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합성 인간 - 낮과 밤이 바뀐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생체리듬과 빛의 과학
린 피플스 지음, 김초원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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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합성 인간》은 현대인이 잃어버린 자연스러운 생체리듬과 햇빛의 중요성을 과학적으로 조명하며 어그러진 일주기 리듬을 회복하는 생활 방식을 제안하는 책이다. 궁금했다. 인간은 식물이 아닌데 "광합성 인간"이라 칭할 만큼 우리에게 빛은 왜 중요할까?


인간은 광합성을 하지 않지만 빛 없이 살 수 없는 존재였다. 우리 몸 안에는 빛이 설계한 작은 시계가 있다. 세포 하나하나에, 위와 피부, 간과 폐에, 다리뼈와 근육에도 똑딱거리며 각자의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모든 단원은 자기가 맡은 부분은 연주할 줄 압니다.
생체시계는 굉장히 훌륭한 음악가예요.
하지만 서로를 볼 수 없고, 소리도 들을 수 없고, 지휘자마저 볼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박자가 어긋나서 연주는 엉망이 될 겁니다."
- 48면


몸의 시작과 마지막을 알리는 지휘자가 바로 빛이었다. 인간은 자율적으로 움직인다고 믿기 쉽지만 그 삶의 리듬은 결국 햇빛이라는 외부 신호에 의존한다. 실제로는 매일 아침 햇살 한 줌에 의지해 깨어나고, 저녁의 어둠에 기대어 잠드는 존재였다. 망막이 빛을 감지하면 뇌 속에서 멜라토닌이 꺼지고 코르티솔이 켜진다. 일어나라는 신호다. 빛의 작은 속삭임이 쌓여 하루가 되고 그 하루들이 인생의 리듬을 만들고 있었다.



책을 읽으며 햇빛을 온몸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세상의 질서에 맞춰 사는 인간을 마주하며 ‘존재의 광합성’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빛을 받고 닫으며 몸의 시계를 맞추는 행위는 생의 리듬을 조율하고 세상과 연결되는 존재의 뿌리 같았다.


낮의 부족한 자연광과 밤의 과도한 인공빛은 이렇게 중요한 우리의 일주기 리듬을 깨버린다. 이는 장내 미생물 구성에 영향을 미치고, 불면증, 소화불량, 집중력 저하, 우울증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우리는 먹고 마시며 에너지를 얻지만 삶의 리듬을 맞추는 질서는 햇빛이라는 외부 신호에 의존한다. 빛이라는 외부 세계의 에너지 없이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이란 참 나약한 존재다.


책을 덮으며 물었다. '나는 지금 햇빛과 얼마나 연결된 삶을 살고 있을까?' 작가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배우 차인표는 아침에 일어나면 창문을 열고 그날 만날 사람들과 하게 될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나 역시 아침 햇살 앞에서 하루를 새날처럼 시작하는 작은 의식을 만들고 싶다. 오늘 하루 속에서 나를 바로 세우고 세상과 연결되는 단순하고도 확실한 방법일 것 같다.



어떤 방식으로 광합성을 실천할 수 있을까.
오전에 20~30분 집중적으로 볕을 쬐고,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며, 일몰 후 금식을 하고 인공조명을 낮추기. 해가 지면 몸이 재생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돌보아주기.


작은 관심을 기울인다면 몸속의 작은 시계는 다시 제 리듬을 찾고, 하루를 살아가는 힘이 되어준다. 햇빛에 몸을 내어주는 시간으로 매일매일 더 제 색깔을 빛내는 광합성 인간이 되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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