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필사집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나태주 엮음 / &(앤드)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 우연히 만난 시 한 줄이
인생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습니다."


나태주 시인이 좋아하는 시를 직접 골라 마음을 덧붙이고
나태주 시인의 개인적인 경험과 에피소드를 엮어
묶은 시 모음집인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2020년과 2025년에 1,2권으로 출간되었다.


"서럽고 고달픈 마음, 외로운 마음이 조금씩 줄어들었고
흔들리는 심사가 천천히 가라앉았습니다.
기쁨에 부푼 마음도 공손히 가라앉곤 했습니다.
시가 주는 덕성입니다.
힘이고 부드러운 손길입니다.
그런 시들은 나에게 약이 되어주었습니다.
마음의 약입니다. 영혼의 상처를 다스려주는 약이고
거친 마음을 달래주는 약입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을 살리는 시를 생각합니다." 
-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1>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필사집》은 위 두 권의 시선집을
필사 버전으로 만들어 독자가 시의 미묘한 감정과 리듬을
손글씨로 느끼고 체화하게 한다.


샘플북 서평단으로 만난 필사집이라 8편의 시를 필사해보았다.
정식 출간본에서는 76편의 시와 2편의 노래 가사를 만날 수 있다.
황가람이 부른 국민 노래 〈나는 반딧불〉과
시인이 뽑은 ‘노랫말이 아름다운 뮤지션’ 루시드 폴의 〈물이 되는 꿈〉
나태주 시인이 꼽은 노래라니, 흘려듣지 못하겠다.
노랫말에 바짝 귀를 기울이게 된다.


디지털 시대의 피로를 손글씨로 녹이고,
반복해서 문장을 써 내려가면서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손으로 쓰는 명상’ 필사.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필사집》을 읽고,
문장의 의미를 곱씹으며 따라 쓰는 동안
나의 생각과 감정이 시와 섞이는 것 같았다.


감상을 짤막하게 적어두었더니
필사집을 다시 펼칠 때마다
당시의 마음과 감정선을 떠올릴 수 있어
꾸준히 지속한다면 자기 성찰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시인의 영혼을 담아 다듬고 다듬은 언어는
독자가 체득하기 가장 어려운 경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수많은 필사집 중에서도
시 필사책이 가장 탐난다.


더군다나 요즘 ‘라이팅힙(writing-hip)’이 트렌드다.
손글씨나 필사 자체를 힙한 문화로 즐기며
미적이고 감각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가 부상하고 있다.
필사한 구절을 SNS에 공유하 콘텐츠를 볼 때마다
다정한 마음들이 널리 퍼지는 것 같아 힘이 날 때가 많았다.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필사집》 역시 디자인과 제본까지
필사 경험을 고려해 사철제본과 연분홍빛 모조지로 제작됐다.
정식본에서는 가을빛 아날로그 감성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정말로 좋은 인생을 꿈꾸십니까?
그렇다면 좋은 문장을 가까이하며
읽고, 베끼고, 드디어 외우기까지 해보십시오.
분명히 자신도 모르게 그 좋은 문장이
우리를 자신의 곁으로 이끌어줄 것이며
자신을 닮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진정으로 아름다운 인생을 꿈꾸고
가지런한 인생을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당신도 좋은 시를 골라서
읽고 시를 외우고 또 베끼기도 해보십시오.
그러다 보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으면서
보이지 않던 풍경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며
들리지 않던 내면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 작가의 말


두 번씩이나 언급하며
좋은 시를 가까이하길 강조하는 나태주 시인.
그가 마음을 주고, 그를 살린 시들이
우리에게도 와서 우리를 살리고,
인생의 살가운 길동무가 되기를 원하는
시인의 간절함이 고요한 마음에 와닿았다.


시인이 골라놓은 언어 위에 손글씨를 더하며
한 줄을 쓰고 멈춰보는 잠깐의 틈에서,
시인의 언어와 내 마음을 맞춰보았다.


짧은 시간이지만 내가 더 선명해지는 것을 느낀다.
시 한 줄을 손으로 쓰는 느린 숨 속에서
하루가 정리되는 것을 느낀다.


그렇게 오늘도 시가 나에게
감사하며, 기뻐하며, 감탄하며
살라고 한다.

* 2025년 11월 19일에 정식 출간됩니다. *





#서평단 #도서지원 #나태주 #시선집 #시필사 #시필사집 #시가나에게살라고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