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지능 - 당신 안에 있는 위대한 지성을 깨워라
앵거스 플레처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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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쪽에 육박하는 두툼한 책이 도착했다. 우주에서 별이 폭발하듯 뇌가 활성화된 표지에 "당신 안에 있는 위대한 지성을 깨워라"는 웅장한 부제가 눈길을 끈다. '쉬운 책은 아니겠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겠구나.' 각오를 다진다.


첫 번째 페이지에서 바로 멈칫했다.
"2021년 3월, 대령은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 낙하했다. ......
연구원은 자신을 앵거스 플레처 교수 연구소의 수석 분석가 마이크 벤베니스트 박사라고 소개했다. ....
대령은 정중히 물었다.
"인간 두뇌의 아주 오래된 영역에 숨어 있지만 우주시대의 컴퓨터는 가지지 못한 그 능력은 무엇입니까?"
연구원은 이렇게 요약했다.
"우리는 그것을 '고유지능'이라고 부릅니다."
- 10~12면


학술서의 외양을 갖추고선 소설처럼 시작하다니, 어디까지가 사실인 거야? 혼란스럽지만 호기심이 일었다.


《고유지능》의 저자 이름이 바로 앵거스 플레처.
그는 자신을 소설의 인물처럼 등판시켰다. 자신의 연구를 군부대와의 비밀 프로젝트로 007 작전처럼 신비롭게 꾸민 뻔뻔함에 웃음이 나왔다. 그러면서도 책장을 넘기는 내 손은 더 빨라졌다. "이 분, 진짜 스토리로 썼네?"


저자는 신경과학을 전공한 문학박사로 "스토리씽킹 (직관(예외적 정보 감지)+ 상상력('왜'와 '만약에'를 추측)"을 연구한 스토리 과학자다.


스토리가 의미를 전하는 도구가 아닌 인간의 사고 과정 자체라고 여기는 학자로서, 자신이 이 책에서 말하는 연구 내용을 독자가 직접 '경험'하도록 설명하는 대신 '소설적 내러티브'로 풀어냈다. 복잡한 학술 내용이 친근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스토리의 힘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스토리텔러로서의 창의성과 진지해야 할 학자로서의 정체성 사이에서 용기 있는 시도를 선택한 뻔뻔함이 유쾌했다. 그 태도가 흥미로워 책에 마음을 활짝 열고 말았다.


그렇다면 고유지능이란 뭘까?
AI는 절대 넘볼 수 없는 인간 사고의 본질.
현대 사회는 논리와 데이터 중심의 지능 개념에 과도하게 의존해 왔지만,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극심한 현시대에는 인간에게만 있는 ‘직관, 상상력, 감정, 상식’ 네 가지 고유한 사고 능력으로 구성된 ‘고유지능’이 반드시 필요하다.



"삶은 본질적으로 변동성이 크고
불확실하기 때문에, 적은 정보로도
작동할 수 있는 지능이 필요하다.
우리 뇌에서 그러한 지능을 이끄는 것은
바로 이야기로 사고하는 능력,
즉 스토리씽킹이다."
- 376 면


스토리씽킹은 고유지능의 네 가지 능력이 서로 유기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뼈대이자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뇌는 장면을 그려보고, 감정을 해석하며, 다음 전개를 예측하는 서사 엔진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를 생물학적이고 훈련 가능한 지능으로 규정하고, 미국 육군 특수부대와 협업해 훈련법의 효과를 입증했다. 공식 평가 지표에서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이 보통 → 우수 → 탁월 수준으로 올라갔다. 우리도 같은 방식으로 훈련하면 변화에 적응하고 혼란 속에서도 목표를 이루며, 가능성을 더 빨리 발견해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 그 방법들이 이 책에 구체적으로 고스란히 담겨있다!


AI가 데이터를 분석하는 동안,
인간은 의미를 만들어낸다.
AI가 패턴을 찾는 동안,
인간은 예외를 감지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한다.
이것이 우리의 고유지능이다.


"난 지금 어떤 이야기를 살고 있지?"
“만약 이렇게 된다면?”
“다른 가능성은 없을까?”
"내 하루를 방해할 만한 예상치 못한 문제는?"
"내가 성공한 일 한 가지를 누군가가 나만큼
잘하려면 따라야 할 규칙 세 가지는 뭘까?"


고유지능을 깨워줄 다양한 질문이 책에 선물처럼 가득했다. 이러한 질문들을 글쓰기에도 적용해 예외나 빈틈을 읽어내는 감각으로 직관과 상상력을 훈련하고 싶다. 일상을 바라볼 때도 “하나의 이상한 점, 하나의 다른 가능성”을 먼저 질문해 보려 한다. 어떤 글을 쓰든 이야기로 구성해 다음 장면을 상상하는 색다른 방식을 꼭 시도해 보고 싶다.


잠들어 있는 우리 안에 위대한 지성을 깨운다면 AI가 대신할 수 없는 인간으로 인간다움을 증폭시키는 사람, 변화 속에서 새로운 해답을 만들며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의미를 창조하고 예외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길을 만드는 모험을 떠나고 싶다면 《고유지능》을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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