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티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김미림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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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야책이라는 별명이 있다는데 정말 딱이다. 밤에건 낮에건 한번 읽기 시작하면 뒤가 궁금해서 멈출 수 없는 재밌는 책을 만났다.

갑자기 뿅 하고 '시즈쿠이 슈스케'의 신간이 출간되었다. 이 작가의 이전 책인 <범인에게 고한다>, <검찰 측 죄인>이 집에 있었긴 한데 고이 모셔 두기만 한 상태라 요 책 먼저 읽게 되었다. 그런데 와우~ 보는 내내 심장 쫄깃한게 딱 내 스타일이다.


재판관 '이사오'가 일가족 3명을 살해한 용의자 '다케우치' 사건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한다. 다케우치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후련한 마음으로 대학 교수를 하며 편하게 살던 어느 날, 옆집에 다케우치가 이사를 온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최선을 다해 모시는 아내 '히로에', 서른도 넘어 사법고시를 치겠다고 부모 집에 얹혀 사는 아들 '도시로'와 며느리 '유키미'. 이사오의 누나 '마키코'.

이런 이사오 가족에 스멀스멀 스미듯 들어오는 다케우치의 과한 행동들, 그리고 이사오 가족 주변에 생기는 기묘한 일들. 다케우치가 범인일까? 아니면 다케우치 본인이 천하 억울한 얼굴을 하며 말하듯 누명을 쓴 것일까.

이런 인간이 옆집에 산다면 진짜 소름 끼칠 것 같다. 너무 과한 친절도 그냥 받으면 이렇게 되려나. 무서운 세상ㅜㅜ

다케우치도 싫지만 이사오 부자도 한 몫 했다. 정말 부자가 어떻게 이렇게 똑같이 못미더운지. 아버지는 매사 회피만 하는 결정장애자에 아들은 사람 볼 줄 모르는 똥눈에 허세만 가득하다. 그 둘 때문에 아내들이 너무 힘들어보여 안쓰러웠다.

신념을 가지고 가장 알맞은 판정을 내렸다고 믿는 이사오가 집에서는 우유부단한 가장에 불효한 아들, 다케우치가 께름칙하면서도 내치지 못하는 무능력한 면을 가진 남자로 묘사되면서 과연 이 재판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알맞은 판정이 내려졌을까 의심이 들게 만든다.

집에서도 제대로 판단을 못 내리는 사람이 어떻게 죄의 유무를 정확하게 판결할 수 있을까. 자신에게 별 피해가 오지 않을 때는 무죄라고 판단하며 신념 운운하다가 결국 그 불씨가 자신에게 튀면 당황해 어쩔 줄 모른다.

한 번도 의심해보지 않던 사법제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흥미로운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 가독성 최고, 재미도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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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서 기다릴게
아야세 마루 지음, 이연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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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하늘하늘 날리는 요즘 같은 봄에 보면 너무나도 맘에 와닿을 것만 같은 표지. 일러스트 역시 일본사람이 한 것을 보고 역시 일본스럽구나, 하며 예전에 일본으로 여행갔을 때의 느낌이 떠올랐다.

아기자기한 것이 많은 일본. 도쿄 중심가를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고층빌딩조차 잘 찾아보기 힘든 곳이었다. 물건들도 모두 아기자기하고 소박하고 귀여운 것들이 많아서 그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내게 정말 구매욕구를 확 불러 일으켰었다.

그런 일본에서 고향이란 어떤 느낌일까.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산 중턱에 작은 목조 가정집이 있고 옆에는 온천수에서 나오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향긋한 향기 나는 그런 이미지. 내가 떠올린 일본의 시골 모습이다.

이 책에는 신칸센을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다섯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다섯 가지 이야기가 나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특별히 번개치듯 쾅하고 놀라운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책을 덮고 다시 생각해 보면 그게 내 얘기였구나 하며 생각이 많아진다.

각각 목향장미, 탱자 나무, 유채꽃, 백목련, 벚꽃을 배경 소재로 하여 이야기가 전개된다. 마치 그 꽃향기가 읽는 내내 나에게도 나는 것만 같다. 나이가 들수록 꽃이 이뻐 보인다더니 나도 점점 나이를 먹어가긴 하나보다. 아름다운 꽃들이 살랑살랑 봄바람에 흩날리면 사진으로 찍어 그 모습 담아두고 싶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책에 나오는 꽃들에 더 관심이 갔다.

책에 나오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은 내게도 일어날 수 있고 나도 느낄 수 있는 것들이라서 더 공감이 갔다. 할머니의 뜻밖의 사랑이 너무나 부럽고 후쿠시마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궁금하고, 나에게도 있었을 첫사랑이 그립다.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시 한 번 곱씹어 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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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잊지 마
미셸 뷔시 지음, 임명주 옮김 / 달콤한책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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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프랑스 스릴러 소설 작가 '미셸 뷔시'의 신간이다. 몽환적인 표지가 언뜻 보면 아름다워 보이지만 실상은 한 쪽 날개가 부서지는 나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책의 내용과 비슷해 보인다. 너무나 아름다운 여자가 산산이 부서질 수 밖에 없었던 소름 돋는 사건이 나온다.

이전 책 <내 손 놓지 마>보다 더 재밌는 것 같다. 한 청년이 아름다운 여자의 자살 현장을 목격한 이후부터 모든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정말 숨도 못 쉴 정도의 긴장감을 유지한 채 전개된다. 있던 사람이 없어지고 목격한 사건이 사라지고, 청년 본인조차 나중에는 이것이 허상인지 실상인지 구분을 못하게 된다. 청년은 목격자인가 살인자인가.


