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 어느 은둔자의 고백
리즈 무어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가을이 깊어가니 자꾸 쓸쓸한 생각이 든다.

을씨년스럽기도 하거니와 마음이 추워 더 그러한 것은 아닌지.

깊어가는 가을 가을색을 한 한 권의 책을 만났다. 무게.... 음..weight인가?했더니 heft

단순한 물리적 양인 무게가 아니군.. 도대체 무엇의 무게일까? 삶의 무게? 인생의 커다란 짐? 혼자만의 추측을 하다보니 머리말에서 작가가 무척 제목에 대해 고심한 이야기를 보고 독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길 원했는지 알게되었다.

 

무게는 1인칭으로 기술한 소설이다.

200kg이 넘는 전직 대학교수 아서 오프와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켈 켈러의 목소리가 번갈아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둘은 공통점이 없는 듯 하면서도  이들을 연결하는 연결고리로 켈 켈러의 어머니 샬린 터너가 나온다.

그녀는 열아홉에 아서의 강의를 듣는 야간 대학생으로 그를 만나고 그를 좋아하게 되지만 떠난다. 아서와의 지속적인 편지를 통해 인연의 끈을 이어간다.

아서는 그녀와의 만남이 끊어지자 대학교수도 그만두고 아버지가 넣어주는 신탁으로 아버지의 집에서 10년 넘게 은둔하며 생활한다.

자신의 거대한 몸이 싫고 타인의 시선이 싫어 집으로 숨어버린 것이다. 그런 그가 샬린에게서 온 한 통의 전화로 그의 삶은 조금씩 변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보니 작가가  왜 heft를 제목으로 썼는지 이해가 간다.

책 속에 등장하는 아서, 켈, 샬린 그리고 미혼모 청소부 욜란다까지... 그들은 외로움이라는 커다란 짐을 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아서, 어릴 적 아버지가 떠나고 아버질 그리며 살아가는 켈, 도시인의 세련됨과 똑똑한 사람을 동경하는 샬린, 어린 나이에 미혼모가 되어 부모로부터 외면당한 욜란다..

그러나 그 짐이 결국엔 서로가 서로를 보듬는 것으로, 하나의 가족으로 연결지어지는 고리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어 참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리즈 무어의 담담한 서술이 오히려 더 담백해 결코 가볍지 않고 무겁지 않게 그들의 나레이션을 듣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소설이다.  중간중간에 아서와 샬린의 편지들이 들어가 있어 소설 속 인물들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하게 한다.

옮긴이의 말에서처럼 아서와 샬린이 서로 그리워하며 연정을 품는 것 말고 지독한 외로움을 느낀 사람들끼리 같이 살았더라면 오히려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뭐 그랬더라면 이 소설이 탄생하지는 않았겠지만...

아버지가 있어도 아버질 원망하며 산 아서와 떠난 아버지를 끊임없이 그리워하며 주변 남자의 모습에서 아버지를 생각하는 켈...

서로 피를 나눈 가족은 아니어도 색다른 의미의 가족으로 더 좋은 관계가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아서와 율란다 그리고 켈.

해피엔딩을 예고하는 열린 결말이 더 맘에 든다. 내 맘대로 아서와 켈이 끝까지 서로에게 아버지와 아들이 되어주길 바라며, 율란다 역시 아서와 살면서 부녀의 정을 돈독히하며 살았음 하는 책 뒷이야기를 상상해본다. 아서와 켈 그리고 율란다 옆에서 뛰어노는 작은 공주님까지도 생각해보며~~~  내 삶의 무게도 한번 생각해본다. 아마도 내 옆에 나의 가족의 없다면 아서나 샬린처럼 나도 은둔형 외톨이로 살았을까?? 뭐 극단적으로 그렇게까지는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나의 고단함의 무게를 나눠주는 가족이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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