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 잇 스노우
존 그린.로렌 미라클.모린 존슨 지음, 정윤희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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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렛잇스노우(Lit it snow) 크리스마스에 읽기 좋은 소설~

모호한 듯 하면서도 감성적으로 느껴지는 표지의 렛잇스노우..

 

"이 책을 크리스마스에 읽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라는 문구로 인해 크리스마스 전, 비교적 한가로웠던 주말 어느 한 카페에 앉아 나는 렛잇스노우를 읽기 시작했다.

 

 

 

 

 

 

 

렛잇스노우,

이 책은 <안녕, 헤이즐>이라는 영화로 더 알려진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의 저자 존 그린과,

모린 존슨, 로렌 미라클이라는 작가가 쓴 3편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그런데, 3편의 단편 소설들은 묘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옴니버스식 구성은 그 짜임을 알아가는데 묘한 재미가 있다.

 

3가지 이야기 중 어느 파트를 먼저 읽어도 되지만,

그들이 촘촘하게 서로 엮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묘한 흥분감!

 

이 책 역시 다 읽고 났을 때의 그런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은근 달달한 즐거움까지ㅎㅎ

 

이야기의 시작은 16세 소녀 주빌레의 '주빌레 익스프레스'이다.

16세 소녀가 처음 보는 멋진 남자를 따라 나선다는 문구는 자극적이기 보다는 내 어린 시절, 혼자 짝사랑 했던 옆집 고등학생 오빠를 보는 듯한 설레임을 안겨준다.

 

그 다음의 이야기는 토빈의 '크리스마스 기적'이다.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듀크와의 이야기는 알콩 달콩 따스한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남들에게는 아름다운 징글벨이지만 혼자만 징글징글한 종소리로 여기는 애디의 '돼지들의 수호신'이다.

그녀는 3편의 이야기의 주인공중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였다.

왜냐하면 크리스마스 이브에 남자친구와 헤어졌으니깐.. ㅋㅋ

 

 

 

그리고 3편의 이야기들을 이어주는 것은 바로 눈이다.

크리스마스에 내리는 눈,

 

 

모두에게 똑같은 눈이지만,

그 눈을 맞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서로 다르다.

 

그러나 서로 다른 사람들이 눈을 맞으며 서로 스쳐지나가듯 이 책은 그렇게 이어져 나가고 있다.

 

 

 

 

잘 짜여진 짜임새의 이야기는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들이였다.

또한 세밀한 묘사들은 나로 하여금, 영화 속의 한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순간 심장이 멈추었고 스타벅스 안에 흐르던 흥겨운 분위기가 점점 흐리해졌다. 누군가 바깥세상에서 들리는 소리는 무음으로 처리한 것처럼. 아니면 내 마음속에서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저만치 밀어낸 것처럼..

 

 

 

영화 속의 흔한 장면인 듯 같지만,

그렇기에 더 부담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더 빠져드는 책, 렛잇스노우 이다.

 

 

 

 

 

 

이 책의 마지막 뒷장에 있는 독자엽서 카드,

오랜만에 보는 독자 엽서 카드가 반갑다.

 

게다가 추첨을 통해 책을 선물로 준다니!

 

크리스마스의 선물을 기대하며, 나도 끄적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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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
사노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대로 

 

 

 

아침에 일어나, 바람을 느껴본 적이 있을까

 

결혼 전에는 늘 5시 30분에 일어나 허둥지둥 출근 준비를 하고 6시 지하철을 타고

한시간 반 거리를 달려 출근을 했었다.

 

그때 내가 느꼈던 바람은 아침의 공기의 서늘함뿐, 한번도 바람이 부는대로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고 느껴본적은 없었다.

 

 

지금은 9시 아이와 함께 집을 나선다.

아이 등원 후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은 늘 전쟁이다.

 

아침 바람을 생각할 시간은 커녕, 먼저 출근한 신랑이 알려주는 미세먼지 농도, 기온만 확인하고 후다닥 전쟁같은 하루를 시작한다.

 

 

시간은 돈이다

진리라고 생각했다.

 

특히나, 실적과 타임 차지로 업무 평가를 받는 나에게, 적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을 해내는 것은 곧 돈과 연결이 되었다.

 

 

이렇게 살아온지 어느 덧 30대 중반을 향해가고 있다.

