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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봄날 - 출판인 김언호가 만난 우리 시대의 현인들
김언호 지음 / 한길사 / 2020년 10월
평점 :
<그해 봄날> 김언호 作 #5월독서기록

🏷️ 49p
한 시대의 정신과 사상은 저절로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함석헌 같은 사상가를 지커내고 배우는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사상가가 있음을 감사하고, 더 큰 우리 사상으로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국가와 사회가 그것을 가능하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한길사 대학생 서포터즈 발대식에서 받은 책이다. 첫 장부터 알았다. 이 책을 대학생인 우리에게 선물해주신 이유를 말이다.
출판인이 갖추어야 하는 자세는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나는 어떤 출판인이 되고 싶은가, 그리고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은가. 내가 이 길에 발을 내딛으며 한 결심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유효한 것들이 될까.
시간이 지날수록 '줏대있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한다. 현실에 나의 신념이 무너지기도 하고, 때로는 그 현실에 안주해 신념이 바뀌어버리기도 한다. 내가 생각했던 그 줏대를 지키며 살아가는 것은, 곧 나를 늘 되돌아보고 초심을 잃지 않는다는 말과도 같다.
한길사의 책들은 전체적으로 결을 같이 한다. 묵직한 울림을 주는 책들. 누군가는 그 꿋꿋함을 불편해하고, 욕하기도 하지만 계속해서 이러한 책을 내는 이유는 '나와야 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언호 대표님이 계신다.
이 책은 대표님의 삶과 이 시대의 현인들이 얽힌 작품이다. 첫 장의 함석헌 선생님부터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이오덕 선생님까지. 올곧은 심지를 가져, 어둠의 시대에서도 꿋꿋하게 목소리를 내신 분들. 지금의 젊은이들이 꼭 알아야 하는 현인 열여섯 분을 소개한다.
서문에 나오는 '책을 펴내면서 독자들에게 드리는 말씀'을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책이 나온 이유와 전하고자 하는 바가 담겨 있다. 그 부분을 읽은 후, 책을 읽으면 책의 전반적인 흐름을 알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인물로 바라보는 한국의 현대사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를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의 올곧은 정신에 대한 이야기. 어둠과 야만에 굴하지 않았던, 시대의 빛과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반드시 마주해야만 하는 이야기.
너무나 부끄럽게도, 이 책에는 내가 이름조차 모르고 있는 현인들이 많았다. 나는 얼마나 나태한 삶을 살았는가. 스스로 국문학도라 칭하고 다녔던 날들이 부끄러워졌다. 잊어서는 안 되는 것들을 점점 잊어가고 있었다.
한길사는 아버지께서 정말 좋아하시는 출판사다. 아버지는 신영복 선생님의 제자이기도 하셨는데, 비록 그분과 있었던 시간은 짧았지만 기억만큼은 죽을 때까지 남아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신영복 선생님 챕터를 읽으며 어떤 이유에서 아버지가 이 분을 그렇게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계신지 알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대표님을 인터뷰하고 싶다. 내가 본받고 싶은 출판인으로서의 '무언가'를 가지신 분인 것 같다. 현인들의 '전달자'가 되고 싶다 하시던 그 마음과, 지금 세대들에게 전하고자 하시는 바를 좀 더 깊이 알아보고 싶어졌다.
이 책은 진심으로 국문학도들과 젊은 세대들에게 추천한다. 국문학도로서, 그리고 이 세대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세대로서 꼭 한 번쯤은 읽었으면 좋겠다.
우유부단하게 살아가는 것이 잠깐을 편하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편함에 속아 우리의 역할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을 예민하게 바라보며 그 움직임을 기민하게 눈치채야 한다. 그게 바로 지금의 젊은이들이 해야 할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며 과거와 소통하고 현재를 읽으며 미래를 꿈꿀 수 있기를 바란다.
한길사 서포터즈로서 이 책의 서평을 작성했습니다.
한 시대의 정신과 사상은 저절로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함석헌 같은 사상가를 지커내고 배우는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사상가가 있음을 감사하고, 더 큰 우리 사상으로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국가와 사회가 그것을 가능하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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