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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잠에게
박새한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9월
평점 :
뭉끄 3기의 4번째 책이 도착했어요. : ) 이번 책은 박새한 작가님의 <오늘의 잠에게>예요. 위트있는 줄거리와 정형화된 그림이 눈에 띄어요. 뭉끄 활동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책이고, 표지-면지-속표지-내지의 흐름이 인상 깊었던 책 중 하나예요.
<오늘의 잠에게> 줄거리
모두를 재우고 다니는 잠은 문득 '나는 왜 잠이 없지?'하며 궁금해해요. 잠은 잠에 들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닙니다. 민들레에 몸을 뉘어보기도 하고 왕의 침대에 누워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잠은 오지 않아요. 잠은 눈물이 날 것만 같죠. 과연 잠은 잠에 들 수 있을까요?
1. 그림체
이 그림책은 줄거리도 독특하지만 그림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동그라미와 네모로 이루어져 있어요. 작가님은 모양자를 사용해 그림을 그리신대요. 잉크로 라인을 그리고 마카로 색을 칠한다고 합니다. 선명하면서도 부드러운 색감이 책의 판타지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림을 보면서 수채화는 아닌 것 같은데 이 도구가 뭘까... 했는데요. 정답은 바로 마카였어요!ㅎㅎ
2. 한국과 프랑스
박새한 작가님은 한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후, 지금은 프랑스에서 지내고 계신다고 해요. 그래서 그림책에서 한국의 서울, 프랑스의 알자르 지방의 풍경이 번갈아 나온답니다.ㅎㅎ 실제로 이 책은 한국과 프랑스 출판사 두 곳에서 동시에 출간되었다고 해요. 그림을 보며 이곳은 어디일지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3. 꿈
잠 캐릭터가 등장하는 부분에는 전부 흰색 테두리가 있어요. 주변의 둥근 모양들이 그 부분을 생각 말풍선 모양처럼 꾸미기도 하죠. 마치 영화 스크린 같아요. 저는 이 부분을 '꿈의 경계'라고 보았어요. 실제로 주인공이 잠에 들면서 이 경계가 사라지고 잠 캐릭터도 사라지거든요. 고양이 기차가 꿈을 몰아온 후, 경계가 흐려지며 오직 암흑만이 남아요. 꿈은 우리가 얕은 잠을 잘 때, 즉 렘 수면일 때 주로 나타난다고 해요. 깊은 잠을 잘 때는 꿈을 꾸지 않는 것이죠. 그러므로 잠 캐릭터가 나오는 부분은 주인공이 잠에 드는 과정 중 한 부분이었다는 것이에요. 이후 나오는 암흑은 주인공이 진짜 잠에 들었음을 의미하죠.
4. 수미상관
내지의 앞장과 뒷장 구조가 같은 걸 보며 책이 짜임새 있게 만들어졌다 생각했어요. 눈을 뜨고 있던 주인공이 눈을 감고 있고, 흰 홀씨던 민들레가 노란 꽃을 피우고, 별이 내리던 하늘에 달이 뜨죠. 이 달도 <오늘의 잠에게> 중간에 나와요. 바로 잠의 감은 눈이랍니다.ㅎㅎ 민들레와 고양이, 그리고 달까지! 작은 복선까지 마지막 장에서 전부 회수해요.
5. 잘자
'잘 자'라는 말이 따뜻한 인사인지 알고 계신가요? 이 말은 많은 고민과 힘듦을 내려놓고 잠을 자는 시간만큼은 당신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되고는 해요. 잠은 정말 중요하거든요. 잠의 질이 하루의 질을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만약 불면증을 가진 친구가 있다면, 또는 잠 드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친구가 있다면 이 책을 선물해주세요. 잠에 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빙하 위에 누워 쉬어가는 잠의 모습은 공감을 자아내면서도 위안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