 

 

 

 

그런데, 뒤돌아서면 느끼는 이 허무함,,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대로,

책 제목만큼이나 이렇게 살고 있는 나를 토닥거려주는 책이다.

 

 

 

100만번 산 고양이의 저자 사노요코

 

그녀의 첫 번째 에세이이다.

 

 

첫 번째 에세이라는 말에서, 현재 나와 같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녀는 72세에 세상을 떠났고, 이 책은 그녀의 인생 40대에 쓴 첫번째 에세이 라고 한다.

 

 

 

일러스트레이터 답게 그녀만의 삽화가 수록되어 있다.

 

그녀의 그림은 강렬한 듯 하면서도 섬세하다

무거운 듯 하면서도 그녀만의 이야기와 함께 하면 한없이 발랄하고 즐거워보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런 사노요코의 40여년 인생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다.

 

 

 

 

 


 

 

그 중에서도 늘 시간에 쫓겨 살고 있는 나에게 해준 그녀의 이야기는 인상적이였다.

 

시간을 아쉬워하는게 아니라 자신을 아쉬워하는 거라고,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금쪽같은 나의 시간,

더 많은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나 자신이였다.

어쩌면, 나를 돌아볼 여유조차 없이 팍팍하게 살고 있는 나 자신이 아쉬워 더 많은 여유를 누리고자 속내를 감추고 혹독하게 나를 다독거린 것은 아닐련지

난폭한 어머니와, 인테리였으나 따뜻하지 않았던 부모 밑에서

따쓰함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사노요코,

그러나 그러면 어떠하리,

어떤 환경에서도 기죽지 않고 최대한 마음 껏 살았던 그녀,

시대가 불행했을 뿐, 자신은 불행하지 않았다는 그녀의 이야기처럼​

가끔은 나에게 주어진 환경에 굴하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속내를 마음껏 드러내며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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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가 사라졌다
엠마 힐리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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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엘리자베스가 사라졌다



기억(記憶), MEMORY

무언가를 의식 속에 간직하다가 도로 생각해 내는 것,  


 


기억은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 중에 하나이다.


기억이란 무언가를 의식 속에 간직하는 것, 그리고 그 것을 도로 꺼내는 것 2가지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잘못 주입된 기억 또는

기억이 없는, 즉 의식 속에 간직되어 있으나 도로 꺼낼 수 없는 '기억 상실'은

책과 영화의 단골 소재이기도 하다.

 

기억 상실을 다룬 영화를 떠올리라고 하면 나는 메멘토가 제일 먼저 생각이 난다.

10분 이상 기억을 지속시키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을 소재로, 주인공은 기억을 더듬기 위해 자신의 몸에 문신을 하며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엘리자베스가 사라졌다.

이 책 또한, 기억을 소재로 하고 있다.


또한, '엘리자베스'라는 인물에 대한 '실종'을 다루고 있다.


실종, 실종, 실종


이 얼마나 흥미진진한 소재인가.





 


그런데, 어라,

기억 상실의 주인공은 82세 할머니 모드이다.

게다가 82세 할머니 모드는 사고 등의 극적인 사건을 통해 기억을 잃은 것이 아니라, 노인에게 흔하게 발견될 수 있는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





 


치매를 앓고 있는 모드 할머니는 토요일에 뭘 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걸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기억나지 않는다.

이러한 걱정스러운 공백,


그러나 그녀는 한가지 사실만은 확실하게 알고 있다.


그녀의 친구 엘리자베스가 실정되었다는 것













 

기억을 소재로 한 것 치고는 '82세 치매 할머니'라는 설정 자체가 제3자인 나에게는 다소의 실소가 나오기도 한다.


치매라는 것을 웃음으로 치부할 것은 아니나,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의 기억 찾기 과정이라니,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치매 할머니의 걱정스러운 공백을 당연한 노화의 한 과정으로 생각한건 아닌지,

당사자 입장에서는 점점 기억을 잃어간다는 사실이 얼마나 두려울 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기억을 잃어간다는 것은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당연한 것은 아닌데 말이다.


이 책은 이렇게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 모드가 자신의 친구 엘리자베스를 찾아가는 과정과

그리고 70년 전 수키 언니의 실종 2가지의 이야기를 교차하며 전개해나간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왜 모드 할머니가 엘리자베스를 그렇게 찾아 나설수 밖에 없었는지

당장 무엇을 말할려고 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가 왜 엘리자베스를 그렇게 열심히 찾을 수 밖에 없는 지,

그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꽤나 흥미진진하게 전개되어 간다.








