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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줄, 나를 지키는 필사책 - 내일을 꿈꾸는 1020을 위한 문장들
구병모 외 지음 / 창비 / 2025년 6월
평점 :
필사 모임 지원 이벤트 당첨!
창비 출판사에서 5권의 책을 제공받아
3년째 함께 하고 있는 독서모임 멤버들과 나누었다.
(*** 아래의 내용은 멤버들과의 모임 대화를 종합한 것입니다.)
필사책을 처음 접해본 분들도 계시고, 아끼는 마음에 책에 직접 쓰지 않고 노트에 따로 필사한 분들도 계셨다. "내일을 꿈꾸는 1020을 위한 문장들"이란 부제를 가진 필사책인만큼, 아이들이 따라 쓰면 좋을 문장이 그득하고 구성도 다채로워 자녀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분들도 많았다.
이 책의 첫 번째 강점으로 꼽고 싶은 점도 바로 그것이다. 구성이 다양하고 알차다. 십 대들도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챌린지 요소를 곳곳에 배치했다.
다이어리를 꾸미듯 다양한 활동을 유도하는 아기자기한 구성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교육적이기도 해서 엄마 입장에서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어떻게든 아이들이 책을 읽게 도우려고 실용적인 아이디어들을 총동원한 결과물 같다.
--- 마음 발견 테스트
순서대로 필사하지 않아도 괜찮다. 고민이 될 만한 상황을 목차로 구성해, 마음에 맞는 문장을 만날 수 있도록 화살표 테스트를 제공한다. 결과에 따라 마음을 돌아보고,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보는 기회가 된다.
--- 오늘의 단어, 오늘의 한 문장
본문에 표현된 단어 하나를 정확하게 뜻풀이해주고, 그 단어를 활용해 자신만의 문장을 써보는 공간이다. 그저 따라 쓰는 데 그치지 않고, 단어를 통해 속마음을 꺼내보는 훈련을 할 수 있다.
--- 필사 습관 기록
필사를 마친 후, 해당 칸을 색칠로 표시해 직관적으로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 나만의 독서 기록
예쁜 책장 일러스트에 자신이 읽은 책을 기록할 수 있다. 완독한 책 제목을 한 권씩 채우며 책장을 완성해가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 투두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가는 재미와 반대로 빈칸을 채우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구병모, 김려령, 김민서, 김중미,
백온유, 이현, 이희영, 천선란.
창비청소년문학시리즈의 대표작에서 엄선한 문장들이야말로 이 책의 백미다.
긴 서사에서 빠져나와 문장 자체로 만나는 소설가의 언어는 더 세밀했다. 아름답고 단단한 문장들은 언어의 미각을 날카롭게 다듬는 도구가 된다. 문장을 가만히 바라보고 따라 쓰는 동안 그들의 어휘, 어순, 리듬을 민감하게 음미할 수 있었다. 뇌는 반복을 좋아한다. 좋은 문장을 자주 보면, 나도 모르게 그런 문장을 닮아갈 거라 믿는다.
다양한 작가들의 문장이 섞여 있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문장, 각자가 추구하는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 '이 작가의 문장은 무겁고, 저 작가의 결은 부드럽네.' 문장을 감각적으로 구분하는 경험들이 나만의 문체가 만들어지는 재료가 되기도 한다.
필사를 할 때는 무작정 베껴 써서는 안 된다. 문장을 왜 따라 쓰는지, 특정 문장이 왜 울림을 주는지에 초점 두어야 변화가 따라온다. 문장과 나, 둘만이 존재하는 고요한 시간. 번잡한 일상을 밀어두고 타인의 세계로 걸어들어가 보는 일. 필사는 독서와 쓰기를 높은 밀도로 만끽하는 활동이다.
하루하루 쌓인 필사를 돌아보며, 어떤 단어와 문장에서 힘을 얻었는지 보이지 않던 나의 흐름을 발견하게 하는 책이었다. 문장을 수집한 책을 통해, 문장에 비친 나를 수집해두는 책이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익숙하지 않던 단어와 낯설게 여겨졌던 문장들이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 앉아있다. 그 변화는 작지만 크다.
소설의 문장을 통해 자신만의 감각을 깨우고 펼치는 필사를 놀이처럼 즐겨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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