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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의 초등 책 읽기 교실 - 마음과 생각을 함께 키우는 독서 수업
김소영 지음 / 다산에듀 / 2025년 3월
평점 :
《김소영의 초등 책 읽기 교실》는 <어린이라는 세계>로 잘 알려진 김소영 선생님의 독서교육서다. 2019년 <말하기 독서법>의 개정증보판이기도 하다. 제목 그대로 "말하기가 독서력을 키운다"는 주제 아래, 그림책•동시•동화• 지식책으로 갈래를 나누어 책과 어린이를 잇는 풍성한 독서법을 소개한다.
"저는 읽은 것에 대해 잘 말할 수 있어야 글도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는 특히 그렇습니다. 생각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어린이에게 말하기는 일종의 연습 도구입니다. 말하기를 하면 어린이 스스로 자기 생각을 들을 수 있습니다."
- 24면
'읽기와 쓰기'라는 짝꿍 사이에 '말하기'를 끼워 넣었다. 읽은 다음 말하고, 말한 다음 쓰기 전략에 무릎을 쳤다. 손힘도 약한 아이들에게 "읽었으니 이제 쓰자"고 강요하는 대신, 질문으로 생각을 끌어내고 그것을 글로 옮기게 하니 글쓰기에 대한 부담도 덜어진다. 영리한 접근이다.
"책을 읽은 뒤에 바로 일목요연하게 생각이 정리되지는 않습니다. 생각을 말로 표현해 보면 비로소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됩니다. 말하기 위해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지요. 이 책에서 논하는 말하기의 가장 큰 목적은 어린이가 자기 생각을 알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글도 잘 쓸 수 있습니다."
-25면
말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생각이 싹트고 정리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훈련을 통해 자신만의 주관을 갖는 사람이 되어 간다. 이는 '읽고 말하고 쓰기'라는 교육의 목적을 넘어, 더 큰 본질로 연결된다. 이 과정들이 유기적으로 엮이며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선순환을 만든다. 독서교육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비록 교육서이지만, 다양한 책 읽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나의 독서에도 바로 적용할 만한 팁이 많았다. 특히 소설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해 큰 배움을 얻었다.
" '어떻게 될까?' '왜 이렇게 말할까?' '앞 장면과 어떻게 연결될까?'하는 질문을 품고 책을 읽는 것입니다. 이렇게 집중해서 읽음으로써 이해력이 높아지고 독서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습니다.
줄거리 외에 인물과 배경을 이해하는 것도 주제를 찾는 데 있어 중요합니다. 그 인물이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를 생각하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짐작할 수 있지요. 배경을 짚어보면 시대적, 사회적 환경을 이해하게 됩니다. 작가가 특정 시공간을 배경으로 설정한 것은 꼭 그래야 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니까요."
-131면
소설에 푹 빠지다보면 주요 줄거리는 잊고 인상적인 장면이나 표현만 기억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즐겁게 읽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일 수 있지만, 조금 더 남는 읽기를 원한다면 이런 노하우가 유용하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소설과 내가 연결되고, 인물과 배경을 두루 살피면서 사고의 폭을 더 넓히는 훈련은 독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글감 찾기에도 꿀팁이 담겨 있다. 글감을 찾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중요한지 글을 써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나는 소재 찾기가 어려워 서평을 쓰게 됐다. 책이라는 훌륭한 글감이 눈앞에 있으니 소재 고민이 줄어든다.) 우리 같이 예쁜 수첩 하나 사볼까?
"과감하게 글감만 찾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글의 종류에 따라 적절한 글감의 조건을 생각해 글감'만' 적어보는 것입니다. 당장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이 없으면 의외로 글감이 많이 떠오릅니다.
마음에 드는 글감 수첩을 마련해 주세요. 재미있는 아이디어뿐 아니라 새로 알게 된 낱말이나 표현, 인용하고 싶은 말을 적을 수도 잇겠지요. 꼼꼼하게 채우지 못해도 됩니다. 한 동화작가는 자기가 구할 수 있는 가장 예쁜 수첩을 사서 늘 가지고 다니면서 틈틈이 작품 아이디어를 적는다고 합니다.
저에게도 아이디어를 쪽지에 써서 모아주는 상자가 있습니다. 재료만 가지고 요리가 되지는 않지만, 재료가 없으면 요리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세요."
- 252면
"독서교실에서 어린이들과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때면 그 기쁨이 매번 새롭게 다가옵니다.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끼리만 나눌 수 있는 무언가 때문입니다. 저는 선생님으로서 가르치고 독자로서 배웁니다."
- 282면
설레며 《김소영의 초등 책 읽기 교실》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김소영 선생님의 고운 마음씨가 책을 덮고 있기 때문이다. 글에서 사랑과 존중이 흘렀다. 선생님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은 없지만, 책을 읽는 내내 따뜻하고 부드럽게 흐르는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어린이를 품듯, 대부분 학부모일 독자까지도 포근히 안아주는 글이었다. 25년 동안 어린이들과 함께 하며 갈고닦은 현장감 있는 노하우와 낮고 넓은 진심이 고스란히 책으로 열매 맺혔다.
책을 좋아하고 잘 읽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부모 자신도 그런 어른으로 함께 자라나고 싶다면, 《김소영의 초등 책 읽기 교실》은 든든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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