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탄의 도구들 (블랙 에디션) - 정상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의 61가지 성공 비밀
팀 페리스 지음, 박선령.정지현 옮김 / 토네이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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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성공의 만국박람회가 있다.
《타이탄의 도구들》이다.


세계적인 인물들이 내놓은 진귀한 성공법들이 빼곡하다. 강박적인 노트 수집가인 팀 페리스도 이 책이 자신의 분야에서 최정상에 오른 거인들, 타이탄을 인터뷰하고 기록한 노트들 중 단연 빛나는 보물이라 자부했다. 그들의 성공 신화를 61개의 목차로 풍성하게 구성해,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성공 부스를 독자들에게 펼쳐놓았다. 사실 나는 그 앞에서 숨이 막혔다.


자기계발서를 좋아해서 많이 읽어왔지만, 책을 덮고도 삶은 변하지 않았다. 나는 늘 독자일 뿐, 시도하는 사람은 되지 못했다. 그런 내가 200명이 넘는 타이탄들의 비법을 늘어놓은 이 책을 감당하기란, 불가능했다. 그래서 2017년 출간 이후 6년 동안 베스트셀러로 흔들림 없이 정상을 지키고 있는 이 책을 읽지 않았다. 읽어봤자 여전히 제자리일 나를 확인하고 실망할까 봐 두려웠다.


들어가 볼 엄두가 안 나는 만국 박람회 소식을 멀리서 소문만 듣고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초대장이 왔다. 출판사 토네이도의 북클럽 "소용도리 2기" 활동으로 이 책을 만난 것이다. 뒤늦게 들어가 보고는, 감탄했다. 《타이탄의 도구들》은 과연 달랐다.


정보는 많았지만 흩어지지 않았다. 성공과 지혜, 건강으로 크게 나누어 독자가 원하는 목적을 찾아갈 수 있도록 길을 잘 닦아놓았다. 탄탄한 구성으로 독자를 붙잡고, 이야기꾼의 매력으로 빠져들게 해,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타이탄들이 내놓은 명언급의 인용문들이 킬포처럼 곳곳에서 터지며 지루할 틈이 없다. 그들의 다채로운 일화들은 또 어떤가.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세상에나, 지독하다 지독해...!' 혼잣말을 안 하는 내가 나도 모르게 계속 중얼거리고 있었다.


저자 팀 페리스 역시 타이탄이었다. 질문이 다르고, 접근법이 달랐다. 인터뷰를 나열한 것이 아니라, 핵심 패턴을 추출하고 공통적인 지혜를 쉽게 정리했다. 그 정보가 왜 중요한지, 어떻게 성공 원리와 연결되고 삶에 적용할 수 있는지 꿰뚫는 시야를 가진 사람이었다. 자신을 실험대 삼아 최적화한 지식까지 축적한 도전적인 사람이기도 했다. 손맛이 기가 막힌 요리사가 최상급의 재료로 요리한 일품 뷔페 같은 책이다.



신나게 읽어가다 깨달았다. 《타이탄의 도구들》은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성과를 지향하는, 야망형 고성능 타입의 사람들을 겨냥했다는걸. 나는 큰 성공에는 관심이 없다. 한 가지 목표를 향해 열정적으로 달려가는 것 자체가 벅차다. 그저 하루하루 평안하기를 고대하는 소시민이다. 그래서 나 같은 사람은 이 책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 그럴 리가!


마지막 챕터 "단 하나의 결단"에 해결책이 있었다.
"반드시 천천히 하라, 서두르지 마라"
일단 시작하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진 나 같은 사람을 위한 말이었다. 속도를 내기보다, 내 페이스로 속도를 즐겨보라는 응원 같았다.


"명심하세요, 드라마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너무 변화무쌍한 정해진 일정 같은 건 잊어버리세요.
시간은 필요한 만큼 걸릴 겁니다.

매 단계를 거칠 때마다 궤도를 벗어나지 않기 위해
작은 결심들을 하고 또 하는 것보다,
단 하나의 큰 결단을 유지하는 게
훨씬 쉽습니다.
작은 결심을 계속하는 경우에는 당신이 선택한 목표를
무심코 벗어나서 표류할 기회가 너무 많아집니다.

'단 하나의 결단'은 우리가 가진 것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도구입니다."


저자도 알고 있었다.
이 책이 전하는 수많은 성공법을 다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각자에게 맞는, 시기마다 필요한 무기는 이 책을 읽을 때마다 달라질 것이다. 그 단 하나의 무기를 꺼내오는 것. 그 하나를 찾기 위해 이 책을 읽고 또 읽으며 흡수하는 것. 서두르지 않고 일상에 하나둘씩 실험하며 삶에 장착하는 것. 팀 페리스는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일러준다.


"아름다운 것은 빠르게 사라진다"
동시에 "좋은 것은 영원히 남는다."


책 속의 아름다운 인생론과 비책들은 책을 덮은 뒤 기억에서 이내 사라질 것이다. 숱하게 겪어봤다. 하지만 이 책은 내 삶에 남을 '좋은 것' 중 하나가 되었음을 믿는다. 성공의 박람회에서 휘황찬란한 무기 대신, 나는 지금 내 삶에 하나쯤은 장착해 볼 만한 도구와 희망을 슬며시 들고나온 것이다.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다. 다만, 삶을 버티는 방식이 조금 달라졌다. 누구처럼 되려는 욕망보다, 지금의 나로 살아내기 위해 나다운 '단 하나의 결단'을 붙잡게 됐다. 그거면... 되지 않을까.


타이탄이 되려는 마음이 없어도 괜찮다. 거대한 성공이 버거운 이들에게도 이 책은 항상 열려있다. 그러니 반짝이는 삶의 가치가 보관된 보물 창고이자 방향을 잡아줄 성능 좋은 나침반이 여기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엑스포에 방문한 것처럼 내게 맞는 타이탄의 무기를 구경하고 찾을 기대로, 펄럭이는 만국기를 즐거이 바라볼 수 있기를.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단 하나를 만나기 위해, 이 책을 곁에 오래 두고 뒤적이길 바란다. 빨리 읽기보다 깊게 읽으며, 인생의 보물 조각을 천천히 모았으면 한다. 서두르지 말고, 무리하지도 말며, 지금 당신이 쓸 수 있는 단 하나를 천천히 살펴보며 거닌다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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