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 이전의 샹그릴라
나기라 유 지음, 김선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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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사이 꽃 피우는 희망에 대한 소설

: 멸망 이전의 샹그릴라 서평

1. 출판사 소개
'멸망 이전의 샹그릴라'를 발행한 한스미디어는 와인 서적, 문학 서적 등 다양한 책을 발행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분야는 미스터리/추리 분야인 것 같습니다. '내가 미스터리광이다!' 하시는 분들은 한스미디어의 책을 둘러보세요. 눈길을 끄는 책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

3. 책 소개
멸망 이전의 샹그릴라는 '지구가 멸망하기 한 달 전'의 이야기예요. 한 달 뒤, 지구는 소혹성(소행성)과 충돌합니다.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한 달을 살아가요. 소설은 자신들이 실패한 삶을 살았다 생각하는 네 명의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춥니다. 에나 유키, 메지카라 신지, 에나 시즈카, 야마다 미치고. 이 네 명의 이야기를 네 가지의 챕터로 구분해 보여주죠.
샹그릴라 - 에나 유키
퍼펙트 월드 - 메지카라 신지
엘도라도 - 에나 시즈카
마지막 순간 - 야마다 미치코(Loco)
네 명의 인물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이야기의 흐름 또한 '샹그릴라'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시간 순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학교폭력 피해자, 부랑자- 내지는 깡패, 미혼모, 거식증을 앓는 가수. '끝'과 '죽음'이 이들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눈여겨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끝 과연 슬픔인가, 절망인가. 정말 그게 전부인가. 소설은 '끝'이 변화와 용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4. 제목소개
소설의 제목, 멸망 이전의 샹그릴라.
'샹그릴라'는 '낙원'을 상징하는 말이에요 제임스 힐턴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 나온 단어입니다.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서 주인공 일행이 불시착한 비행기로 인해 닿게 된 장소의 이름이죠. 신비하고 아름다운 곳, 그러나 두 번 다시 찾을 수 없는 곳으로 묘사돼요.
제목을 다른 말로 바꾸면 멸망 이전의 '지구'가 될 것 같은데요. 이 제목에서 샹그릴라는 곧 지구를 의미합니다. 아름답고 유토피아 같은 곳. 그게 바로 지구라는 거예요. 각 에피소드는 죽음으로부터 시작해 생명으로 끝납니다. 지구의 멸망이 죽음 같던 그들의 삶을 생명으로 바꾼 거예요. 멸망이 있었기에 그들은 해방될 수 있었고, 자유로울 수 있었죠. 그리고 이 흐름의 극점은 가장 마지막 에피소드, 마지막 순간입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크고 작은 아름다운 빛이 쏟아져 내린다.
찬란하게 타오르며 떨어져 내리는 크고 작은 빛.
최고로 아름다운, 나를 위한 무대다.
- 마지막 순간 中 -

멸망 직전, 주인공들에게는... 지구가 샹그릴라가 되었어요. 자신들에게 무수히 많은 상처를 주었고 때로는 절망하게 만들었던 지구가 서로를 통해, 사람을 통해, 스스로를 통해 샹그릴라가 된 것이죠. 그 중심에는 지구의 멸망이 만든 변화가 있었습니다.

5. 좋았던 점
하나, 희망을 이야기한 것
디스토피아에 대한 이야기가 될 수 있었음에도 그렇지 않은 것.
그걸 읽는 동안 위안 받는 느낌이 들어요. 설정 자체는 판타지지만, 인물들의 삶은 우리의 삶과 많이 닯아 있어요. 그래서 주인공들이 각자의 희망을 찾을 때 절로 웃음이 났던 걸지도 모르겠어요.
둘, 인물을 여러 명으로 설정한 것
인물 네 명의 시점에서 풀어내는 서술을 독특하면서도 몰입감있게 읽었습니다. 네 인물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좋았어요.
셋, 지구 종말을 아름답게 표현한 것 '샹그릴라'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화려함이 있잖아요. 그걸 마지막 장에서 원없이 표현하세요. 눈물나게 아름다운 소설이었어요.

6. 아쉬웠던 점
하나, 직관적인 번역
조금 더 한국 정서에 맞게 번역이 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싶었어요.
둘, 긴 문장
호흡이 너무 긴 문장들이 간간이 있었어요. 
셋, 과격한 말씨
이건 지극히 제 개인적인 부분에서 나오는 아쉬움이에요.
학교폭력, 깡패, 사이비와 같은 장면들이 있기에 과격한 묘사가
존재합니다. 마냥 힐링되고 사랑스럽고 따뜻한 소설이지만은 않아요. 이 소설은 사회의 이면과 그럼에도 희망을 품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8. 총평


팬데믹이라는 지금의 시기와 잘 맞는 책.'멸망'하면 떠오르는 두려움의 이미지가 아닌 기쁨과 행복의 이미지를 매치시켰다는 것이 소설의 가장 큰 포인트다. 멸망까지 남은, 한 달의 시간이 두려움이 아닌 샹그릴라가 되기까지.

9. 추천

위로 받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소설의 뒷부분이 황홀할 정도로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어요. 아래에서 소개해드리는 노래와 함께 읽으면 감동이 배가 될 거예요.
종종 '내가 일주일 뒤 죽게 되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께도 추천드립니다. 저도 그런 상상을 자주하거든요. 스토리적인 면에서 정말 기억에 남는 책이 될 거예요.


10. 멸망 이전의 샹그릴라 노래 추천

RADWIMPS '미츠하의 테마(Theme of Mitsuha)'

만화영화 '너의 이름은'의 OST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OST를 찾는 사람들이 많죠. 저는 책을 읽으며 만화영화 '너의 이름은'이 떠올랐어요. 우주, 유성, 사랑하는 사람들. 닮은 부분이 꽤 있는 것 같더라고요. 이 OST는 멜로디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가사는 없어요. 노래의 기승전결이 확실하게 이루어져 있으며 피아노, 바이올린의 선율이 환상적인 노래예요. 노래가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그 절정에서 끝이 나는데요.이 모습이 멸망을 맞이하는 소설의 모습과 비슷하다 느꼈습니다.


​ 본 포스팅은 한스미디어로부터 제품을 제공 받아 읽어본 후기입니다.

지금은 죽고 싶지 않아. 하지만 앞으로 열흘밖에 없어. 슬프고, 무섭고, 최악이지만, 그래도 나는 조금 괜찮게 변한 것 같아. 세상이 그대로였다면 오래 살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이런 마음은 모른 채로 죽었겠지.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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