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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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삼킨 소년 저자 트렌트 돌턴 장편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가
언급되어 소개되어 있는 이 소설은
제제와 그랬듯 이 소설의 주인공 엘리와
한 번 더 성장할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처음 만난 이 책의 첫인상은
600페이지가 넘는 벽돌 책의 위엄이 상당하다는 것..
덕분에 읽을 때 팔이 좀 아팠지만..
엘리와의 여정은 뜻깊은
독서의 시간이었다고 먼저 말하고 싶다.


저자 트렌트 돌턴의 첫 데뷔작이기도 한 이 자전적 소설은
전 세계 34개국에 판권 계약이 되었다고 한다.
호주에서도 4개의 문학상을 최초로 석권한 만큼
영향력 있는 작가의 등장이다.


주인공은 범죄 기사를 쓰는 기자를 꿈꾸는 엘리,
열두 살 소년 엘리는 어딘가 조금 독특한 가족구성을 이루고 있다.
마약에 빠진 엄마와
책 읽는 걸 좋아하지만 술 마시는 것 밖엔 없는 친아빠와
말을 하지 않고 허공에다가 손짓으로 글을 쓰는 형이 있다.
현재는 엄마를 마약에 빠지게 하고
다시 구출해 준 새아빠도 있다.


그리고 엘리의 주위엔 첫 장면부터 등장하는 탈옥 왕이자
엘리의 베이비시터인 슬림 할리데이 할아버지까지 있다.
거의 이웃 할아버지가 엘리를 성장하게 이끈다고 보면 된다.


마약이나 술 그리고 교도소에 다녀온 주위의 사람들을 보자니
열두 살 소년에게 주변 환경이 너무 안 좋은 거 아닌가라고 생각 들지만,
엘리와 함께 성장한다는 이야기이니
의심을 하진 않았지만..
상황은 점점 극으로 변하는 걸 보자니
엘리가 너무 안타깝고도 한편으론 응원하게 되는 묘한 책이다.


마약상에 엮여 손가락이 잘리기도 하고
엄마가 교도소로 들어가기도 하고
너무 부정적인 글이 아닌가 싶다가도
분명히 무언가.. 깊은 뜻을 주진 않을까
참을성 있게 읽다 보면 어느새 이 책의 결말이 온다.


"인간은 네가 생각지도 못한 짓까지
저지를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잊지 마."


p112



상황이 안 좋든 어느 환경이든
주위의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엘리의 존재는 특별하다.
그리고 그 사랑 속에서 엘리는 성장하면서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이
이 책엔 엘리의 시선으로 따뜻하게 담겨있었다.



생각했던것보다 조금 투박해서
순수하고 맑은 느낌의 소설은 아니었지만은
흥미롭게 읽었던 소설이었다.



자신만의 길을 향해 걸어가는
이 세상의 또 다른 엘리를 응원하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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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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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장편소설,


처음 읽는 저자의 소설이었다.
제목도 표지도 미스터리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책,


저자의 이력이 독특하다.

주부, 승려, 회사 경영자의 이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처음 집필한 소설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으로
제5회 호러 서스펜스 대상을 수상했고
2011년에 발표한 미스터리 소설 <유리고코로>는
제14회 오야부 하루히코 대상을 수상하며
누마타 마호카루 붐을 일으켰다고 한다.
2017년에는 <유리고코로> 소설 원작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한다.


어떤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았을지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이 책의 주인공은 애견카페를 운영하는 료스케이다.
료스케는 어느 날 불행이 갑자기 시작되었다.
사랑하는 연인 지에가 갑자기 사라지고
아버지는 췌장암 말기로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고
어머니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안 좋은 일이라곤 갑자기 다 일어난 료스케는
어느 날 아버지의 서재에서 이상한 물건을 발견하게 된다.

"일단 표지에 1이라고 적힌 노트를 골라 읽기 시작했다.
'유리고코로' 라는 제목 같은 게 쓰여있다.
의미는 모르겠다."