 



기억을 소재로한 이야기 중에, 웃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한,

또한 꽤나 흥미진진했던 엘리자베스가 사라졌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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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시볼
브래들리 소머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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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시볼 - 외로움은 그저 선택일 뿐이다ϻ  

 http://blog.naver.com/jjmamijjang/220812338887

 

 

피시볼 FISHBOWL

 

피시볼은 어항이라는 단어이다.

그런데 어항은 유리로 되어 내부의 공간이 훤히 드러다 보인다. 어항 속에 사는 물고기들은 프라이버시라는 개념이 전혀 없다. 이러한 까닭인지 피시볼은 프라이버시가 전혀 없는 공간, 상태라는 뜻이 있다.

 

 

 

 

 

제목과 표지에서 어떤 내용일까 어느 정도 유추가 되기는 했다. 피시볼처럼 개인의 공간인 듯 하나 프라이버시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공간에 갇혀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일까. 표지에서 보듯 다닥다닥 좁은 아파트에 모여 궁상맞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일까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색감과는 어울리지 않게 이 창문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혼자이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그렇다고 함께 하지는 않는다. 함께하지 않는 다고 해서 상대방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수군거리는 듯한 눈빛, 시선들, 그런 시선들 속에서 더 공허하게만 느껴지는 삶

 

 

 

 

그런데 27층 세입자 금붕어 이언이 등장한다. 그는 말 그대로 금붕어이다. 나쁜 머리의 대명사 '금붕어' 말이다.

그런데 이 금붕어는 봉 비방(bon vivant) 이다. 인생을 즐기며 사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금붕어는 그저 머리가 나쁘다라고만 생각했지, 그 부족한 분석력으로 인해 금붕어가 행복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깊은 생각으로 인한 고민은 없고 원초적인 본능과 찰나의 기억만이 있다"

 

 

우리가 하고 있는 고민의 90%가 쓸때없는 고민이라는 것 처럼, 우리들은 정말 지나친 생각으로 인해 많은 고민과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기도 한다. 그런 우리들을 비웃기라듯 하듯 금붕어는 추락하는 상황에서도 걱정거리고 없고, 머리가 복잡할 일도 없다.

 

 

"생각이 없는 건 정말이지 축복이다"

 

 


 

 

 

이처럼 이책은 인생과 그 밖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상자, 온갖 경험들이 뒤죽박죽 엉켜 있는 곳, 세빌 온 록시라는 27층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온갖 경험들이 뒤죽 박죽 엉켜 있다는 말처럼, 금붕어 이언이 27층 아파트에서 추락하기 시작하여 떨어지기까지의 4초라는 시간 동안, 이 27층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57챕터로 통해 뒤죽박죽 전개해나가고 있다.

 

그리고 모든 칸을 연결하는 엘리베이터가 있듯이, 뒤죽박죽해 보이는 듯 한 이야기는 하나의 이야기를 향해 가고 있다.

 

 

 

 


 

 

금붕어 이언처럼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그럴 까, 아니면 금붕어 이언처럼 이 책을 읽어야 하기에 그럴까,

피시볼은 읽다보면 정말이지 내가 무슨 말을 읽고 있는 지 헷갈리는 부분들이 너무 많다.

 

그저 그냥 읽을 뿐이다. 뒤돌아서면 잊어버리지만 그냥 읽을 뿐이다. 앞의 이야기도 중요치 않다. 뒤의 이야기도 중요치 않다. 그저, 금붕어 이언이 그러하는 것처럼, 현재 내가 읽고 있는 문장을 음미할 뿐이다. 밑줄 쫙쫙 쳐가며 기억하고 싶은 표현의 세련함을, 그 속에 담긴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그저 듣고 읽을 뿐이다.

 

그렇게 읽다보면 어느 순간 느끼게 된다.

 

살아 있음이 주는 행복을 말이다.

 

폭죽처럼 터지는 기적같은 이야기, 우리들의 피시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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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증언록 1~2 세트 - 전2권 - JP가 말하는 대한민국 현대사
김종필 지음, 중앙일보 김종필증언록팀 엮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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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증언록 - 소이부답 , 그의 웃음에 대한 이야기를 담다

 

누군가 이태백에게 물었다.

