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곰인형 이야기
강전희 글.그림 / 진선아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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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라고는 달랑 6줄이 전부인 그림책

그것도 한 페이지에 세 줄씩~ 두 페이지.

글이 주는 감동보다는 그림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그림책 <어느 곰인형 이야기>

어린 아이들만 보는 그림책이 아니라 그림책을 보면서 어린 시절 누구나 하나즈음 가지고 있었을 법한 곰인형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책이다.

 

민이네가 이사가면서 남겨진 버려진 곰인형

골목길에 쓰레기들과 남겨져 떠나가는 트럭뒤를 왠지 쓸쓸하게 바라보는 듯한 곰인형

비가 오면 비를 맞고 아이들이 돌을 던지면 돌을 맞고 지나가던 개가 오줌을 싸도 피할 수 없는 신세..

점점 지저분해져 가던 곰인형

 

그러던 어느날 골목길에서 사라졌다.

누군가 데려간 걸까?

책 속에서 골목길에 버려진 곰인형을 유심히 보던 엄마손을 잡고 가던 꼬마의 뒷모습이 떠오른다.

 

마지막 장에는 환한 골목 풍경이 그려져있는데 어떤 집 옥상이 눈에 띈다.

그림책 표지뒤에 깨끗하게 빨린 채 널려있는 곰인형이 보인다.

그 인형이겠지?

 <어느 곰인형 이야기> 글 대신 그림을 채운 책에서 나름의 이야기를 상상해본다.

 

곰인형도 누군가에게 한 때는 소중한 것이었을 터인데... 어느 순간 주인에게서 버려지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세월이 흐르면서 소중한 것에 대한 의미는 점점 퇴색하며 멀어져 가며 잊혀지고 결국에는 버려지는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참 쓸쓸하다.

나는 인형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장난감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우리집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인형과 장난감은 다 동생네나 어린이집으로 입양을 보냈다.

선물로 받았던 내가 사주었던 간에 아이의 추억이 깃들어있기도 하고 버리기엔 너무나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필요한 곳으로 보냈었다.

다른 곳에서 인형이나 장난감들이 내 아이가 느꼈던 그런 느낌을 다른 아이들에게도 주리라 생각하며 말이다.

길 위에 남겨졌던 민이의 곰인형도 아마 깨끗하게 세탁되어 어느 집 아이의 소중한 품에서 또 다른 추억을 쌓고 있으리라 생각해본다.

소유와 책임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하는 그런 그림책 <어느 곰인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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