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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은 말한다
미미 구아르네리 지음, 박윤정 옮김, 이성재 감수 / 황금부엉이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북 다이제스트> ‘마음’바꿨더니 ‘심장’이 낫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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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2006-12-09 13: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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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구아르네리 지음, 박윤정 옮김 / 황금부엉이::) 이 책은 지금까지 우리가 심장에 대해 가져왔던 고정관념을 여지 없이 깨버린다. 산소와 결합된 혈액을 두뇌나 다른 기관들로 보 내는 일을 하는 심장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펌프에 불과하다는 생각은 더 이상 하지 않게 된다.
저자는 수십년간 의료현장에서 환자들을 치료해온, 미국 최고의 심장 전문의 중 한 명이다. 그런 이가 심장에 대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서양의학적 지식을 송두리째 엎어버리는 것이다.
예컨대, 서양의학적 관점에 따르면 심장이란 플라스틱으로 모형 을 만들 수도 있고, 심박동기로 통제할 수 있으며, 장기 기증자 의 심장을 이식받아 대체할 수 있는 기관에 불과하다. 하지만 저 자는 이런 시각만으론 심장이 완전히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고 강조한다.
“심장에는 적대감이나 스트레스, 우울 같은 감정들에 영향 받 는 정신적 측면이 있으며, 상실감에 미어지는 정서적 측면도 있 고, 고유의 신경계로 인체의 다른 부위들과 정보를 주고 받는 지 적인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특히 심장질환과 마음의 문제에 대해 집중한다. 자신에게 심장을 맡겼던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마음’이 심장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예를 들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경영인 ‘폴’은 심장마 비로 쓰러지고 나서야 자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 는다. 또 심장마비로 더 이상 일할 수 없게 된 ‘루스’는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털어낸 뒤 병을 극복하게 된다.
우울증으로 인한 심장질환으로 고통받던 ‘진’은 애완동물과 사 랑을 주고 받으면서 수술을 받아도 될 정도로 몸이 회복된다. 아 들을 잃은 슬픔에 고통받던 ‘켄’은 자식의 죽음을 마음 깊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되자 심장병에도 차도가 생긴다.
저자는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심장병이 생기게 된 마음의 근원을 찾아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치유책임을 깨닫는다.
저자가 건강한 심장을 위해 내놓은 지침은 ▲스트레스를 던져버 려라 ▲흉금을 터놓고 타인과 소통하라 ▲여자라고 방심하지 마 라 ▲화를 다스려라 ▲애완동물을 길러라 ▲감사하고 용서하라 ▲가슴을 열고 기도하라 ▲긍정적인 마음을 키워라 ▲이별의 슬픔 에 물꼬를 터주어라 등이다.
책은, 심장에 대한 의학적 지식을 전달해줄 뿐 아니라 생생하게 펼쳐지는 임상사례들을 통해 제대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 해서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저자의 경험이 녹아 있는 글은, 그 자체로 훌륭한 다큐멘터리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