무엇 때문에 이런 깊은 산속에서 사냐고..

 

그러자 이태백은 아무런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속세를 벗어나 자연과 동화되어 사는 즐거움을 말로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이부답(答)이다. ​ 


 

웃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무언가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이다.

입은 온화하게 웃고 있지만 눈은 매섭고 날카롭다.

입가에 서운함이 서려있는 듯 하면서도 서운함을 내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김종필 전 총리의 웃음은 소이부답이다.

그러나 김종필 전 총리의 소이부답은 조금 다르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즐거움보다는 말하기 어려운 처지를 말한다.

 

아니다. 수다스러운 질문에 그저 말을 아끼고, 웃음으로 대답하는 자세,

웃음으로 상대방의 긴장을 풀게 함과 동시에 상대방을 날까롭게 꿰뚫어 보는 자세,

 

어쩌면 김종필 전 총리의 지금까지의 정치적 지위를 이끌게 한 것은 그런 소이부답의 웃음일까.

 

김종필 증언록

이 책은 그런 김종필 전 총리의 소이부답의 정치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정치 인생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김종필 개인의 일화 보다는

1961년 5.16을 시작으로 2004년 정계 은퇴까지 43년간의 정치 인생에 초점을 두고 있다.

객관적 사실에 대한 증언을 표방하고 있지만,

어쩌면 이 책은 자신의 정치 인생에 대한 정치적 회고록일 것이다.

그래서 일까,

딱딱할 것이라 생각했던 김종필 증언록은 정치에 문외한 나였지만 의외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였다.

 

증언록을 표방하는 만큼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는 적은 편이지만,

중간 중간 등장하는 김종필 전 총리의 젊은 시절의 이야기,

그의 가족과 아이에 대한 이야기는 관심이 없었던 김종필 전 총리를 친근한 인물로 다가오게 했다.


 

또한, 교과서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은

그림만 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진을 보다 느낀점은 그는 사진 속의 주인공이 아니였다는 점이다.

늘 누군가의 옆에서, 누군가의 뒷에서 이야기하거나 조용히 지켜본다.

누구나 알고 있는 2인자의 정치이다.

한때, 김종필 전 총리를 대통령 한 번 못해본 실패한 인물이라 생각했다.

3김 시대를 호령하면서도 유일하게 대통령을 해보지 못한 인물,

대통령을 만들며 한국 근현대사를 이끌었으나, 영원히 2인자에 머물렀던 인물

그러나 그의 정치적 행보는 실패 보다는 영리함이라 해야 할 것이다.

정치적 권력이 지나지체 커지는 것을 경계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견제가 시작되자, 김종필 전 총리는 모든 것을 순식간에 내려놓는다.

그리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견제가 끝나자 다시 정계에 복귀한다.

자민련 총재 자격으로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에서 DJP 연합을 결성하여 김대중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킨다.

대통령을 되지 못하였으나, 김대중 전 대통령과 실질적인 권력을 반씩 나눠가진다.

비록 1인자가 되지 못했으나, 한국 근현대사의 오랜 시간동안 강력한 2인자로 군림했던 것은 그 자체로도 대단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김종필 전 총리는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1인자에게 절대 밉보엿도, 1인자가 절대 서운하게 대하더라도 서운한 표현을 하지 말 것"

뱃심과 지략을 가졌던 그는 어쩌면 그의 인생에 있어서 1인자로 기억될 것이다.


 

교과서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다양한 근현대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김종필 증언록은 작년 중앙일보에 연재하였던 이야기를 2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정치에 관심이 없더라도, 한국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가 어떤 시대를 살아왔는지 들려주고 싶은, 아니 들려줘야 하는 아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소장하여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도 김종필 전 총리를 비롯한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안위를 위해 한 몸 바쳐 일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는 점은 조금 씁쓸하다.

어쩌면, 정치는 나와 같은 일개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따라 권력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힘이라 할 것이고,

정치인들은 그 힘을 갖기 위해 서로 손을 잡고, 서로 총을 겨누는 존재는 아닐련지,

 

어제 일도 제대로 기억도 안나는 나인데, 40여년 전의 이야기를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김종필 전 총리를 보며,

블로그 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지만,,

사사로운 이야기라 할 지더라도, 꾸준히 기록을 해야 겠다는 작은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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