'자말'은 한쪽 다리에 의족을 하고 있는, 청소년재활센터 선생님이다. 장애인 최초로 유명한 달리기 시합에 나가 우승하기 위해 훈련을 하러간 해안가에서 절벽에 위태롭게 서 있는 아름다운 여자를 발견한다.

한 눈에 봐도 강간을 당한것 같은 이 여자는 자말에게 가까이 오지 말라며 뒷걸음질 치고, 자말은 여자의 자살을 막기 위해 해안가를 따라 올라오다가 발견한 빨간 스카프를 잡으라고 던져준다. 그러나 결국 여자는 스카프를 잡은 채 뛰어내리고 자말을 포함한 세 명의 사람이 이 광경을 목격한다.

목격자 진술을 하기 위해 찾아간 경찰서에서 의혹을 받으며 갑자기 용의자가 되어버린 자말. 그리고 자신의 억울함을 직접 풀기 위해 도망쳐 다니는 자말에게 매순간마다 10년 전 두 여자의 강간 살인사건 기사를 다룬 갈색봉투가 배달된다. 나머지 두 명의 목격자가 연기처럼 사라지고 모든 정황이 점점 자말을 범인으로 지목하는데.


자신이 끝까지 아니라고 믿어도 주변 모든 사람이 자신을 그렇게 몰아가면 언젠가 문득 진짜 난 그런 사람이 아닐까, 없던 일까지도 사실인 마냥 인정하게 되어버린다. 그만큼 여론몰이가 무섭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이 책에서의 자말은 그런 여론몰이의 희생양이었을까 아니면 기억상실증에 걸린 진범이었을까.

반전은 스릴러 소설의 묘미! 이 책에도 놀라운 반전이 있다. 난 추리, 스릴러 소설 그렇게 좋아하고 즐겨 읽어도 반전을 잘 못 맞힌다ㅜㅜ 이 책에서도 비록 범인이 누구인지는 몰랐지만 자살 사건의 전체적인 진상은 중반 이후 어렴풋이 눈치를 챘다. 그것만으로도 짜릿했다^^

두껍지만 글씨가 그렇게 촘촘하지 않고 가독성이 좋아서 술술 넘어간다. 초중반부터는 마치 공포소설처럼 뒷목이 서늘해 지는 것을 느꼈다. 뭐야 이 봉투는? 뭐지 사라진 목격자들은? 하나씩 하나씩 사라지는 공포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진상이 밝혀지면 약간은 허무하지만 이 소설은 공포소설이 아닌 스릴러소설이니까.

아.. 마지막 장면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안타깝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아무튼 씁쓸하다.

이 소설의 교훈은 딱 한가지.
아름다움에 현혹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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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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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 만나게 된 보노보노 이야기. 정말 내 마음을 이렇게나 알아주고 위로해 주는 에세이라니, 정말 오랜만에 힐링 실컷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보노보노.. 보노보노..
어디서 많이 들어는 본 만화인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거 보니 안 본 만화던지 아니면 아주 옛날에 봐서 다 잊었던지 둘 중 하나다.

그런데 어찌 이렇게나 매력적인 만화를 안 봤단 말인가. 봤는데 어릴 때는 크게 와닿지 않았을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만난 보노보노와 그의 친구들은 내 마음을 크게 움직였다.

내성적이지만 누군가에게 미움 받을것 같다는 걱정은 절대 하지 않는 '보노보노'.

보노보노의 곁에는 멋진 친구들이 많다.

언제나 제멋대로 괴롭히는 것 같지만 통찰력 있는 '너부리', 태만, 자유, 건강, 잠을 사랑하는 의젓한 고양이 '야옹이 형', 언제나 행복한 '프레리 독', 소심하지만 긍정적인 다람쥐 '포로리'. 나도 이런 친구들 갖고 싶다.


미움받을 용기.
보노보노와 그의 친구들의 인간과 똑같이 행동하고 감정 표현을 하지만 미움받을 걱정을 하지 않는다. 남이 나를 미워한다고 해서 버럭하고 몇날 며칠을 골머리 썩는 나로선 너무나 닮고 싶은 모습이다.
남이 나를 미워한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 없다. 나 좀 봐, 아무렇지도 않은걸 하고 나만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 나도 나야.
나는 왜 잘하는 게 없을까. 이 나이까지 이루어 놓은 게 뭐지? 고민 할 때 힘이 나는 한 마디. 그런 너도 너야.
내가 나를 인정하고, 완벽하지 않더라도 사랑해 줘야지.

엄마는 언제부터 엄마였을까.
엄마가 되고 보니 엄마의 마음 다 알겠더라~ 하는 식상한 말들. 그런데 그 식상한 말이 완전 정답이라는 거. 엄마가 되고 나니깐 나를 얼마나 힘들게 키웠을까 하는 미안한 맘이 확 몰려온다. 아무리 잘해드려도 모자랄 것 같다.

보노보노와 친구들이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 하나하나 주옥같이 내 감성을 건드렸다. 나도 상처 받은 말을 몇 년 동안이나 곱씹는 보노보노 못지 않은 무서운 소심쟁이이므로.

보노보노 만화를 구해서 읽어봐야겠다. 거기에는 더 많은 이야기들이 나를 기다리겠지.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김신회 에세이. 적극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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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잠든 숲 1 스토리콜렉터 5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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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넬레 노이하우스! 오래 기다려온 신간이 드디어 나오는군요~ 완전 기대됩니다. 역시 재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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