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렛뎀 이론 - 인생이 ‘나’로 충만해지는 내버려두기의 기술
멜 로빈스 지음, 윤효원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8월
평점 :
"왜 길게 늘어선 줄 때문에 하루를 망치는가?
왜 교통체증 때문에 기분이 나빠지는가?
왜 중요한 일을 하던 중에 누군가 방해하면 힘들어지는가?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는 사람이 짜증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족들의 조언이 인신공격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쁜 길에서 다른 사람의 느린 걸음이 왜 당신을 서두르게 하는가?
- 80면
이 문장을 읽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 같다. 《렛뎀 이론》의 저자 멜 로빈스는 '놀랍게도 인생은 스트레스로 가득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엉망진창 같은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가 아니다. "그 일에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가다."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애당초부터 불가능한 일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타인이나 상황을 통제하려는 것 말이다. 통제욕은 인간의 본능으로 편안함과 안정감을 준다. 우리는 마치 많은 것들을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살지만 실상은 자신의 마음 하나조차 원하는 대로 다루지 못한다.
"렛뎀 이론"은 냅둬, 내버려두라(Let Them)는 의미다.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 바로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위해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내버려두자는 제안이다.
내버려두기는 다른 사람의 행동이 자신을 괴롭히지 않겠다고 의식적으로 결정하는 반응이다. 특히 타인이 나를 부정적으로 볼까 봐 걱정하는 것을 멈추라는 대목이 인상 깊었다. 그들은 이미 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에 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을 갖고 있다. 남편과 자녀에 대해 못마땅한 점들이 있지 않은가. 남편에 관해 나쁜 생각을 하지만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존경한다. 짜증 나는 행동 방식이 있지만 동시에 죽을 때까지 사랑할 수 있다. 그러니 남들이 나의 일부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들이 그렇게 나를 판단하도록 내버려두라. 다른 사람에 관해 걱정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지켜낸 나의 에너지를 내게 중요한 것들에 쏟자.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중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 힘이 생긴다." (89면)
남들의 감정은 내버려두고,
통제할 수 있는 단 하나에 집중하자.
그 단 하나는 바로 당신 자신이다.
"내가 하기 (Let Me)"
렛뎀이 전반부라면, 후반부는 렛미다.
남들을 내버려두라고 혼자 고립된 채 살라는 말이 아니다. 그다음 내가 할 행동에 책임을 진다는 의미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 힘을 쏟는 것이다. 태도, 가치관, 필요, 욕구,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한 반응. 내가 하기는 자기 인식, 공감, 권한 개인의 책임에 관한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렛뎀 이론의 진정한 힘이다. 내버려두고 내가 하는 것.
"다른 사람이 자기 삶을 살아가도록 허용할수록
당신의 삶도 더 좋아질 것이다.
통제하기를 더 많이 포기할수록 더 많이 얻을 것이다."
- 66면
렛뎀과 렛미가 하나라는 사실이 좋았다. 조각 기법 중 "양각"과 닮아있었다. 그림이나 글자가 도드라지도록 배경 부분을 깎아내는 과정이 렛뎀 같았다. 통제할 수 없지만 에너지와 시간을 갉아먹는 영역들을 깎아내다보면 '진짜 나'와 내 '인생의 문양'이 입체감을 띄며 선명해지는 것이다. 음각에 비해 시간도 비용도 힘도 몇 배가 더 요구되지만 이것이야말로 나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믿는 자만이 가꿀 수 있는 진짜 삶이 아닐까 싶다.
무엇을 통제하고 무엇을 통과시킬 것인가.
렛뎀은 말한다. 네가 짊어질 짐이 아닌 것은 내버려두라.
렛미는 말한다. 여기서부터는 네 권한이니 이제는 행동하자.
일상에서 부딪히며 그 둘 사이를 현명하게 구분하고 무의미한 통제를 내려놓는 순간, 비로소 진짜 나다운 선택이 또렷해지고 내가 도드라질 것이다. 타인을 바꾸려는 무모한 에너지를 걷어내면 남는 건, 내가 책임질 수 있는 단 하나,
지금의 나일 것이다.
#도서지원 #렛뎀이론가제본서평단 #렛뎀이론 #멜로빈스 #비즈니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