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물건들에 둘러싸여 생활하고 있나요?"미니멀리즘이 유행하며 소비를 줄이고 필요한 물건만 소유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시대에 '소비예찬'이라니! 이 발칙한 제목에 시선을 뺏겼다. 물론 과소비나 사치 조장과는 거리가 먼 책이다."일상에서 나에게 의미를 지니는 물건이얼마나 존재하는가는 '좋은 삶'을 이야기하는 데하나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롤로그 문구와 물건에 열정적인 '문구인'이자 마케터인 김규림은 "나를 키운 것은 팔 할이 소비"라고 선언한다. 물건에 얽힌 이야기와 풍요로운 일상이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포착하고 소비를 삶의 성장 도구로 보는 관점이 신선했다.좋은 삶에는 좋은 도구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어쩐지 안도감을 느꼈다. 절약만이 정답은 아니었다. 삶을 더 행복하고 풍요롭게 하는 지출에는 인색할 이유가 없었다. 나도 짠순이였다. 저렴한 가격과 할인에 집착하며 다이소와 마감 세일 마트를 전전하던 사람이었다. 그러다 이런 소비 습관이 나를 초라하게 가두고 있음을 깨달았다. 가격을 기준으로 작은 동그라미 안에 나를 가두는 일이 어리석어 보였다. 진정 원하는 일에는 과감히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혼자 카페 가는 일에도 너그러워지고, 때로는 충동구매라도 현명한 선택일 수 있음을 알게 됐다.저자는 마음을 훔치는 물건들에 힘을 얻어 움직인다. 나를 나답게 살 수 있도록 돕는 물건들이 자신의 현재를 보여준다는 것을 안다. 사람보다 사물에 더 큰 관심을 가졌다며 오래 써도 질리지 않고 곁에 둘 만한 물건을 열 가지 정도만 만나도 풍성한 삶이라 한다. 이렇게 뚜렷하고 자신 있게 소비관을 밝히는 저자가 참 멋지다. 인적 네트워크가 성공의 잣대인 세상에서 물건의 가치를 소홀히 하지 않는 굳건한 소비 철학을 가진 저자에게 타인의 시선이 아닌 오직 나만의 기쁨으로 삶을 큐레이션하는 용기를 배웠다. 진정한 풍요란 통장의 잔고가 아니라, 내 공간을 채운 물건들에 담긴 애정의 깊이로 결정될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따끈하게 데워 주었다."아무리 작은 물건일지라도 귀히 여기는 순간 귀해진다."- 197면 "가끔은 뭐에 홀린 듯 이상하리만치 좋은 것들이 있다. 이렇게까지 좋은 건 아닌 것 같은데,유난히 잊혀지지 않고 마음에 깊게 남는 것들.그런 것들 앞에서는 거참 이상한 일이네, 하고끝내지 않고 이유를 파고들고,일상에서도 가장 가까이에 두려고 한다. 버튼을 누르듯 쓰기만 하면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지는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은 어떤 것보다 귀하니까."- 173면저자는 좋아하는 것들로 삶을 두르고, 물건을 만난 경험으로 자신의 세계를 넓힌다. 오랜 시간 함께한 사물을 살피는 행복을 누리며, 물건이 주는 고요한 기쁨을 꿈꾼다. 취향과 삶의 질을 높이는 궁극의 물건 찾기를 게임 퀘스트를 깨듯 즐겁게 여긴다.깨알같이 인생의 구석구석을 살뜰히 돌보고 채우고 비우는 저자의 방식을 보며 내 취향이 깃든 작고 귀여운 것들이 주는 단단한 행복을 긍정하게 됐다. 나를 미소 짓게 할 무언가를 찾고, 또 만난다면 그것이 얼마나 큰 행운이며 축복인지를 절실히 깨달았다.물건을 아끼는 마음은 자신을 아끼는 마음과 닮았다. 내 곁을 지켜주는 작은 사물들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니 애정을 담은 이름을 하나씩 붙여주고 싶어진다. 어려운 미니멀리즘이나 화려한 맥시멀리즘 사이에서 방황하기보다 나를 웃게 하는 '좋은 것'들을 곁에 두는 풍요에 집중하고 싶다. 그렇게 나만의 색깔로 큐레이션한 일상이 모여 마침내 나라는 세계를 더 선명하고 단단하게 완성할 것이라 믿는다.이 책의 묘미는 신기하고 유용한 아이템을 구경하는 재미다. 여기에 전문 소비인이 입힌 예쁜 추억과 깊은 의미를 엿보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아마 읽다 보면 금세 지갑이 열리는 마법에 빠질 것이다. 지름신을 방어할 무기 하나쯤은 꼭 챙겨두고 읽길 권한다.#도서지원 #소비예찬 #위즈덤하우스 #책추천 #문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