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 ㅣ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3년 2월
평점 :
나는 동물을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희안하게 내 손아래에서 콩닥콩닥 가슴이 뛰고 숨쉬고 있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털이 북실북실한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 몸 하나도 건사하기 힘들고 아이 한 명도 버거운 내가 또다른 생명체를 책임질 수 있을지 확신이 안서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진심으로 그들을 사랑하고 가족으로 대하는 사람들을 볼 때는 경외심이 생길 정도이다.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 비해 아들은 외동이라 그런지 동물을 무지 좋아한다.
곤충도 좋아하고 기타 다른 동물들도 좋아한다. 그래서 키우려고 하는데... 작은 곤충이든 물고기든 어쨋든 생명이 있는 아이들이 우리집에 오면 결국엔 내 차지가 되어버려 극도로 내가 꺼린다.
그런데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 개를 보다 보니 이런 내 생각이 약간은 유연해졌다.
음...나중에 내가 동물들과 살 공간이 있는 집에 산다면 같이 살아도 좋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13/03/15/23/kyoung8932_7819271809.jpg)
이 책의 작가는 그래픽디자이너라고 한다. 그러면서 네이버에 웹툰을 그렸는데 그게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 개..
웹툰을 즐겨보지 않는 나는 그녀의 작품을 보지 못했다. 이 책이 처음으로 접하는 작품이다. 하필 마지막 이야기를 처음 접하다니...
그러나 글과 그림을 보니 그녀의 따뜻함이 눈으로도 보인다.
작가와 17년을 산 늙은 푸들 낭낙이와 눈이 잘 안보이는 고양이 순대, 그리고 잠시 같이 사는 뾰롱이의 이야기.
아~ 오랫동안 같이 살다보니 낭낙이의 언니로 순대의 엄마로...작가가 느끼는 감정이 저렇구나. 저런 생각을 가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상을 너무나도 편안하게 그리고 있다.
요즘은 길에 보면 고양이들로 넘쳐나고 버려진 개들도 무척 많은데... 그들을 볼 때마다 저들을 키웠던 주인은 무슨 생각으로 키웠을까? 저 아이들은 왜 거리로 나오게 되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나는 이런 책임지지 못하는 것이 겁이 나서... 그리고 아이에게 자신의 동물을 잃는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서 키우는 것이 주저되는데..
저자는 나중에 자신의 아이가 생기면 부모님이 자신에게 했듯이 책임감을 지워주려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동물을 키우는 모든 이들이 작가와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난 그림에서 왜 순대의 눈이 공허하게 비어있었는지..약간은 섬뜩함 마져 느껴졌었는데.. 그게 순대의 눈이 잘 안보여서 아파서 그런거 였다니.. 그런 순대가 안쓰러워보인다.
순대와 낭낙이에 대한 작가의 사랑이 고스란히 들어나는 책이어서 이런 웹툰이라면 요즘 웹툰에 빠지기 시작한 아들에게는 권해주고 싶다.
읽으면서 낭낙이가 혹시라도 작가의 곁을 떠났나?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 나오긴 했지만 작가가 3권을 마칠 때까지 낭낙이도 건강하고 순대도 잘 지낸다니 안심이 된다.
나와 함께 사는 동물은 아니지만 글만 읽어도 가슴 먹먹함이 느껴진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13/03/15/23/kyoung8932_8147115062.jpg)
예민하지 않아 개같지 않은 개 낭낙이.. 뾰롱이와 너무나도 사이좋은 고양이 순대..
오래도록 작가님과 더 편안하게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모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분들이 작가님같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다시금 해본다.
인간만이 생명을 가진 존엄한 존재가 아니라... 모든 생명이 있는 생명체가 존엄한 존재임을 알게 해준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