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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무기력이다 - 인지심리학자가 10년 이상의 체험 끝에 완성한 인생 독소 처방
박경숙 지음 / 와이즈베리 / 2013년 2월
평점 :
나는 예전부터 내가 잘 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특별히 다른 걸 잘못하지도 않으면서 어떤 것을 다른 것보다 특별히 잘하면 그것을 집중적으로 파는 경향이...그리고 약간의 흥미가 없거나 학교다닐 때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거나 함 지레 포기를 했었다.
대학때도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유일하게 학점이 안좋은 과목이 영어, 프랑스어.. 어쩌다 어학은...ㅋ
무튼 그래서 지금도 아이들의 영어를 봐 줄 때면 소극적이 되고 아이 아빠에게 넘기기가 일수다.
그때는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단지 그런 방면에 흥미가 없다고 스스로 단정짓고 자기 자신을 위로하며 시도조차도 안했던 것 같다.
그대신에 다른 걸 잘 한다고 위안을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도 학습된 무기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스스로가 만든 무기력이란 덫에 걸려서 말이다.
무기력을 잘 일으키는 두 가지 성격 유형 중에 아마도 난 강박성 성격이었나 보다. 하긴 학창시절엔 완벽한 걸 좋아했다. 잘하려면 남들보다 잘해야하는 성격이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남들보다 잘 못하는 것엔 아예 시도조차 안했다.
이런 무기력증이 나의 전체적인 삶에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지만 안전 제일주의를 좋아하는 나로써는 ㅎㅎ 새로운 시도를 제대로 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것이 지금에 와서는 제일 후회스럽다.
대학원 진학때도 그렇고, 좀더 좋은 학교로의 진학을 스스로 막았고, 들어가서도 연구소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난 선생님이 될꺼야라는 말로 포기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임용시험은 너무 경쟁률이 쎄다라는 이유로 또 포기를..
유독 자신없어 하는 부분에서 인생의 결정적인 부분에서 나태함을 보였음을 이 책을 통해 아주 적나라하게 알게 되어버렸다.
이 책은 인지과학자인 저자가 무기력에 빠져 자살의 충동까지 느껴보고 그속에서 빠져나오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자신의 체험과 함께 심리학적인 이론과 실험결과까지 이야기하며 무기력의 원인과 증상 그리고 거기서 탈출하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있다.
아주 세세하게 그리고 사례까지 들어가며 말이다.
그렇다고 어렵게 쓰여진 책이 아니라 참 맘에 든다.
읽으면서 스스로가 무기력 상태인지 아닌지 점검을 해볼 수도 있고(여러가지 테스트지가 있다) 그런 상태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는지... 그러나 그 탈출이 굉장히 힘듦을 강조하며 그런 힘듦이 없이는 절대 무기력이란 사막을 건널 수도 없으며 자발성을 회복할 수도 없음을 말해준다.
마지막 파트에 나와있는 자발성 회복방법.
인지, 정서, 동기, 행동의 4가지 엔진이 잘 돌아가도록 나 스스로를 통제하며 노력하며 실천하도록 말이다.
현재 나는 내 삶에 어느정도 만족하며 이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고 있다. 그러나 '내가 무기력한가?' 라는 질문에 대해선 의문스러워 책 속의 질문지에 스스로 체크를 해보게 된다. 뭐 결과야 나같이 놀기좋아하는 여자가 무기력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사자 마냥 새롭게 도전하며 살고 있지도 않는 것 같다. 그 무기력한 부분을 그냥 덮어두고 지나지 않았나, 아예 건드리지도 않았던 것 같다.
나는 내 삶에 안분지족하며 살지만 아이는 또 이렇게 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일부분을 읽어주었다. 특히나 마지막부분의 자발성 회복방법과 마음 유지법을..
아이는 자신에 대한 반성은 너무나도 잘한다. 그러나 실천에 있어 아직 극복하는 법, 수련하는 자세가 안되어있다고한 할까? 그래서 아이가 자꾸 흔들려 주저앉으려고 할 때 말해주리라..
마음가짐이 절반이다.
숙달에는 고통이 따른다.
매일 수련하면 결국엔 숙련이 따라온다.
고통없이는 성공도 숙련도 없음을.. 그리고 그것은 즐기는 것을 따르지 못한다는 것을.. 어차피 하는 일이라면 즐기는 일로 만들어 버리라고..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음을... 행동이 따르지 않는 목표는 결국엔 허황된 목표일 뿐임을 말이다.
아무 것도 하고픈 일이 없는 사람, 나는 왜 이런 삶을 살고 있는지 회의가 드는 사람, 왜 이런 일을 해야하나 한탄하고 있는 사람 등등 자신의 삶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또한 부모들이 보고 아이에게 마음 작동법에 대해 코칭할 때 참고해도 아주 그만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