P20


아버지의 서재에서는 낡은 핸드백과 머리카락 그리고
갈색 봉투 안에 노트 몇 권이 들어있었다.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가방 안을 뒤지던 료스케는
노트네 권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야기의 시점은 수기 노트의 주인으로 바뀐다.


수기 노트의 시작은 놀랍게도 본인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점,
그리고 살인의 눈을 뜨게 된 이야기가 있었다.
료스케는 이 노트는 대체 누가 썼으며
왜 아버지의 서재에 있는지 추리하기 시작하고
아버지 몰래 읽으려고 동생 요헤이에게 이야기를 전하게 된다.



료스케는 어렸을 적 4살 때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했을 때
엄마가 뒤바뀌었다는 느낌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것이 이 살인 수기 노트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아버지가 집을 비웠을 때 동생 도움을 받아
나머지 살인 수기도 읽게 된다.


수기에는 요리고코로란 안식처라는
유리 도코로라는 일본어의 발음을 잘못 알아들었다는 것과
살인으로 본인의 안식을 찾는다는 이야기가 적혀있었고
살인에 대한 더욱더 충격적인 이야기가 실려있었다.


나중에는 료스케의 아버지가
수기 노트를 읽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료스케에게 모든 걸 설명하기 시작한다.
한편, 애견카페에서 일하는 직원 호소야의 도움으로
지에를 찾을 수 있었고 료스케는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지에를 지키려고 하는데,,
과연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 책 속에서 확인해 보길 바란다.


이 책이 흥미로웠던 점은 현실과 수기 노트로 시선이 바뀐다는 것,
그리고 읽다 보면 어느 쪽은 지루해지기 마련인데
둘의 강약 조절을 완벽하게 해둔 느낌이어서
둘 다 속도감 있게 읽게 되었다.
무엇보다 허를 찌른 건..
반전을 상상하지도 못했던 부분이라
읽다가 헉 소리가 절로 났었다.
반전 소설이라는 설명이 없어서 그런지
반전이 맞는 건지? 전개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수기 노트를 읽으면서 살인은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태어나서 자란 한 인생을 보자니 너무나 안쓰러웠다.
평생 '유리고코로'를 고민하고 찾아가던 한 여성의 삶을
솔직하게 들여다보면서 나의 안식처는 무엇일지
고민해 보게 만들기도 했다.


왜 뒤늦게 누마타 붐이 일어났는지 알 것 같았다.
너무나 흥미롭고 재밌어서 하루 만에 다 읽어버린 소설,
300페이지 넘는 적당한 분량에
내용도 어렵지 않아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가족 간의 사랑의 역사, 증오는 어디에도 없구나."



P299


정당화할 수 없는 살인자의 수기,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의 가족이기도 한 살인자의 이야기
유리 고코로를 적극 추천하며 서평을 마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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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환야 1~2 - 전2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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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야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장편소설,


이 소설은 1편 2편 두 권 나눠져있는 소설이다.
둘 다 400페이지 이상으로 긴 호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생각보다 두 편을 읽은 기분은 들지 않는다.
어디에 3편도 있을 것만 같은 읽을수록 속도감이 붙는 소설책이었다.
하루에 한 권씩만 읽어도 이틀이면 충분한 소설이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라면
묻지도 않고 바로 읽어보는 편이다.
재미가 있든 없든 저자만의 소설은
참으로 독자를 끌어당기는 강한 힘이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아마 이제는 대부분이 저자의 이름만으로 읽는 것 같다.


저자의 대표작으로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등 수많은 책을 말할 수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인 만큼
모든 책이 다 대표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중에 필자는 <나미야의 잡화점의 기적> 을 제일 좋아한다.
가장 처음 접한 저자의 소설이기도 하면서
충격을 받았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 소설책에 빠진 계기도 있었다.


