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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불량 추억 ㅣ 단비어린이 문학
장세련 지음, 시은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11월
평점 :
아빠의 불량추억
휴대폰도 없고 노트북도 없고 컴퓨터도 없는데 아이가 방학이라서 집에 혼자 있다면?
주인공 재우는 이 세상에 홀로 남겨진 기분이라고 한다. 요즘 아이들은 정말 이런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 마음 한 켠이 조금은 안 좋게 느껴진다.
심심한 걸 모르는 요즘아이들인 것 같다. 심심할 틈 없이 늘 볼거리가 넘쳐나고 언제든 24간 손안에 있는 무한대의 미디어들이 쉴 틈을 안준다.
그래서 그런지 멍 잡기 대회가 열리는 것도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종일 숙제할거 밖엔 없었고 나가 놀려고 하니 다들 학원에 가서 없는 이 상황은 정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했을 재우가 떠오른다.
심심하면서 불안한마음...학원가기 싫어서 안 가게 되었는데도 휴대폰이 없으니 창살없는 감옥같다는 재우...(p.42)
하루종일 노니까 어떠냐고 물어보는 엄마와 달리 종일 무슨 생각을 했냐는 아빠의 말이 대조적이다. 그래 맞는 말이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분은 어땠는지 묻는게 맞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모범생이셨다는 아빠의 말이 요즘은 재우와 통하는 면이 있다. 잔소리쟁이 엄마와는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가출한다는 재우의 일기를 본 엄마의 태도가 달라지자 재우가 화가 나서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계획 해 놓은 여름휴가를 떠나게 된다.
와이파이되고 티비도 있는 줄 알았지만 컴컴한 어둠속에 너와집이라는 곳으로 여행을 간 재우네 가족...그곳이 모범생 아빠가 가출했던 때 처음 갔던 곳이라는 걸 알게된 재우는 아빠의 불량 추억을 듣고 난 후 많이 달라진다.
가출은 정말 사춘기때는 누구나가 하게 되는 것 같다. 조금만 부모님과 사이가 안좋다면...내 맘대로 안되는게 있다면 나 혼자 나가서 편히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말이다.
하지만 재우아빠의 가출은 정말 용기의 가출이었고, 착한아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은 아니었을까??
“불편은 편하게 산 날이 많은 사람이나 느끼는거지, 가진 게 많은 사람이 느끼는 것이고, 나야 워낙 홀가분하고 단출하게 살아서 이대로가 편안하다네. 그저 주어진 대로 하루하루 살아야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지.” (p. 76)
물질이 너무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 아이들에게 조용함과 때로는 느껴야할 불편...그리고 심심함과 고요한 시간은 어떻게 느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