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 공지영 앤솔로지
공지영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가을, 책읽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선선한 바람과 함께 발끝에 나뒹구는 나뭇잎들을 보면... 벤치에 앉아 한가로이 책을 읽고 싶어져요.

날이 추워 야외의 벤치까지는 아니지만 식탁앞에 앉아 나만의 커피를 한 잔 들고 책을 보는 오전시간이 행복합니다.

이 좋은 계절에 공지영 작가의 신작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를 만났네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들중 한 분이신데..

작가님이 자신을 있게 해준 작품들에서 작가님이 고른 글들로 자신에게 선물하는 책 그리고 독자에세 들려주는 삶과 사랑의 말들을 담은 선집이네요.

 

학창시절 꿈 저는 시간이 있었는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쉬는 시간이나 집에서 틈틈히  책을 읽다가 좋은 글귀나 마음에 드는 시를 적어두었었는데... 작가님의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를 보니 그 공책이 갑자기 생각나 꺼내봅니다.

맘에 드는 작가의 글을 보면 전문을 다 써놓은 적도 있고 작가의 말에서 맘에 드는 구절을 옮겨 놓은 것도 있고 그러네요.

제가 저 안에 썼던 책들을 다 보긴 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그때는 맘에 드는 시들만 모아서 옮겨적어 나만의 시집을 만들어 선물하기도 했었는데..

작가님의 책 때문에 저도 제 추억의 한자락을 꺼내봅니다.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를 읽어 내려가다보니 읽었던 작품 속의 글들을 만나면 왜 그리 반가운지...

제 맘에도 많이 와닿고 좋다라고 느끼던 글들이 나오는 걸 보면 작가님이 좋았던 글이나 기억에 남는 글들이 우리들에게도 좋았던 글인가봐요.

책을 보면서 또한 작가님의 일상도 엿볼 수가 있어요.

살고 계신 집에서 보는 창 밖의 풍경

작가님의 서재

작가님의 일상의 부분 부분들이 찍힌 사진들..

 

읽다가 바로 발견한

07 당신의 길(p 16)

인생의 길을 올바로 가고 있는지 알아보는 방법이 있는데

그건 이 세가지를 질문하면 된다는 거야.

 

내가 원하는 길인가?

남들도 그게 너의 길이라고 하나?

마지막으로 운명도 그것이 당신의 길이라고 하는가?

 

내가 가고 있는 지금의 이 길을 다시 되돌아보고 앞으로 가야할 길이 과연 맞는지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과연 내가 의도하던 대로 가고 있는지.. 그게 과연 옳은 길인지..

옳고 그르고를 떠나 이정표를 잃어버리고 무작정가고 있는 건 아닌지..

 

총 365개의 글들로 되어있어요.

우리가 아는 작가님의 작품에서 뽑아낸 글들..

읽었던 작품의 글귀들은 반가움에~

접하지 못했던 작품서 나온 글은 읽고 나면 궁금증이 생깁니다.

아마도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작가님의 작품을 찾아 읽어야할 듯 합니다.

 

이 책의 제목 <사랑은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것이다>는 작가님의 두 번째 산문집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에서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사랑이란 글에서 가지고 온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는 p11에 있네요..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사랑을 해보겠다고...

솔직히 사랑을 하면서 시작부터 상처받을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는 듯 합니다.

사랑을 하다보니 상처를 받겠지요. 그렇지만 그 상처마저도 사랑이라 생각하고 감수하는 것은 아닐지..

 

그에 반해 p 77의 아래 글 <사랑을 모르는 채로>는 상처받고 무참히 끝나는 사랑은 하고 싶지 않다는 진짜 솔직한 감정을  써내려가서 더 공감이 갑니다. 사랑이 무참히 끝난다면 그 사랑을 시작도 안하겠노라는 말..

아마도 사랑의 상처가 큰 사람들은 공감이 갈꺼란 생각이 듭니다.

작가님의 글 365개...

매일 매일 하나씩 읽고 가슴에 담아도 좋을 듯 해요.

단번에 읽어 내려가도 좋지만 좋은 글들만 모아놓아서 아침마다 한 개씩 읽고 외워버리고 싶네요...

 

책 속의 사진을 보다보니 저도 문득 그리워집니다.

대학시절 친구들이 그립습니다.

흑백사진은 아닐지라도 친구들과 공강시간에 실험실 밖에서 같이 모여 수다도 떨고 밥도 먹고 저런 비슷한 포즈로 사진도 찍었던 기억을... 

 

247 그리움(p 276)

세월이라는 것이 꼭 조흥ㄴ 것인지 아직은 잘 알 수가 없지만 그래도

그렇게 오래도록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라는 것만큼 순수한 감정이

있을까,하고 싶은 생각해 왔더랬습니다.

그리움이라는 수줍고 순수한 단어

 

귀뚜라미 소리 깊어가는 이 가을..

허전한 마음 한구석을 채워줄 공지영 앤솔로지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만나서 반가웠어요.

좋은 글과 더불어 나의 지난 삶의 길도 돌아보고 제 추억의 한자락도 꺼내보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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