필자는 백야행을 읽어보지 못했다.
영화로 먼저 접하면 소설에 집중이 안 돼서인데,
아쉽게도 영화로 먼저 접한 게 백야행이기에 안 읽고 있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환야> 가 <백야행>의
후속편이라고들 많이 얘기한다고 한다.
저자는 아니라고 했지만,
나도 영화로만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구조와 전개 캐릭터들이 겹쳐 보였다.


그래도
비슷해도 달라도 재밌는 건 정말 어쩔 수가 없다.


주인공은 마샤야.

첫 장면은 마사야의 아버지의 장례식이다.
금속공장을 운영하던 아버지의 사업이 힘들어져
결국 마사야의 아버지는 자살을 하고
몇 없는 사람들과 함께 공장에서
조촐하게 장례식을 올리고 있는 모습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그리고 아버지의 장례식장에 나타난 고모부가
곧 생명보험금을 받지 않냐며
전에 빌려 간 돈을 갚으라고 차용증을 내밀며 마사야에게 얘기를 한다.


그날 새벽,

갑자기 벽이 휘기 시작하면서
대지진이 일어나게 된다.
(갑자기 일어난 지진에 어리둥절..)
모든 게 폐허가 되고 건물들이 다 망가진 모습을 보던 마사야는
돌 틈에 살아있는 고모부를 보고 홧김에 아니 충동적으로
고모부 머리를 내리치게 되고 차용증을 꺼내고 죽이게 된다.
마사야가 뒤돌았을 때 그 모습을 바라본 한 여자가 있었는데,
바로 이 여성이 또 다른 주인공 미후유이다.


마사야와 미후유는 그렇게 강렬한 첫 만남을 시작으로
지진의 피해자로 만나 서로를 의지하면서
도쿄로 함께 떠나게 된다.


도쿄에서 마사야는 공업소에 자리 잡아 일하고
미후유는 '하나야'라는 보석 판매점에서 일을 시작했다.
마사야의 공업소는 미후유덕분에 일하게 되었으며
가끔씩 미후유는 마사야의 집에 찾아왔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야. 마사야가 만들어 준 작품 하나하나가
언젠가는 우리를 지탱해 줄 거야."


환야 1 p319


그렇게 지내면서 미후유는 더 강력한 무언가를 항상 갈망했다.
성공, 부, 아름다움 모든 것을 얻기 위해
항상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마사야는 우리를 위해서라는 미후유의 말을 믿고
그녀를 사랑했다.


대지진 속에서 부모를 잃고 서로 살아남아
서로에게 힘이 되면서 미후유는 마사야를 마사야는 미후유를 위해
서로가 서로를 위해 살아갔고
점점 미후유는 더 높은 곳으로 향해 올라갔고
더 높은 곳으로 가면서 불필요한 주위의 사람들과 방해물들은
마사야가 처리했다.


"우리는 밤길을 걸을 수 밖에 없어.
설사 주위가 낮처럼 밝다해도 그건 진짜낮이 아니야.
그런 건 이제 단념해야 해."


환야 2 p286



하지만, 마사야는 어느 날 깨닫게 된다.
미후유가 본인을 그저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 미후유는 본명도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을 쓰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지게 되면서
더더욱 마사야는 미후유에게 신뢰를 잃게되고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한편, 항상 벌어지는 사건 속에
미스터리하게도 미후유가 속해있다는 것을 발견한 형사 가토는
가면을 쓰고 있는
미후유의 비밀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성공을 위해 무엇도 냉정하게 버리고
무엇이든 저지를 수 있는 아름다운 여성 미후유와
그런 미후유를 사랑하며 미후유를 지키던 마사야,
그 둘의 비밀을 파헤치는 끈질긴 가토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결말을 책 속에서 확인해 보길 바란다.



처음에 이 책을 읽었을 때
정말 갑자기 책 속에 빠져들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짧은 시간에 다 읽었던 소설이었다.
재밌고 흥미롭고 신선하고 전개도 답답하지 않고
가독성이 너무 좋았다.
참 신기한게 저자의 소설들은 전부 다 가독성이 너무 좋다.
그렇다고 내용들이 가벼운것도 절대 아니라는 사실이 신기할 따름이다.


