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오늘도 무사히! - 교사의 소진과 트라우마 치유 심리학
김현수 지음 / 창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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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늘도 무사히!
이것이 공사 현장이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 마주할 수 있는 문구라면 어떨까? '선생님, 오늘도 무사히!'는 김현수 교수님의 신작 교사의 소진과 트라우마 치유 심리학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책의 제목이다. 이 단어만으로도 요즘 학교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교수님은 정신의학과 전문의이시면서 경계인들을 위한 중고등 대안학교인 '성장학교 별'의 교장으로 청소년들의 어려움들과 함께 왔다. 최근에는 '관계 중심 심리학 교사연구단'이라는 교사모임과 교류하고 있다. 정신과 의사로서 학교와 진료 현장에서 만난 청소년과 교사들의 어려움을 깊게 이해하며 학교가 구성원들에게 안전기지이자 성장의 기지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 정신 보건, 트라우마 및 자살 예방 분야에서 일하시며 경기도 정신건강 복지 센터 및 자살센터장,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장과 코디브 19 심리지원단장으로 활약하고 있기도 하다.
교사라는 직업은 대한민국에서 '비교적 안정된 직장, 방학, 연금' 등으로 대표 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안정성'과 함께 '감정노동'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최근 연구된 논문에서 교사의 감정노동이 심한 편이며 특히 초등교사의 경우 감정노동 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상은 점점 더 빠르게 변해가고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할도 변하고 있다.사회가 변하며 지식이 널리 유통되며 다양한 곳에서 배움을 이루어 갈 수 있는 요즘 같은 시대, 이제는 더 이상 교사가 주요 지식의 전달자 역할로 여겨지지 않는다. 다양한 요구와 정서적인 안정성이 교과 지도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되고 있다.
급변하는 세상, 누구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과 새로운 세대를 만나며 사회도 당혹스럽지만 교사도 당혹스럽다. 파커.J.파머는 그의 저서 '가르칠 수 있는 용기'에서 '교사 때리기가 스포츠가 된 시대' '누구도 알지 못하는 질병과 만났는데, 교사들에게 그 해결책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다고 비난하는 모습'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작년과 올해 코로나19 상황을 만나며, 만남과 접촉을 기본으로 했던 학교의 모든 상황이 달라지고, 교사들은 다시 처음부터 만들어 가야함에 당황함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코로나로 아이들은 많은 것을 잃었듯 교사들도 그렇다. 그러나 또 아이들과 학생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적응을 넘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교사는 아이들의 성장에 적어도 그 시기에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그렇기에 놓치는 부분이 없는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늘 고민하고 공부한다. 그렇게 항상 쏟아부어도 20명이 훌쩍 넘는 교실이기에 늘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아이들의 성장을 보며 보람을 느끼는 순간들과 자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교직을 이어나가게 된다.
교사라는 직업은 보람과 어려움이 늘 교차하게 된다. 그렇기에 소진되기 쉽다. 보람을 얻기 위해 늘 지식 분 아니라 감정을 쏟아 부어야하고,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개별적으로 대응하며 공동체로 함께 성장해 나가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된다. 최근에는 개인의 이기심으로 비롯된 요구들이 몰아치며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또한 여전히 민주적이지 못한 학교라는 견고한 구조와, 교사를 행정의 말단으로 여기며 각종 규제와 지침으로 자율성을 침해하는 교육 여건도 교사가 소진되기 쉬운 이유 중 하나 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토로할 창구는 많지 않다. 교사들은 학생 때부터 높은 학업 성취를 보였던 이들이 대다수며 좌절에 익숙하지 않다. 교직을 '편안함'으로 보는 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 교사로서의 어려움을 이해 받을 수도 없고, 학교 내에서 교사들끼리도 자신들의 아픔을 진솔하게 이야기할 기회도 많지 않다.
책을 읽으며 '직업도 안정적이고, 방학도 있는데 왜 힘들어?' 가 아니라 교직은 원래 어려우며 힘든 직업이라는 것, 심지어 프로이드는 불가능한 직업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고 한다.
교직의 특수성에 대해 이야기 하며 '교사가 왜 소진되고 상처 받기 쉬운가?, 소진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단절을 넘어 소통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상처와 소진을 통해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현실의 이야기와 여러 참고 문헌, 교수님의 통찰로 잘 엮어 놓았기에 밑줄 그으며 책을 읽게 되었다. 책장을 덮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 여운이 가시기 전에 다시 한 번 읽고 주위 선생님들과 나누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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