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돌이에요
지우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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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여기, 백만 년을 살아온 돌이 있어요. 그 백만 년 동안 돌 곁에서는 강낭콩이 싹을 틔우고, 새가 알을 깨고, 비가 오고 땅이 굳고...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요. 돌은 그 모든 걸 가만히 지켜봅니다. 물에 잠기면 잠기는 대로, 흙에 덮이면 덮이는 대로, 굴러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자신을 스쳐가는 모든 것들을 고스란히 느껴요. 그렇게 온몸으로 살아갑니다.

#돌
"나는 말이 없지만
어제를 기억해요.
나는 발이 없지만
오늘을 살아요

그림책 <나는 돌멩이에요>에는 작은 돌이 나와요. 이 작은 돌은 온몸으로 오늘을 살아가요. 이 모습을 통해 책은 독자들에게 삶이란 무엇일지, 또 삶의 본질이란 무엇일지 질문을 던집니다. 읽기 전, 제목만 봤을 때는 돌멩이가 가진 특성인 딱딱함과 강함, 사람들의 발에 채이는 것 등을 주제로 이야기가 펼쳐질 줄 알았는데요. '모든 흔적을 품고 오늘을 살아가는 돌'이라는 새로운 이야기가 나와서 신선했어요.

어릴 때는 돌이 되고 싶었어요. 그냥 굴러굴러 흘러흘러 가는 모습이 부러웠거든요. 돌이 생기기까지 걸린 수천만 년의 세월을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었죠. '저 돌이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흙들이 쌓였겠지?' 라고 막연하게 생각한 적은 있었어도, 돌이 품고 있는 세월의 흔적을 떠올려볼 생각은 못했던 것 같아요.

돌은 영원을 사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흙이 쌓여서 돌이 되고, 잘게 부서져 또 흙이 되죠. 돌 곁에서는 많은 것이 떠나고 생겨났을 거예요. 그 사이에서 돌은 외로워하지도 않고 슬퍼하지도 않아요. 그저 오늘을 살아갑니다. 돌에게 오늘, 이 현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으니까요. 그 모습에 초연함이 느껴지면서도 어쩌면 삶의 본질이란 이런 게 아닐까 싶었어요. 온몸으로 오늘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 그 무엇보다 현재에 충실하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것 말이죠.

#삶 #현재
<나는 돌이에요>를 읽으며 돌이 품고 있을 흔적을 생각했어요. 그리고 오늘을 묵묵히 살아가는 마음을 떠올렸어요. 그러면서 '나는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봤어요. 선뜻 '그렇다'라고... 답을 못하겠더라고요. 과거, 현재, 미래 중 늘 미래를 보며 살았던 것 같아서요.

제게 삶이란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었고, 미래는 그 삶의 목표이자 원동력이었어요. 물론 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지만, 저는 이 생각을 하니 울컥했답니다. 지금의 나에 만족하며 살아가지 못하고 있었단 걸 깨달았거든요. 그래서 늘 내일을 생각했던 거였어요. 내가 늘 나를 평가하고 또 채찍질 하고 있었음을 이 책을 읽으며 알았어요.

여러분들은 '삶'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삶이란 이 책을 읽고 삶을 재정의했어요. '삶이란 온몸으로 오늘의 흔적을 품어내는 것'이라고요. 오늘을 산 나를 다독여줘야겠어요. 내가 온몸으로 품어낸 흔적을 기억하면서요. 자신을 재지 않고, 다그치지 않는 돌처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마주하며 오늘을 통과해봐야겠어요. 무언가를 향해 달리기보다도 그저 지금을 느껴봐야겠어요.

#특징
🗨️ 큰 판형
<나는 돌이에요>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판형이 크다는 거예요. 판형이 크면 내용이 한 눈에 들어오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죠. 이처럼 판형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표현합니다. 촘촘히 나뉜 칸은 움직이는 돌의 모습이 생동감있게 나타내고, 가로로 긴 판형은 땅의 깊이를 표현합니다.
🗨️ 픽셀 같은 글씨체
서체가 네모네모져있어요. 픽셀처럼 생겼는데요. 블럭같기도 하고 독특했어요. 돌은 수천만 년의 세월이 쌓여서 만들어지잖아요. 이 흔적들을 블럭st의 글씨체로 표현한 게 아닐까 싶어요. 표지에서도 보이듯 수많은 가로들이 쌓여 돌이 된 거니까요. 책과 잘 어울리는 글씨체였어요.
🗨️ 면지 활용

책에서 미처 표현하지 못한 부분들을 면지를 활용해서 표현했어요. 바로 돌이 품은 흔적들! 이랍니다.

#큐레이션
큐레이션을 어떻게 해주실까 궁금했는데요. 책 안에 편집자님의 편지가 들어가 있었어요! 편집자님이 글을 너무 잘 쓰셔서... 감동을 이따만큼 받았습니다..ㅠㅠ 맨 처음에 책을 읽었을 때는 내용이 좀 어렵다고 느껴졌거든요. 편집자님의 편지를 읽고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확실히 이해했답니다.💛 큐레이션까지 완벽했던 뭉끄 3기의 첫 책! 앞으로 열심히 활동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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