말과 행동이 거침없는 미후유의 성공을 바라보면
악한 캐릭터인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속시원하게도 느껴졌고
마사야가 미후유를 사랑하는 무조건적인 행동들이
안타깝고도 짠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도 그 둘의
비밀을 파헤치려고 하는 가토의 긴장되는 스토리도
한편의 영화를 보고 있는듯이 한 장한 장 머릿속에 바로바로 그러졌다.

하지만, 역시 결말은 너무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원한 결말은 아니었지만,
책 속의 인물들에겐 어쩌면 그 선택들이
최선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직까지도 여운이 남는 결말이었다.
(그 만큼 이 책에 빠져 읽었다는 뜻이겠지?)


백야행을 읽었던 독자들은
두 책을 비교하면서 읽으면 좋을 것 같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이 책 또 한 흥미롭게 편하게 읽을 거라 생각한다.
책이 좀 무거워서 읽느라 손목은 좀 아팠지만,
읽는 내내 정말로 후회하지 않는 소설
환야 1.2 를 적극 추천하며 서평을 마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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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9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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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 스즈키 루리카 소설,


처음 읽는 저자의 소설이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라는 저자의 이력이 놀라웠다.
문학상의 상금을 모아 잡지를 사려고 글을 쓰려 한 게
타고난 재능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여러 상도 받으면서
중학교 때는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고 한다.
천재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거 아닌가!


양장으로 된 따듯한 일러스트가 그려져있는 이 소설은
다나카 모녀와 그 모녀 주위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고등학생의 시선에서 깊게 바라보는 눈이 그저 신기할 뿐이다.


1부 2부 3부로 이루어진 소설은
1부에는 <태양의 외톨이> 하나미의 이야기
2부에는 <신이시여, 헬프> 하나미의 친구 미카미의 이야기
3부엔 <오 마이 브라더> 하나미의 선생님이었던
기도 선생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층 연립주택에 사는 하나미 모녀의 이야기.
중학교에 입학하게 된 하나미는
새로운 친구 사치코를
사귀게 되면서 사치코의 집에 놀러 가게 된다.
하나미보다는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치코의 모습을 보게 됐지만
사치코는 엄마가 데려온 자식이라
동생과 비교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렇기에 하루빨리 돈을 벌어 이곳을 떠나
독립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둘의 사업 조달 모으기는
1부의 재미있는 에피소드 중 하나이다.


그리고 또 다른 1부에서의 이야기,
연립주택 주인의 아들 겐토의 이야기도 있는데
어느 날, 집 앞에 찾아온 남성을 보고 겐토는 돌처럼 그 자리에 굳더니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만다. 그 모습을 보고 하나미는
겐토를 괴롭혔던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또 겐토를 찾아온 그 사람을 안 좋게 생각하는데..


그리고 1부의 하이라이트
하나미의 할머니 이야기,
엄마의 엄마이기도 한 할머니는
갑자기 연립주택 앞에 찾아왔다.
담배를 피우고 아무 데나 꽁초를 던지는 모습을 보고
하나미가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너무나 다른 할머니였기에
하나미는 당황했지만, 엄마의 엄마 즉 할머니이기에
정을 느끼게 되지만 할머니는 며칠간 함께 지내다가
사는 집도 없다는데 이내 사라지고 만다.


여러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는 이 소설은
생각보다 가볍고 편하게 심플하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표지도 만화책처럼 너무 아기자기해서 좋았다.

"엄마와 대화를 나누며,
여기가 내가 머물 곳이라고 새삼스레 생각했다.
여태 그런 의식조차 없이 살았다.
자기 집인데 내가 편히 머물 곳이 없다니,
그렇게 큰 집인데,
비좁은 셋집이라도 여기에는 분명히 내가 머물 곳이 있다."


