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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정원 ㅣ 단비어린이 그림책
신여다야 지음, 신소담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5월
평점 :
얼마 전 강의를 하는데 <나의 방>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었는데, 어떤 나이 지긋하신 여성분이 일찍이 남편이 돌아가시고 방을 혼자쓰신다며 이야기를 이어가신 일이 떠오른다. 얼마나 적적하실지 내가 상상을 해도 못할 일이다.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막막했었다 그저 고개만 끄덕여드릴뿐이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먼저 보내시고 혼자 계신다. 금방이라도 할머니가 장에 갔다가올 것 같아서 기다리는 그 마음은 어떨까 너무나 가슴이 아려온다.
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기다리는 마음이란,,
속표지에 할머니와 찍은 사진이 먼저 눈에 띈다.
그렇게 나이들어가고 싶다고 하신 친정아빠가 생각이 난다. 늙어서도 부부가 손잡고 나란히 가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도 부러우시다는 아빠...
그러고 보면 같이 늙어가면서 세월을 함께한 것들을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고마워진다.
할아버지의 정원은 할머니이자 할아버지의 모든 의지가 되는 것이다.
싱싱하고 푸르른 것들이 주는 기쁨은 말로 표현이 안되는 것 같다.
우리 집 뒷 베란다에도 사시사철 계절을 말해주는 나무들이 가득하다. 요즘엔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만 봐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겨울엔 눈 내린 풍경이 그 나름의 멋진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하다.
할아버지가 바라보는 계절마다 바뀌는 풍경은 마치 더욱 쓸쓸함을 더해준다.
하지만 그곳에 할아버지의 정원이 생긴다. 여느 멋진 부자동네의 멋드러진 정원이 아니라 표지에서처럼 할아버지의 작은 헹복일터가 바로 그 곳인 것이다.
쓸쓸하기만 했던 할아버지의 얼굴에 살며시 미소가 번지는 것을 보니 내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글밥이 적어서 그런지 그림에 더 집중하게 되고 짧은 문구에 더 마음이가고 한 번 더 그 글을 읖조리게 된다.
작은 생명을 소중히 생각하고 새싹과 열매들을 보며 흐믓해 하는 할아버지를 보며 할아버지가 행복해 지신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