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자답 나의 1년 2025-2026 - 질문에 답하며 기록하는 지난 1년, 다가올 1년
홍성향 지음 / 인디고(글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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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언제나 마주하고 해석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삶은, 우리 자신이 해석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나다운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알려줍니다."


이런 책을 뭐라 불러야 할까?
127 페이지, 작은 다이어리를 닮은 책을 펼치면
저자가 엄선했을 열린 질문들이 단정하게 앉아있다.


당신의 얘기를 들려달라고
내 쪽으로 몸을 기울인 채
눈을 반짝이고 있는 것 같았다.


마음을 편하게 하는 초록빛 디자인 덕분이었을까.
처음 이 책을 손에 쥐었을 때부터, 좋았다.
한 권 가득 올라타있는 질문들이
웬일인지 부담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설렜던 것 같다.


인연은 사람 사이에서만 생기지 않는다.
자꾸 손이 가는 컵, 닳은 펜, 해진 가방에
온기가 스민 시간이 쌓여 있다.
이 책도 그런 인연이 아닐까.



지난 2025년을 돌아보는 동시에
2026년을 바라보는 숨은 마음도 만날 수 있다.
다가올 내년까지 함께 내다보며 꿈꿀 수 있어 좋았다.


QR 코드를 검색하면 저자인 라이프 코치 홍성향 선생님의 안내 음성을 들을 수 있다.
따뜻하고 포근한 목소리.
고요한 밤에 혼자 라디오를 들으며
일기를 쓰던 학창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당신과 만날 시간을 비워두고 꼭 지켜주세요.
그리고 가장 '나답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보세요.
가장 좋아하는 장소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도 좋아요.
그 무엇이든 일사에서 느껴온 긴장을 내려놓고,
자신과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해주세요."


시간과 분위기.
중요한 사람과 약속을 한다면 시간과 장소 선택에 공을 들이기 마련이다. 나 자신을 그런 사람으로 대하며 미리 시간을 떼어놓고 좋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두는 것.
과거와 미래를 향하는 마음을 들어보는 여정에
참 필요한 태도인 것 같아 인상 깊었다.


"나의 올해를 표현해주는 대표 감정은 무엇인가요?"


꼭 무언가를 이뤄야만
'의미 있는 1년'이 되는 건 아닙니다.


"연초에 나는 어떤 계획을 세웠었나요?
올해를 어떻게 보내고 싶었나요?"


"올해 내가 정성을 다한 것은 무엇이었나요?"


"올해 내가 버릇처럼 자주 했던 말은 무엇인가요?
그 말을 할 때 나의 마음은 어땠나요?
그 말은 나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단순히 한 해를 정리해보는 차원이 아니라
내가 전혀 돌보지 못했던 틈 속에 아주 작은 나까지도
발견하게 하는 질문들이 좋았다. 크고 작게, 넓고도 세심하게 구석구석 나를 들여다보게 하는 질문들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어렵지도 않았다.
숨은 보물찾기를 하듯 조금은 신났던 것도 같다.


생각나는 대로 편하게 쓰느라 글씨는 날아갔지만
그 안에 소복이 쌓여가는 내 마음들을 지켜보는 것이 좋았다.


ㅋㅋㅋ
ㅎㅎㅎ
혼자 웃기도 하고
ㅠㅠ
^^;;;
자책도 하면서
꼼지락꼼지락 나와 단둘이 놀아주는 내가 좋았다.
이렇게 웃고 울며 채우는 진솔한 기록은 그저 일기가 아니라,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나를 잇는 인연의 온기가 되어준다.


12월이 되면 싱숭생숭해진다.
지나간 한 해 속에 감사와 기쁨도 많지만 후회와 아쉬움도 크기 때문이다. 올해를 어떻게 살았는지 스스로를 성찰하는 과정은 참으로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외면하고 싶다.


그럴 때 무언가의 도움을 받으면 어떨까.
질문하되 재촉하지 않고, 기록하되 비판은 하지 않는 존재. 그저 나와 마주 앉아 "올해 당신은 어땠나요?"라고
다정하게 물어봐주는 친구 같은 존재.


작은 양장본을 펼쳐 한 자 한 자 써가면서 깨달았다.
삶은 이토록 다채롭게 빛나는데, 왜 바쁜 일정표 속에서 나를 잃었을까? 조금만 시간을 내어주면 무심히 지나쳤던 하루의 조각, 미처 돌보지 못했던 마음의 틈, 나조차 몰랐던 '나다운 삶'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는데 말이다.


일 년에 한 번쯤은 나와 제대로 얘기해보면 어떨까.
차근차근 손글씨로 새겨보는 마음들은 나를 나 자신에게 데려다놓는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해야 할 일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 스스로를 선명하게 바라보는 눈이 밝아지는 것 같았다.


부담 없이 시작해도 자꾸만 쓰게 되는 책
잠깐 펼쳤다가 오래 머물게 되는 책.


2025년이 저물어가고 2026년을 맞이하는 12월.
나를 위한 단 하나의 선물을 고른다면
바로 이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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