P41


가족과 가족의 사이에서의 오해와
시간에 흐름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굳어버린 관계들을
책 속에서 보다 보니,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각자의 사정을 가진 관계들로
집이라는 곳에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니었는지 생각이 든다.

가족내용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읽다보면 어디에서도 읽어보지 못한 느낌이 든다.
깔끔하면서도 담백하고 감동적이기도이기도 해서 종합선물세트같이도 느껴진다.
평소 가족소설은 뻔하다고 느껴져 기피하게 되는데도 불구하고 흥미롭게 흘러가기도 해서
기대 이상이었다.
무엇보다 좋은 구절들이 많아
공감가는 내용도 많고
읽다보면 저자의 필력에 감탄을 하게된다.



가장 가까운 존재일지라도 가장 먼 존재이기도 한
가족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가벼운 소설이라고 슬플거라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재밌게 읽었던것같다.

가족에 대해서 그리고
저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위태로운 관계들의 감정선이 좋았던 이 소설을
적극 추천하며 서평을 마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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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 #02 - 멋진 신세계, 2021.1.2.3
문지혁 외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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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에 진행하는 문예지 에픽#02



이 책은 다산북스 에픽의 두 번째로 발간된 책이다.
노란 바탕의 표지가 고급스럽고 세련된 모습이다.
아직 초창기인 만큼 에픽의 색깔을
자리 잡아가는 중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요즘 여러 문예지에 관심이 많아져서
안 그래도 정기구독을 고민하던 중에
운 좋게 서평단에 당첨되어 읽게 되었다.
개인적인 업무로 은행에서 기다리면서
종종 문예지를 읽은 기억이 있는데
정식으로 읽어보건 처음인 셈이다.



에픽 #02의 주제는 멋진 신세계,

"2020년의 디스토피아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낸 모든 분들이
2021년에는 저마다 순수한 의미에서의
'멋진 신세계'를 만나실 수 있길 바랍니다."

p7



소설 멋진 신세계는
명작이기에 읽어본 사람들이 대부분일 텐데
디스토피아적 대표적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2020년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맞서
우리도 디스토피아적 생활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픽션과 논픽션의 이야기와 여러 단편소설들을
담고 있는 이 문예지는 일단 읽는데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는 게 큰 장점이다.
점점 긴 소설은 현대인들이 거부한다는 글을 본 적 있다.
그래서 단편소설과 초 단편소설을
더 찾기도 한다고 하는데
빽빽한 소설을 읽기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추천하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
편하게 짧은 템포로 읽기 좋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초반부에 실려있는
최현숙 작가의 두 사람의 내력 만나기
남궁인 작가의 응급실 노동자들이다.
물론, 이 외에도 모두 재밌고 신선한 내용이 많다.


"떨어져 죽으려고 한강에 갔다가도
엄마 얼굴이 떠올라 죽지 못했다."

p72


두 사람의 내력 만나기는 한 여성 노숙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사실 겪어보지 못하고
경험해보지도 못한 이야기라
신선하고 여러 느낌이 들었다.
약속이란 그저 약속일뿐 지키지 않고
대화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 여성 노숙자와의
다이내믹한 인터뷰는 한 여성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응급실 노동자는
말 그대로 응급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각자의 시선을 담고 있는 내용이다.
간호사, 이송업무, 야간 원무과, 간호조무사, 미화원 등
응급실에서의 저마다의 각자의 이야기는
모두들 제 몫을 해내고 있다는 것,
그 직업속에서 불만은 여전히 존재한다는것,
각자의 이야기는 생동감있게 담겨있어 재밌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여러 방면으로 바라보는 글들이 있어서
만족감이 충분했다.
지루하지 않게 색다른 시도를 한 부분들이 보여서
문학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더 관심이 많이 생기기도 했다.



다산북스의 에픽 문예지,
다음 이야기는 무엇일지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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