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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의 소통일기 - 내 아이의 마음을 알아가는 따뜻한 여행
권귀헌 지음 / 심야책방 / 2019년 10월
평점 :
<부모와 아이의 소통일기>

아이의 글쓰기 습관도 들게 하고, 쓰기 능력도 키워주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시도를 많이 했었어요.
책 읽고, 한 줄쓰기도 해보고, 공부한 내용을 만화로 표현해보기도 해 보았지요.
처음 시작할 때는 새로운 걸 하니까 아이가 흥미를 보였는데, 문제는 끈기가 부족한 거더라고요.
처음 몇 장만 사용한 공책이 계속 쌓여갑니다 ㅜ
<부모와 아이의 소통일기>는 저의 이런 고민과 시행착오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책입니다.
하루 5분, 부모와 아이가 함께 놀면서 쓰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첫 일기장
아이 혼자 쓰라고 하면 숙제가 되어 버리지만, 엄마와 혹은 아빠와 함께 하는 일기라면 힘들지 않게 습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게다가 아이와 부모가 함께 쓰는 일기는 서로 간의 생각을 확인하고, 나눌 수 있어서 상호작용을 전제로 하는 글쓰기가 가능해집니다.
글을 써야 하는 이유, 무엇을 써야 하는지?, 글쓰는 아이들이 다른점을 살펴본 후, 책의 구성과 활용법을 보실 수 있습니다.
책의 활용법 1. 엄마, 아빠가 먼저 시범을 보이세요.
2. 충분히 설명해 주세요.
3. 마음대로 쓰세요.
4. 차례대로 답하지 않아도 됩니다.
5. 간식을 준비하세요.
'아이의 글' 아래에 '부모의 글' 란이 있긴 하지만 부모님이 먼저 쓰면서 모범을 보이라는 말씀인 것 같아요.
아이들은 부모와 무언가를 함께 한다는 사실 자체를 기쁨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설령 글쓰기에 관심없거나 싫어하는 아이들일지라도 부모님이 먼저 관심을 보이면, 쉽게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을 거에요.
순서대로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마음에 드네요. 다만 그 날의 질문을 작성하고 나서는 날짜를 적어놓는 건 잊지 말아야 하겠죠.
아이들은 한창 자라는 나이라 먹는 걸 좋아합니다. 일기를 쓰는 동안 좋아하는 간식거리를 즐길 수 있다면 함께 쓰는 일기가 아이 머릿속에 긍정적인 경험으로 남을 게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글쓰기 전문가 권귀헌 선생님이 뽑아 놓은 질문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부모와 아이의 소통일기>에는 무려 216개의 질문과 24개의 글놀이가 수록되어 있는데요.
먹은 음식 표현해보기, 비가 오는 날 묘사하기 등의 글감은 오감을 열고 일상을 관찰해서 풍부한 글쓰기를 시도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음식 표현을 하면서 아이들이 쉽게 쓰기 쉬운 '맛있다', 와 '맛없다' 같은 표현은 배제하고, 최대한 다양한 표현을 생각하게 함으로써 아이들이 무심코 사용하는 상투적인 표현을 버리고, 좀 더 진솔하고 매력적인 글쓰기가 가능해지도록 돕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상상 글쓰기'도 도전해 보도록 하고 있는데요.
매번 일상의 경험만 표현해 보는 건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200개가 넘는 질문 패턴이 모두 동일하다면 금새 일기장을 멀리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자는 정말 기발하고, 신나는 상상의 세계가 머릿속에 펼쳐질 만한 질문들을 준비해 놓고 있네요.
200개나 되는 풍선을 든 아이가 하늘로 떠오르기 시작했다면 그 다음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본 것을 전부 기억하게 되는 천재 두뇌를 가지면? 이라는 가정들.
한번쯤 해본 상상일 수도 있고, 아니면 난생 처음 접한 물음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언제 우리가 이런 질문들을 곰곰히 생각 하고, 또 재미있는 생각들을 글로 담아낼 수 있을까요?
아이는 물론이고 많은 세월을 살아온 부모님들에게도 아주 유쾌한 시간이 될 수 있을 거에요.
그리고 글놀이 입니다. 매 단계의 끝 부분에는 말과 글을 가지고 재미있게 놀이를 해 볼 수 있는 페이지가 준비되어 있어요.
게임형식인데다가 인원수 제한도 없고, 규칙도 어렵지 않아 식구들이 둘, 셋 이상 모이면 바로 시작할 수 있어요.
울 집 식구들이 도전해본 글놀이는 초성 게임 글자버전인데요.
자음을 적은 종이를 뽑아 초성에 맞는 단어를 말하는 거에요.
자음 12개 휘리릭 포스트잇에 적어서 손수건 밑에 숨겨놓았어요.
그리고 원하는 사람이 뽑고, 나온 자음에 맞는 단어 말하기........

처음엔 두 단어로 시작하다가 익숙해지자 단어 수도 늘리고 단어를 '음식', 이라든가 '인물'로 한정해서 하니 더 재미있더라고요.
책에 나온 게임 룰에 아이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더한거에요.
아이들이 자음을 보고 연상되는 단어를 생각하고, 또 엉터리같은 단어를 말했을 때 한 바탕 웃기도 하고, 이미 답을 맞춘 사람이 여유있게 힌트를 주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비싼 교구나 놀잇감 없이도 즐거울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어요.
책 띠에 "서로가 나눌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되면서요.
부모와 아이가 안정적인 유대감을 가지는 일은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격려와 지지'의 분위기 속에서 사랑을 느끼는 아이는 학습적인 부분은 물론 인성까지도 키워나가게 되니까요.
사춘기 이전에 이 책을 만나게 되어서 참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어요.
요즘 아이가 집에 돌아와 처음 건네는 말이 "엄마 일기 썼어?" 입니다.
엄마가 무슨 이야기를 써놓았는지도 궁금하고, 또 함께 나눌 이야기와 시간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겠죠.
힘들이지 않고도,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아이와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따뜻한 여행'을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