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강남
주원규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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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JTBC에서 방영된 한 드라마가 우리나라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지상파 방송국이 아닌데도 최고 시청률을 23.8%나 이끌어내고,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예서 어머니, 감수하시겠습니까?' 등의 다양한 명대사를 남긴 이 작품은 바로 15세 이상 작품인 'SKY 캐슬' 이다.

'SKY 캐슬' 은 대한민국의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이라는 주거공간 안에 사는 서울의 명문가 부모들이 자신의 자식을 자신의 자식을 명문대에 보내기 위하여 보이는 처절한 욕망을 드러내는 드라마인데, 이 드라마가 풍자했던 내용을 오늘 내가 포스트로 작성할 [메이드 인 강남]이라는 책이 비슷하게 대한민국의 욕망과 뒤에서 드러나는 이기심을 풍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대한민국의 사람들에게 '강남' 의 이미지를 떠올려 보라고 한다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비슷하게 거의 '화려함', '부자' ,'명문가' ,'대한민국 상위 0.1%' ,'명문대' 등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화려하고 반짝반짝 빛나보이는, 엘리트들의 집합지라고도 할 수 있는 강남에서 비열하고 무정한 존재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내었다. 강남 중심가에 위치한 대규모 로펌 Y에서 특별관리 사건 전담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설계자' 김민규, 강남의 강력계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경위 조재명, 강남의 인기 바 콜걸이자 카르멘 호텔에서 일어났던 살인사건에 연관되어 있는 정혜주, 그리고 '검은 개들의 왕'이라는 닉네임을 지닌 엄철우가 그 주인공들인데, 이 책에서는 개장 예정이었던 초고급, 초고층 호텔인 강남 카르멘 호텔에서 10명의 남녀가 수많은 혈흔으로 덮힌 채 죽은 살인사건에서 10명의 피해자 중 가장 세상과 언론에 노출되어 있는 인기 아이돌 가수 '몽키' 가 실제 사인이 아닌, 다른 사인으로 위장되어 대중에게 진실을 은폐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이 네 명의 주인공들과 다른 등장인물의 얽히고 설키는 장면을 그려낸다.

민규는 이 순간 어떤 의미에서만큼은 감정의 동요를 격발시키고 싶다. 시체를 매만지고 있는 자신이 이 모든 과정을, 상상을 초월하는 인건비를 벌어들이는 근로자가 아닌, 윤리적 감각을 지닌 한 인간의 감각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하지만 그것은 부질없는 시도가 되어 부메랑처럼 민규에게 더 견고하고 딱딱한 죽은 감정으로 되돌아온다.   ------ 본문 59쪽 중 "

이 책을 쓰면서 작가가 가장 비판하고 풍자하고 싶었던 내용은 아마 자신의 재력과 권력, 위로 올라가는 데에 눈이 멀어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너무 무감각해져 버린 인간의 싸늘한 시선이 아니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시대가 발전하면서 삭막해져 버린 세상을 다시 예전처럼 인간미가 존재하고, 서로 조금 더 서로에게 시선을 주고 받는 세상으로 돌려놓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크게 들었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점은 스토리가 조금 산만하다고 느꼈고, 등장인물들의 배경이 조금 더 세세하게 드러났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주원규 작가의 독특한 필체가 돋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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