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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외 지음, 류시화 옮김 / 이레 / 2006년 6월
평점 :
주말에 감동적인 책을 한권 읽었습니다. 혼자 읽기에는 아까와서 간단히 소개해 봅니다.
20세기 최고의 정신의학자이며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그의 제자인 데이비드 케슬러가 쓴 <인생수업>입니다. 저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말로 책소개를 대신할까 합니다.
“평생을 죽어가는 사람들 곁에서 죽음에 대한 책을 써온 나는 꼭 책 한 권을 더 쓰고 싶었다. 죽음에 대한 책이 아니라 삶과 살아가는 일에 대한 책 말이다. 삶의 끝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글로 남기기 위해 이 책을 썼고, 아직까지 삶에 도전하고 그 결과를 음미할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이책을 선사한다.”
참고로 엘리자베스는 78세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40여년간 죽음에 대해 연구했으며, 데이비드 케슬러와 함께 죽음 직전의 사람들을 인터뷰해 이책을 썼다고 합니다. 시인이자 명상인인 류시화씨가 번역했습니다.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자기자신으로 존재하기, 사랑, 관계, 상실, 두려움, 용서, 행복 등 인간의 내면세계에 관한 것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숨가쁘게 읽어내려서 내용이 잘 정리가 되지 않습니다. 책의 분위기라도 전하기 위해 특히 제 가슴을 쳤던 부분을 발췌해봅니다.
우리는 삶에서 많은 것들을 두려워합니다. 대중 앞에서 연설하는 것이나 데이트 신청, 때로는 자신의 외로움을 인정하는 것조차 두려워합니다. 많은 경우, 거부당해서 밑바닥의 감정을 겪는 것보다는 아예 시도하지 않는 편이 더 쉽습니다. 사실 두려움은 매우 다루기 힘든 감정입니다. 옷을 여러 벌 겹쳐 입고서 자신의 실체를 잘 숨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들을 한 겹씩 벗겨내야 다른 모든 두려움의 근원인, 맨 아래에 자리 잡은 두려움의 실체와 만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대개 죽음에 대한 두려움입니다...(중략)
죽음을 앞둔 사람은 바로 그 궁극적인 두려움, 죽음의 두려움과 마주해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깨닫습니다. 죽음이 자신을 파괴하지도 못하며,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도 못하리란 것을.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두려움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살아있는 우리에게 두려움은 매우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모든 두려움이 사라진다면 삶이 얼마나 달라질까요? 만일 아무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꿈을 추구한다면, 당신의 삶은 틀림없이 지금과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이것이 죽음을 앞둔 사람이 얻는 배움입니다. 죽음은 우리를 최악의 두려움과 맞서게 합니다. 그것은 가능한 또 다른 삶을 보여주고, 그럼으로써 우리의 남은 두려움을 사라지게 합니다.
불행하게도 그런 두려움이 사라질 무렵이면 우리는 우리가 꿈 꾸어온 것들을 실천하기엔 너무 늙었거나 병에 걸려있을 것입니다. (중략) 만일 진정으로 원하는 일들을 했다면 어느날 병에 걸리고 나이가 든다 해도 후회로 가득차지는 않을 것입니다.
두려움을 초월하기 위해서는 다른 감정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은 곧 사랑의 감정입니다.
행복, 불안, 기쁨, 분노 등 우리가 평생 겪는 많은 감정들에는 다양한 이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감정은 오직 두 가지 뿐입니다. 사랑과 두려움이 그것입니다. 모든 긍정적인 감정은 사랑으로부터 나오며, 모든 부정적인 감정은 두려움에서 나옵니다.
(후략)
2006.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