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 하이웨이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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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과 첫사랑, 그 미지의 존재들에 대하여
: <펭귄 하이웨이>


#1
❝다른 사람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어제의 나 자신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펭귄 하이웨이>의 주인공은 어리지만 당찬 소년이에요. 이 소년은 스무살이 되기 전까지 하루하루 세계에 대해 배워보려 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잘 하는 것은 탐색과 탐험이죠! 소년의 시선을 끌 만한 사건이 하나 등장합니다. 바로... 동네에 펭귄이 출현한 것...!

#2
❝놀랍게도 펭귄들이 다시 우리 동네에 출현했다❞
갑자기 등장한 펭귄들은 사람들을 혼란에 빠트려요. 도대체 무슨 일인 걸까요? 아델리 펭귄들이 갑자기 생겨나다니요! 심지어 이 펭귄들은 다치지도 않아요. 차에 치여도 말짱하고 튼튼하답니다. 소년은 갈수록 정체불명인 이 펭귄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해요.

#3
❝'콜라 캔이었던 그건'은 검은 날개를 어설프게 흔들면서 아장아장 조금 걸어보고 나서는 마치 '여기가 어디지?'하는 품으로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멈춰 선 펭귄이었다❞
소년은 그렇게 펭귄이 탄생하는 순간을 마주합니다. 펭귄을 만들어낸 사람은 다름아닌 소년의 첫사랑, '누나'죠. 누나는 저게 무엇이냐 묻는 주인공에게 '펭귄이잖니'라며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합니다. 나와 펭귄이 수수께끼라는 누나. 맞아요, 정말 그랬죠. 주인공의 세상에서 갑자기 생긴 펭귄과 첫사랑인 누나는 미지의 존재일 수밖에요. 주인공은 이 수수께끼를 풀어낼 수 있을까요?

#4
❝펭귄 하이웨이 연구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했다. '누나'와 '펭귄'이다.❞
저는 이 문장을 보며 이 둘이 어쩌면 같은 존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둘 다 주인공에 있어 '알아가고 싶은 미지의 존재'이제 수수께끼이니까요. 동네가 주인공의 마음이라면, 동네에 불쑥 나타난 펭귄은 누나를 의미하겠죠. 끝에 가서 이 둘이 어떤 존재인지, 또 어떻게 태어나 어떻게 사라졌는지 알지 못하게 되는 것도 둘이 같은 존재임을 말하는 것이라 봤어요. (완전히 같지는 않아도 펭귄을 누나가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아, 누나가 첫사랑이 되며 생기는 세상의 균열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5
❝이쪽 세계에서 난 반드시 살아있어. 가지가 갈라질 때마다 난 이쪽의 사는 쪽으로, 계속 사는 쪽으로 나아갈 거야❞
펭귄은 사라지고, 누나는 떠나게 되겠죠. 떠나지만 떠나는 것이 아닌 계속 사는 쪽이라는 말이죠. 펭귄 연구로 시작해 자신과 세계, 더 나아가 죽음까지도 연구하게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너의 세계에서 나는 이탈하지만, 계속 살아간다는 말. 그 말이 어쩌면 주인공을 일어서게 하지 않을까요. 펭귄이 사라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내심 마음이 쓰였을테죠. 이 펭귄들은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하고요. 이 연구를 통해 깨달은 것이에요. 사라진 펭귄들은 자신들만의 세계로 더 뻗어져 나갔다는 것을요.

#6
❝누나를 다시 만나는 그 순간까지 내가 어떻게 얼마만큼이나 어른이 됐나 하는 것❞
펭귄 하이웨이 연구도, 누나를 향한 첫사랑도 모두 끝나고 나니 주인공에게는 성장이 찾아와요. 과연, 주인공은 시간이 오래 흐른 후 세계 끝에 다다라 누나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펭귄 하이웨이>의 평을 보면 '무슨 이야기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평이 종종 있었는데요. 저는 그걸 보며 이 책은 이해하려 할 수록 어려워지는 책이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그저 책이 이끄는 그대로, 책이 보여주는 그대로 빠져들어 보는 것이 핵심인 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예요. 나이가 어린 주인공의 특성 상, 책의 판타지 요소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이 책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것 같아요. 깊이 해석하려는 것도 중요하지만 초등학교 4학년, 그 즈음에 하는 판타지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보면 이해가 가지 않던 부분들까지도 전부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게 정말 독특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삶과 죽음, 나와 세계까지 환상이 확장되지만 그것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판타지 자체에 빠져 그걸 즐기는 것 말이죠. 저는 SF 소설을 즐겨 읽지는 않지만 이 부분들이 어쩌면 애독자를 만들게 하는 요소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ㅎㅎ 책을 선물해주신 작가정신, 8월까지 행복한 독서 생활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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