰인형은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께 선물로 받은 장난감이에요.ㅎㅎ 이제 때가 많이 타고 꼬질꼬질해졌지만 여전히 저는 이 인형을 안고 자요. 사실 인형은 소모품이잖아요. 사람의 손이 닿으면 닿을수록 솜은 뭉치고, 털은 때가 타고, 이음새는 벌어져요. 하지만 저는 이 인형을 버리지 못하겠어요.이 그림책을 보며 펑펑 울고 말았답니다. 블락비의 Toy라는 노래가 있어요. 그 노래에 이런 가사가 나와요. '난 너에게 더 이상 바랄게 없어. 나로 인해 채워지는 널 본다면. 얼마 안 돼 구석에 놓이겠지만 이 운명은 네 소유인 걸'. 그림책에 나온 것처럼 어쩌면 장난감이라는 존재는 '자신을 내어 꿈을 지켜주는 존재'이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저의 곰인형을 버리지 못하는 것 또한 나의 어린 시절과 그때의 행복했던 상상력을 놓고 싶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어요.존버닝햄 작가님의 책 중 <마법 침대>라는 책이 있어요. <안녕! 작은 곰>을 읽으며 그 책을 떠올렸어요. <마법 침대>는 어른의 생각으로 아이들의 상상을 판단하고 제한하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 말해요. 침대에 누우면 환상 여행을 시작하는 주인공. 낡고 작아졌지만 주인공은 그 침대를 버리지 못한답니다. 그 환상 여행은 권위적인 어른들은 개입할 후 없는 것이에요. 순수한 아이들만의 것이죠. 이제 컸으니 침대를 바꾸려하는 어른들의 모습과 여전히 자신의 상상력을 지키고자 하는 아이의 모습이 상반되어 나와요.그 침대를 버리지 못하는 모습이 꼭 곰인형을 버리지 못하는 저 같기도 했고, 침대를 버리려는 어른들이 이제 그 곰인형 버릴 때가 되지 않았냐 묻는 사람들 같기도 했어요. 제게 곰인형은 <마법침대> 속 침대처럼, <안녕! 작은 곰> 속 작은 곰처럼 꿈을 이루어주고 상상력을 이어가게 하는 존재예요. 행복하고 아릿한 어린시절을 떠올리게도 하죠. 그래서 저는 이 곰인형을 아직까지도 사랑해요.★ 아름다운 그림책오랜만에 맘에 드는 그림책을 만났어요. 솜을 내어 누군가의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전제가 아름다우면서도 슬펐답니다. 모든 인형과 장난감들이 그렇듯이요. 그들은 자신을 내어 나의 동심을 지켜주는 존재들이랍니다. 제게 인형들의 존재와 어릴 적 상상력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